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을 잡아라! 단비어린이 문학
김보경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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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에 대한 소재는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요. 외계인이란 정말 신비로운 존재이니까요. 그런데 이 동화책은 참 특별합니다. 외계인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외계인'으로만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외계인이라는 단어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여 재미있는 내용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습니다.  

 

 

서울 상공에서 유에프오가 목격됐다는 뉴스를 본 찬영이는 신이 났습니다. 신난 찬영이와 달리 순경인 아빠는 등수 올릴 생각만 하라고 면박을 주시고, 엄마도 밥 빨리 먹고 일기 숙제하라고만 하십니다. 그러다 현관 밖에서 예나와 동현이의 떠드는 소리에 엄마는 쟤네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엄포를 주시네요. 베트남에서 온 예나 엄마가 예나 아빠와 결혼했지만 예나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춤 클럽에 다닌다는 게 이유였죠. 어제 밤늦도록 외계인 생각에 늦잠을 잔 찬영이는 학교에서도 필독서 대신 《미스터리 외계인》 책을 읽다가 예나에게 들키고 맙니다. 하지만 다행이 예나는 비밀을 지켜주기로 하지요. 선생님에게 외계인에 대해 더 물어보고 싶어 선생님에게 달려갔지만 선생님은 급하게 출장을 떠나시고, 찬영이는 살짝 열린 선생님의 책상 서랍에서 색색의 전선과 초록색 병을 발견합니다. 자리에는 시커먼 기계 덩어리고 있었죠. 집에 가던 길에 오토바이 엔진과 자동차 전선들을 도둑맞았다는 사람들을 보게 된 찬영이는 선생님이 외계인이라 짐작합니다.

 

그리고는 예나와 함께 외계인 특공대를 결성하죠. 예나와 함께 선생님이 외계인이라는 증거를 찾아다니다 엄마에게 들켜 혼이 나기도 했지만, 동현이까지 합세하여 그 증거를 찾아다닙니다. 털 알레르기가 있는 선생님 책상에서 찾아낸 고양이 통조림, 사라진 고양이들, 점점 미스테리 한 일들이 생겨나네요. 그러다 예나네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되고 예나 엄마가 클럽에서 베트남 춤 공연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죠.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찬영의 이야기는 듣지 않은 채 예나, 동현이와 어울리지 말라고만 하십니다.

 

 

"당장 나오지 못해? 너도 춤바람 나고 싶어?"
"이 녀석! 엄마가 예나, 동현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엉?" (본문 56p)

일요일, 아이들은 증거를 찾기위해 선생님 아파트로 향하다가 동현이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외계인을 봤다는 신고를 받고 온 아빠에게 이야기해봤지만 아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네요. 결국 엄마들도 동현이를 찾아나서고, 두 아이는 동현이를 찾다가 뜻밖의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동화책은 외계인 소동으로 우리가 바로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는 외계인을 생각할 때 이티와 같은 모습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난 외계인은 머리카락만 없을 때 보통 아저씨와 똑같았죠. 우리는 외계인에 대해 지구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을 바라보는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타인을 바라볼 때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으니까요. 그들에게 나 역시도 외계인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편견없이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그 편견을 가르치는 건 부모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찬영의 엄마를 보면서 저 또한 제 자신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재미있는 소재로 풀어낸 묵직한 이야기가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랍니다.

 

(이미지출처: '외계인을 잡아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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