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가족 단비어린이 문학
김미희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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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한 그림의 표지가 왠지 유쾌함을 주는 동화책입니다. 표지 뒷면에는 '늑대와 돼지가 가족이 될 수 있을까?'라는 재미있는 물음도 기재되어 있네요. 늑대는 돼지를 잡아먹는 동물인데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을까요? 너무도 당연한 질문에 대부분 아니요라고 대답하게 될 거 같아요.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늑대와 돼지가 가족이 될 수도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어쩌면 단비어린이 《서프라이즈 가족》은 이 물음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주려는 건 아닐까라고 짐작해봅니다.

 

 

이 동화책에는 각각의 사연을 가진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표제작 [서프라이즈 가족]은 바로 늑대와 돼지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숲속 덤불에 숨어 먹잇감을 기다리는 늑대 부부는 아이들 생일을 위해 커다란 케이크 상자를 들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다가오는 돼지 두 마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돼지 부부는 지난 생일에 곰 분장을 하고 아이들에게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를 한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토리 케이크를 들고 가는 돼지 부부는 늑대가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집으로 가는 걸음을 재촉했지요. 늑대 부부가 이때다 하고 튀어 나와 돼지 부부를 꿀꺽하려 했지만, 돼지 부부는 사냥꾼이 파 놓은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어요. 돼지 부부는 아기 돼지들 생일잔치를 못 해주고 떠나는 것이 너무 슬펐어요. 반면 늑대 부부는 아까운 먹이를 놓친 것이 안타까웠죠. 그때 엄마 돼지는 늑대 부부에게 아기 돼지들에게 케이크를 전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늑대 부부는 케이크를 전달하고 아기 돼지를 잡아먹을 생각에 전해 주기로 약속을 합니다. 늑대 부부가 케이크를 들고 아기 돼지네 집으로 가자 아기 돼지들을 숨느라 바빴어요. 그러나 이내 도토리 케이크를 보고 엄마 아빠가 이번에는 늑대 부부로 변장했다고 생각을 하죠. 아기 돼지들이 늑대 부부에게 달려들어 매달리고 손에다 뽀뽀를 퍼붓자 늑대 부부는 당황을 합니다. 그렇게 생일 파티를 하고 함께 놀이를 하며 깔깔깔 웃고 아기 돼지들이 잠잘 때까지 책을 읽어주고 나니 늑대 부부는 계속 아기 돼지들 잠잘 때 책을 읽어 주고 총싸움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늑대와 돼지가 같이 살게 되지요.

 

 

[달 씨앗]은 교통사고로 엄마와 아빠를 잃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찬이의 이야기입니다. 찬이는 아직 다른 친구들 집에 가 본 적도 없고, 생일잔치에 친구들을 초대해 본 적도 없어요. 찬이네 집은 공원 담벼락과 맞닿은 낡고 작은 집이거든요. 밤에 공원을 지키는 할아버지는 공원 문이 닫히면 출근을 해요. 집은 작지만 찬이네 집 앞은 대공원이라 공원이 마당이나 다름없어서 언제든 마음껏 뛰어놀 수는 있답니다. 오늘도 우진이는 생일잔치에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찬이는 부르지 않네요. 그리고는 다들 준비물로 씨앗을 뭘 가지고 올지 이야기하느라 바쁩니다. 엄마 아빠도 형도 없는 찬이는 시무룩해집니다. 씨앗을 가져가야 한다는 찬이의 말에 말씀이 없으셨던 할아버지는 아침에 소원을 들어주는 씨앗이라고 찬이에게 건넵니다. 하지만 찬이는 반 친구들에게 거짓말쟁이라며 놀림을 당하죠. 다행이 선생님의 도움으로 다들 찬이의 씨앗이 어떤 꽃을 피우게 될지 궁금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들 찬이의 꽃에 소원을 빌게 되네요.

 

[백 일마다 서는 장]은 할머니와 함께 사는 다희의 이야기에요. 서울에서 전학 온 아라의 세련된 할머니를 보니 다희는 할머니 촌스러워보였어요. 다희 할머니도 친구였던 아라 할머니때문에 화가 나셨죠. 그런데 얼마 후 열린 운동회에서 백일장이 열렸고 글을 쓸 줄 모르는 다희 할머니가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글을 못 읽고 못 쓴다고 해서 시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었어요. 다희를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만 있으면 되는거니까요.

 

[나무늘보 놀이터]는 잠을 안 자려는 콩이와 엄마의 이야기에요. 아이들은 잠을 자기 싫어하고, 부모는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망태할아버지, 도깨비 등을 소환시키지요. 박쥐네 가족도 마찬가지네요. 콩이 엄마는 잠을 안 자면 꿀꺽 괴물에게 잡아먹힌다고 겁을 주지만 콩이는 믿지 않아요. 그러다 꿀꺽 괴물을 만나게 되고 어른이 된 콩이는 이제 아들에게 꿀꺽 괴물 이야기를 해준답니다. 하지만 어릴 때 엄마한테 들었던 꿀꺽 괴물에게 잡아먹힌다는 이야기와는 조금 달라진 거 같네요. 이 외에도 [책 벌레 뽑기 시험]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숨기는 벌레들의 모습을 담아낸 이야기랍니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요. 사회적인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와 다른 그들을 향한 눈초리가 곱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서프라이즈 가족》에서 만나본 가족들처럼 가족은 사랑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어떤 형태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 동화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거 같아요. 그리하여 늑대와 돼지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서프라이즈 가족'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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