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흡사 전쟁과도 같은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위안을 주는 영혼의 쉼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자연을 벗삼으면서 힐링하고자 한다. 하지만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서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며,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와 고통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쉼이 필요한 시기에서 진정한 쉼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지금, 소담출판사 《윌든》은 삶에 대한 기쁨과 위안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깨닫게 해준다.

 

《윌든》은 법정 스님이 사랑한 책으로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2년 2개월 2일 동안 윌든 호숫가 숲속의 조그만 오두막에서 지내면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내가 즐겨 시청하는 프로는 아니지만,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그램은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얼핏 보면 그들은 사람들에게 벗어나 은둔자로서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자연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물질적인 풍요를 내려놓고 마음의 풍요를 채워나가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보여주는 면도 있다. 저자 역시 자연속에서 그러함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1845년에 문명의 삶에서 벗어나 자급자족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 윌든은 그 당시 관심을 받지 못하였으나 100년을 훌쩍 지나버린 지금 지친 현대인의 삶에서 윌든의 삶은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거짓된 인간 사회에서는 속세의 부를 좇느라 거룩한 모든 위안은 허공에 흩어질 뿐." (본문 51p)

 

이 책은 총 열여덟가지 이야기로 삶의 경제학, 내가 살았던 장소와 삶의 목적, 독서, 삶의 소리, 고독 등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지은 오두막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며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전달한다. 우리는 자연이 아닌 과학의 발달과 함께 달라진 문명을 통한 편리한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간다.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조금씩 깨달아가면서 그동안 버리고 놓쳐버린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무소유와 미니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났으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윌든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그리 많은 것들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경험에 의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배웠다. 즉, 사람이 자신이 꿈꾸는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면서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중략) 삶을 단순화하는데 비례하여 삼라만상의 법칙은 덜 복잡해질 것이며, 고독도 고독이 아니고 가난도 가난이 아니며 약점도 약점이 아니게 된다. 설혹 공중누각을 세운다 해도 그 일은 헛된 수고가 되지 않는데, 누각이란 것은 마땅히 그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그 아래 기초만 만들면 되는 것이다. (본문 492p)

 

자신의 삶이 아무리 비천할지라도 그 삶을 정면으로 대하고 살도록 하라. 피하지도 욕하지도 몰라. 그 삶은 당신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가장 부유할 때 당신의 삶은 가장 가난해 보인다. 나의 흠이나 잡는 사람은 천국에서도 흠잡기에 바쁘리라. 설혹 그 삶이 가난할지라도 당신의 삶을 사랑하라. 설혹 구빈원이라도 유쾌하고 신나며 훌륭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본문 498p)

 

《윌든》은 문명에 의지하지 않은 저자의 삶을 통해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저자가 숲 속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신중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기 위해서(본문 509p)'라고 했다. 우리는 경제적, 물질적인 부를 좇다 자신과 주변의 삶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 무엇을 좇고 있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물질적인 것을 비워하면서 내 안의 내면을 채워가는 삶에 대해 이제는 찾아봐야 할 때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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