가족이 되다 단비청소년 문학
김영주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청소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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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다》라는 책 제목을 보니 새로운 가족의 결합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담아냈으리라 지레짐작을 해봅니다. 이런 류의 책들은 늘 마음을 따뜻하게 하면서 눈물을 쏘옥~ 빼놓곤 하지요. 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주제로 내 가족이 더 애틋해지고 감사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가족이기에 왠지 더 소홀해지고, 서로 당연해지는 부분들이 존재하곤 하는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책을 읽으면서 가족이기에 더 아끼고 사랑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지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이 책의 주인공 서우를 보면서 당연시했던 우리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중학생인 서우는 아침마다 정말 바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소년 가장이 되어 아픈 엄마와 두 살 난 동생 서준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죠. 아빠는 다니던 공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이후 엄마는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하더니 자리에 눕고 말았죠. 엄마가 아픈 후부터 서우는 아침 일찍 일어나도 눈코 뜰새 없이 바빴어요. 학교 간 사이 엄마가 먹을 식사 준비, 서준이 어린이집 갈 준비 그리고 본인 등교준비까지 마쳐야했으니까요. 옷만 입히면 어린이집 가야 한다는 걸 눈치채고 매일 울어대는 서준이를 안고 매번 기다려주는 어린이집 버스를 향해 뛰었어요. '죄송합니다'를 수도 없이 해야했고, 서준이가 토한 옷을 입고 등교해야 했지요. 그 탓에 유독 어린이집 노란 버스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아줌마를 신경써야 했고, 학교에서는 냄새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야했어요. 하지만 서우는 아이들 괴롭힘보다는 엄마가 병원에 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을까 더 두려웠습니다.

 

"얘! 너 신발 일부러 그렇게 신었을 리는 없을 테고……. 웬만하면 네 아래도 좀 보며 다닐래? 설마 그런 채로 학교에 갈 생각은 아니지?" (본문 26p) 아파트 앞에 기다리는 노란 버스를 향해 거침없이 말을 쏟아대던 아줌마가 오늘은 서우를 향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쏘아붙힙니다. 이렇게 아줌마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처음에는 왠지 무서웠던 아줌마가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엔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얼마 후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함께 보육원에 있던 정희 이모가 보살펴주었지만 보육원 할머니는 서우가 오길 기다렸어요. 결국 서우는 서준이와 함께 보육원으로 가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서우는 자신의 사랑을 빼앗길까 두려웠던 은수로 인해 도둑으로 몰리게 되자 두려움에 서준이를 안고 무작정 보육원을 나오게 됩니다. 보육원을 나온 서우는 엄마와 살던 아파트로 가게 되고 우연히 아줌마를 만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노란 버스만 보면 화를 냈던 예원 아줌마는 아이를 갖지 못했고 늘 아이를 안고 뛰던 서우가 신경쓰였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고 예원 아줌마는 서우의 후원자가 되기로 합니다.

  

 이제 나는 우리가 이어 놓은 이음새가 어딘지 찾을 수 없다. 아빠와 엄마, 나 그리고 서준이가 이곳에 함께 있을 뿐이다. (분문 164p)

 

가족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가질 수 없어 늘 까칠했던 예원 아줌마, 엄마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늘 애쓰던 서우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가슴 찡하게 다가옵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다양한 모습의 가족을 볼 수 있습니다. 가족이란 혈연이 아니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보듬어줄 수 있을때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거 아닐까 싶네요. 예원 아줌마와 서우를 통해서 저는 우리 가족을 되새겨 봅니다. 서로 부족한 모습을 보듬어주고 서로의 편이 되어줄 때 가족은 그 이름을 다하는 것일 겝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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