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존경받을 만해 단비어린이 문학
임서경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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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존경한다는 의미를 위인이나 큰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칭하곤 하지만, 사실 우리 주위에도 존경할 만한 사람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단비어린이 《충빈히 존경받을 만해》는 우리 주위에서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동화책을 읽다보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이 동화책에는 총 3편의 단편을 통해 우리가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존경받을 만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한 바퀴 용 선생]은 교사가 된 후 처음으로 담임을 맡게 된 용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선배 교사는 엄격하고 단호하게 해야한다고 하지만, 용 선생은 가능하면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들을 대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아주 어려보이는 외모 때문에 첫날부터 삐끄덕거렸지만 무사히 회장과 부회장을 뽑았지요. 하지만 회장인 은하랑은 선생님이 하고자 하는 일이 짜증난다며 회장을 안하겠다고 하네요. 하지만 용 선생은 하랑이의 사정을 듣고 기다려주기로 하지요. 그리고 퇴근길에는 아이들의 집을 한 바퀴 돌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결국 하랑이도 마음을 열었고, 아이들도 용 선생이 선생님인 것을 너무도 좋아하게 되었지요.

 

 

[재활용 박사]는 이도훈 아저씨의 이야기에요. 로운이는 아파트 사람들과 분리수거로 자주 싸우는 아빠가 창피합니다. 경비 아저씨는 재활용 박사라고 하지만, 분리수거 때문에 아주머니들과 싸우는 아빠가 못 마땅해요. 아빠는 몇 년 전부터 재활용품 공장에서 유리병 분류하는 일을 시작한 후로 분리수거 제대로 못하는 사람만 보면 목소리가 커져 싸움으로 이어졌죠. 물론 아빠가 옳다는 건 알지만, 큰소리로 싸우는 건 싫죠. 더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리를 저는 아빠가 포켓몬스터 잠만보 같기만 합니다. 올해는 워터파크에 가기로 약속한 아빠가 이번에도 약속을 어겼습니다. 결국 여름 방학에 아무 데도 못 갔네요. 개학 첫날, 반 아이들은 모두 방학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늘어놓느라 입이 쉴 틈이 없었고, 여름 햇볕에 그을려 까맣게 타 있었죠. 재건이는 속상한 로운이의 마음을 뒤집어 놓습니다. 그런데 퇴근해서 돌아온 아빠의 오른손이 붕대에 감겨져 있네요. 병 골라내다가 깨진 병에 조금 다쳤다고 하네요. 속상한 할머니가 아빠와 함께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된 로운이는 아빠의 교통사고가 자신과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아빠를 부끄럽게 생각했던 자신을 자책합니다. 더군다가 수업 중 환경에 대해 배우게 되고 아빠를 통해 알게된 재활용 상식으로 인해 선생님에게 칭찬도 받고 학급 환경지킴이가 되면서 아빠를 자랑스러워하게 됩니다.

 

아빠의 아들이라서 참 좋은 날이다. (본문 92p)

 

 

[물길, 숨길]은 할머니,엄마와 같이 사는 채이의 이야기입니다. 친구 다민이로 인해 할머니가 사우나에서 때를 밀어주는 일을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3년 전 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는 마트에서 일하고 노래도 합니다. 다민이의 의도와 달리 채이는 창피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엄마에게 화를 내고 할머니가 사우나에게 가져다 준 초콜릿 과자도 먹기 싫습니다. 다민이는 며칠 할머니에게 계속 화를 내고 있어요. 점심 시간이 되자 담임 선생님이 다민이를 급하게 찾습니다. 엄마가 쓰러지셨다며 얼른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하네요. 5교시가 끝나고 돌아갈 때 즈음, 같이 병원에 다녀왔던 선생님이 돌아오셨습니다. 다민이가 걱정되었던 채이가 선생님께 여쭤보니, 다민이 엄마가 사우나에서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채이 할머니께서 빨리 발견하시고 바로 심폐 소생술 응급처리를 하고 119를 불러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하네요. 더군다나 마트에서 노래를 불렀던 엄마는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대상을 탔네요. 채이는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할머니와 충분히 자랑스러운 엄마를 두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존경받는다는 것은 큰 업적을 이룬 위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세 가족들은 모두 한 부모 가정입니다.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한 부모 가정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합니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부모 가정을 주인공으로 하여 존경받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는 듯 합니다. 간혹 뉴스에서 화재 속에서 생명을 구하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사람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삭막해졌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살만한 세상에 살고 있는 듯 해요.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아주 많이 있으니까요. 주위를 둘러보고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준다면 우리 스스로도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될 수 있답니다. 

 

(이미지출처: '충분히 존경받을 만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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