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쥐의 꽃신 단비어린이 문학
염연화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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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전래동화나 고전을 모티브로 해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하거나 벌을 받은 주인공의 마음 속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이야기가 인기를 끌고 있어요. 사실 우리는 책에서 표현한대로 흥부와 콩쥐는 착한 사람, 놀부와 팥쥐는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었잖아요. 악역이었던 놀부와 팥쥐가 왜 흥부와 콩쥐를 미워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려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요즘은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게 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키워주고 있어요. 단비어린이 《팥쥐의 꽃신》는 바로 이렇게 팥쥐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랍니다.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콩쥐가 부러워 심술을 좀 부렸기로서니 그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내숭이라곤 몰라서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게 죄라면 죄겠지. (본문 11p)

대놓고 콩쥐와 자신을 비교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 내는 방법은 악해지는 것이었어. 생긴 모습대로, 사람들이 으레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만이 자신을 지키는 일이었어. (본문34p)

 

콩쥐가 김 감사 재취 자리로 시집을 간 뒤 의붓달이 부잣집으로 시집간 것을 못내 배 아파하던 어머니는 화병으로 세상을 뜨고, 어머니가 돌아가지자 아버지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게 되었어요. 팥쥐 역시 시집가고 없는 콩쥐의 그늘에 갇힌 채 오래도록 옮작달짝하지 못하게 지내다가 어린 동생 깨쥐가 배고픔에 흙을 파먹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렸죠. 팥쥐는 농사일과 집안일을 혼자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그제야 콩쥐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하지만 시집간 뒤 아버지가 몸져누웠다는 기별을 보내도 감감무소식인 콩쥐가 못내 서운합니다. 결국 팥쥐는 깨쥐를 생각해서 콩쥐를 찾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콩쥐를 찾아가는 길, 팥쥐는 콩쥐가 꽃신 때문에 시집을 가게 된 거라며 엄마가 지어 주었던 꽃신을 신고 개울을 건너고 있었어요. 때마침 지체 높은 양반의 행차가 개울을 건너오는 탓에 오도가도 못하게 된 콩쥐는 징검돌을 되돌아 가던 중 꽃신 한 짝이 벗겨져 개울에 빠지고 말았어요. 결국 칡덩굴로 발을 감싼 채 콩쥐를 찾아갔지요. 어떤 멸시를 주어도 당당히 받아 주마 큰소리치며 왔지만, 콩쥐는 외려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네요. 하지만 알 수 없는 냉기가 서린 콩쥐의 얼굴을 보며 팥쥐는 다시는 의지하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하지만 얼마 뒤 콩쥐는 의원과 함께 찾아오게 되고, 콩쥐 이마의 멍을 보게 되면서 두 사람은 마음을 터놓게 되고 좋은 동무가 되죠.

 

밀린 빨랫감을 들고 개울로 나간 팥쥐는 꽃신의 주인과 결혼하겠다는 방문이 붙혀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고 그 꽃신의 주인이 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꽃신이 큰 것을 두고 사람들이 짓궂은 농담을 하자 팥쥐는 당차게 나서며 잘못을 꼬집네요. 콩쥐가 친정을 자주 방문하게 되지만, 아버지가 편히 반겨 주지 못하는 탓에 콩쥐에게 친정은 쉼이 되어 주지 못했고 팥쥐도 마찬가지였어요. 팥쥐의 궁리로 초가 한 채를 얻게 되고 콩쥐와 팥쥐는 '마음 해우소'라는 팻말을 걸어 아낙들의 마음을 풀 곳을 마련합니다. 또한 팥쥐의 재치로 김 감사를 골탕먹이면서 콩쥐의 아픔을 달래주게 되지요. 하지만 '마음 해우소'로 인해 팥쥐는 관아에 끌려가게 되고 형틀에 묶여 풍속을 해친 죄로 벌을 받으려는 찰나에 암행어사가 출두하게 되네요.

 

사실 다른 사람이 나와 누군가를 비교하면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나죠. 사람들은 늘 콩쥐와 팥쥐를 비교하며 팥쥐를 나쁜 아이로 규정지었어요. 그러니 팥쥐 마음이 어땠을까요? 저 같아도 괜히 심술을 났을 거 같아요. 이 책이 아니었다면 팥쥐의 심술을 이해하기 어려웠겠네요. 이렇게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입장을 헤아린다면 친구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거에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았던 콩쥐와 팥쥐가 돈독한 우정을 가진 친구가 된 것 처럼 말이죠. 콩쥐팥쥐를 모티브로 한 이 동화책은 재미와 교훈을 함께 주고 있어요. 암행어사가 출두하고 팥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결말이 너무도 재미있게 잘 그려진 동화책입니다. 그 결말이 궁금하시다면 얼른 책을 펼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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