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 숲 이야기 라임 그림 동화 27
스테판 키엘 지음,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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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나,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삼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우려의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 벌채는 정권의 경제적 이득은 클지 몰라도 환경파괴의 대명사가 될 거라는 지적이었지요. 사실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환경은 파괴되고 있으며, 그로인한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갖가지 자연재해를 유발했으며, 결국에는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결과로 다가왔지요. 라임 《GREEN_숲 이야기》는 한 소녀가 처음 숲에 도착했던 날부터 숲이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을 어른이 되어 가족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담고 있어요. 숲의 주인들을 몰아내고 사람들이 주인이 되어가면서 자연이 훼손되어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있지요. 이야기와 곁들여진 삽화는 그 과정을 더욱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녀네 가족은 집채만 한 배낭을 짊어지고 처음 숲에 도착했습니다. 북쪽 마을을 떠나 더 살기 좋은 땅을 찾아 숲에 온 것이죠. 엄마는 가족의 곁을 너무 일찍 떠났고, 아빠는 직장도 돈도 없었기에 예전의 삶을 모두 버리고 새로 시작하기로 한 거에요. 사실 숲은 살기에 만만치 않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흥미진진했지요. 사방으로 뻗은 나뭇가지는 머리 위를 덮어 바람을 막아 주었고, 이 땅의 주인인 수백 가지 포유류와 조류를 보았어요. 또 절대로 가까이 가면 안 되는 무시무시한 왕도 있습니다. 그 왕이 밤마다 큰 소리로 포효하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가끔씩 북쪽 마을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밤늦도록 얘기를 나눴어요. 이곳에 한번 와 봤던 사람들은 이 초록 숲에 반해서 그대로 눌러앉았고, 숲속을 돌아다니며 나무를 베고, 집을 짓고, 먹을 것을 구했습니다. 북쪽 마을에서 내려오는 집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만큼, 초록 숲은 점점 줄어들었고 숲속에서 나던 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았지요. 낙원은 어느 사이엔가 마을로 바뀌었어요. 집이 수십 채가 되었고, 학교가 생기고, 다시 북쪽마을처럼 살게 된 것이지요. 이제는 처음 왔을 때의 신비한 모험은 사라지고 언젠가부터 정해진 계획대로 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마을에서 사는 거니까요. 마을을 둘러싼 초록 숲은 차츰 예쁜 정원이 되었고, 원숭이는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심어 놓은 나무 열매를 따 먹으려고 어슬렁거렸는데, 사람들이 화를 내면서 막대기를 휘두르거나 돌을 던져서 쫓아냈답니다. 사실 원숭이들은 뭔가를 원한 건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우리가 원숭이들의 초록 영토에 침입한 거잖아요. 그들의 왕국에 우리를 들여보내 주었으니 고마워해야 할 처지인데……. (본문 中)

 

 

동물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고, 제일 사납다는 맹수마저 딴 데로 사라졌습니다. 소녀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강으로 물을 길러 갔다가 왕이 물을 마시는 걸 보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내 소녀를 발견하고 어둠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이후 왕을 다시 보지 못했지요.

 

여기서 왕은 매우 행복하게 살았어. 그때는 모든 게 제자리에 있었으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모든 걸 망쳐 놓았어. 이 초록 숲은 왕의 영지였는데……. (본문 中)

 

초록 숲이자, 동물들의 터전 그리고 왕의 영지였던 숲이 사람들이 하나둘 오면서 숲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그 과정을 너무도 잘 그려내고 있네요.  초록 숲이 점차 까만색으로 그려지면서 그 과정을 현실감있게 표현하고 있지요. 사람들의 무분별한 훼손으로 자연이 사라진 것으로 이 그림책은 끝나지만, 사실 그 결과는 더 참혹합니다. 그 결과는 결국 인간이 고스란히 받게 될테니까요. 환경파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짧지만 정말 강렬한 그림책입니다. 지구, 지금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요? 꼭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거 같습니다.

 

(이미지출처: 'GREEN_숲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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