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마이 라이프 단비청소년 문학
염연화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청소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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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면 아이의 성장에 따라 그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게 된다. 어릴 때는 그림책, 동화책을 읽게 되고,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그에 맞는 청소년 문학을 읽게 된다. 그 책 속에는 내가 모르는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청소년 문학을 참 많이 읽어왔는데, 요즘 청소년 문학은 예전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점에 더 많이 접근해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단비청소년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청소년들의 고민에 상당히 근접해 있어 요즘 아이들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든다.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본문 33p)

 

이 책은 각기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6편의 단편소설집이다. 사실 이들의 고민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평범한 고민과는 조금은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면할 수 없는 고민이자 우리 주위에 있는 친구의 고민이기도 하다. 표제작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되도록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은 연수의 이야기이다. 엄마도, 흔한 이모, 고모도 없는 연수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었고, 가끔 생리대를 빌려 달라는 친구들에게 매번 없다고 말하는 것이, 혹시 생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들키게 될까봐 늘 생리대를 가지고 다녔다. 그렇기에 연수는 볼륨있는 몸매를 지닌 지윤이가 부러울 뿐이다.

 

구희는 엄마의 노트북을 보다가 우연히 보게된 폴더에서 엄마가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생물학적 아빠로부터, 엄마의 첫 남편이자 법적인 아빠로부터 두 번이나 버림받은 구희는 이제 세 번째 버람받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생물학적 아빠를 찾아내 구차하게 인생에 대한 책임을 따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구희에게 엄마는 한 달동안의 미국행을 떠나고 돌아온다. 그 후에 알게 된 것은 엄마가 암으로 죽게 된다는 사실이 아닌 미국에 정자 기증자로 태어난 자신의 동생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토끼 이빨]은 이렇게 정자 기능자로 태어나게 된 아이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팥쥐의 꽃신]은 전래동화 콩쥐팥쥐의 뒷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콩쥐가 시집간 뒤 생활을 책임지게 된 팥쥐가 아픈 아빠와 동생 깨쥐를 위해 콩쥐를 찾아가다가 꽃신 한 짝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후 그 꽃신의 주인과 결혼하겠다는 대제학 자녀의 대한 방문이 붙게 되고, 팥쥐는 콩쥐의 삶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접선]은 작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의 고민을 담아냈고, [지킬의 목소리]는 마음의 상처를 가진 아이의 이야기를, [리셋 클리닉]은 동생을 잃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억을 지워 버린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얼핏 보아도 이들의 고민은 평범하지 않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가 평범하지 않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는 나와 다른 70억이 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70억이 넘는 사람들 중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모두가 다른 외모와 성격, 취미, 관심사를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을 편견이나 고정관념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팥쥐가 콩쥐와 같은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 먹은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이 책 속의 주인공들처럼 자신의 고민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래본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기준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살아가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마 이 책의 끝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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