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 단비어린이 문학
공수경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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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으면서도 교훈을 담고 있는 동화책을 읽게 되었네요. 바로 단비어린이 문학 《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인데요, 이 동화책은 안데르센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의 뒷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작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임금님이 벌거벗고 행차할 때 용감하게 소리를 지른 그 꼬마는 어떤 아이일지, 벌거벗은 임금님을 속인 재봉사에게 그래야만 하는 어떤 사연이 있지는 않았을지에 대해 궁금해했었다고 해요. 누구나 한 번쯤은 전래동화나 안데르센 동화 등을 읽으면서 뒷이야기를 궁금해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예전 동화를 모티브로 한 동화책들이 많이 출간되기도 하더라구요. 《벌거벗은 임금님》을 제가 어릴 때 읽을 때와 달리 지금 생각해보면 큰 교훈을 담아내고 있는 거 같아요. 《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은 그 교훈을 더 잘 보여주고 있네요.

 

가짜 재봉사에게 속아 벌거벗고 행차해 박생들에게 창피를 당한 임금님은 잘못을 뉘우치는 게 아니라 행차를 끝내지 못하고 성으로 돌아온 뒤 대신들을 모아 놓고 화를 냈어요.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금만 비위가 거슬려도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버럭 임금이었거든요. 임금은 자신에게 사실대로 말하는 이가 없었다며 자신의 명예와 품위를 떨어뜨린 것에 마구 화를 내었지요. 결국 최고 대신고 장신구 대신은 감옥에 갇히고 말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신들이 처형된다, 심한 매질을 당하고 있다, 쫄쫄 굶겨서 죽게 만들려고 한다, 평생 감옥에서 썩을거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죠. 그래서 갇힌 대신들의 집에서는 걱정이 많았답니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지혜가 많았던 최고 대신의 아들 예리는 가짜 재봉사를 잡으면 임금이 아버지와 다른 대신들을 용서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리는 대신들을 통해 가짜 재봉사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성 지하에 있는 재봉실에서 바늘귀가 빨갛게 칠해져있고 은색으로 조그마한 표시가 있는 황금 바늘을 찾았어요.

 

이제 예리는 장신구 대신의 딸 꾸미를 만나 황금 바늘을 토대로 가짜 재봉사들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황금 바늘을 파는 상점에서 가짜 재봉사들의 수어를 토대로 범인을 찾게 되고, 그 이유도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금님이 대신들을 용서해줄 것 같지는 않았죠. 하지만 예리에게는 좋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래 위 구별이 없이 똑같이 생긴 상자를 통해 임금의 잘못을 꼬집는 것이었습니다.

 

《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는 현명하고 명쾌한 사건 해결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멋진 결말을 보여주고 있어요. 예리의 지혜로움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었네요. 이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기보다 어른들을 꼬집는 어른동화라고 해야 좋을 거 같아요. 어른들일수록 권력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기 어려운데다, 권력앞에서 약해지곤 하니까요. 예리를 통해 임금님과 대신들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뉘우치고 반성하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일에는 정말 용기가 필요한거 같아요. 짧은 동화 속에서 저도 많은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저에게도 대신들과 다를 바 없는 점들이 분명 있으니까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엄마 아빠도 꼭 같이 읽어보길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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