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의 힘 단비어린이 문학
은정 지음, 박연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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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보면 좋은 일도 있지만, 때로는 불행한 일도 생겨납니다. 때로는 이 불행한 일들이 내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하지요. 연예인이나 박사, 때로는 사업에 성공한 이들의 인터뷰를 보다보면 어려웠던 시기의 일들이 성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니 당장 불행한 일에 좌절하기 보다는 이 일을 디딤돌 삼아 딛고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겠죠. 단비어린이 《부적의 힘》은 이렇게 아픔을 디딤돌 삼아 마음이 자라게 된 이야기를 담은 단편모음집입니다.

 

"호태야, 사람들이 다 자기가 잘나서 잘된 줄 알지만 아니란다. 그 사람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모여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만들지. 그 힘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란다." (본문 13p)

 

표제작 [부적의 힘]은 다이어트로 먹고 싶은걸 먹지 못하는 호태의 이야기입니다. 새 부적을 가지고 온 할머니에게 용돈을 받을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던 호태는 다이어트 중이니까 절대 용돈을 주지 말라는 엄마의 신신당부 때문에 용돈을 받지 못해 심통이 났어요. 햄버거, 라면, 과자, 피자, 제일 좋아하는 닭가정을 못 먹은 지 일주일째거든요. 호태는 오늘도 수학 시험에서 백 점을 맞았어요. 이걸로 엄마한테 라면을 끓여 달라고 부탁해 볼 생각이죠. 그런데 짝꿍 진우는 백점 맞은 호태가 부럽습니다. 호태는 부적 때문일거라고 하죠. 호태는 부적을 진우에게 3천원에 팔아서 닭강정을 사먹을 계획을 꾸미게 됩니다. 다음 날, 3천원을 받기 위해 진우네 집에 간 호태는 아픈 엄마를 대신해서 라면을 끓이고 설거지를 하는 진우를 보게 됩니다. 부적값으로 받은 3천원으로 닭강정을 사먹었지만 사레가 들리고 목구멍이 답답하기만 하죠. 다 풀지 못해 깨끗한 책장에 꽂아아 둔 학습지를 보니 엄마 약값 때문에 문제집이나 학습지를 하지 못하는 진우 생각 탓인지 목구멍에 아직도 뭐가 걸린 것만 같네요.

 

[나는 달린다]는 서울로 전학온 은주의 이야기입니다. 아빠의 사업이 망해서 시골 할머니 집에서 자라게 된 은주는 이제 집안 형편이 나아지면서 부모님과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와 정아랑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너무 슬펐죠. 은주는 전학오면서 자신의 성격이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가을 운동회 이어달리기 대표가 된 은주는 아이들이 말을 걸어오면서 가슴이 조금 환해진 기분이었죠. 엄마에게도 조금씩 말을 걸어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막상 엄마 얼굴을 쳐다보면 말이 목구멍이 걸렸습니다. 은주는 반 대표로 이어달리기를 하니 운동회 꼭 구경오라는 말을 어떻게 말할까 연습하다가 겨우 말을 했어요.. 엄마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확인도 안 하고 말이죠. 그리고 이제 이어달리기가 시작됩니다.

 

"기다리길 잘했지? 할머니 어렸을 때는 감꽃 피기를 기다렸단다. 처음의 쓴 맛이 달콤한 맛으로 바뀌는 걸 기다리며 참는 것. 삶은 기다리고 참는 일 같구나." (본문 121p)

 

아픈 누나 때문에 늘 뒷전이 시우의 이야기를 담은 [고마워, 누나], 단짝 하린이와 자신 사이에 불쑥 끼어든 세연이 때문에 화나간 미주의 이야기 [눈이 필요해]도 감동을 전합니다. 특히 [눈이 필요해]는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으로 담아 공감 뿐만 아니라 흥미로움을 담고 있지요. [감꽃 목걸이]와 [꽃 눈] 역시 판타지를 가미하고 있어요. 누구나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이 6편의 단편들은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때문에 고통 받는 아이들이 그 일을 계기로 조금씩 성장하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어요. 각각의 단편들은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지요. 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겪게 될 아픔을 디딤돌 삼아 딛고 일어서는 법을 배우게 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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