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되어 버린 나 단비어린이 문학
신전향 지음, 이수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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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길고양이와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됩니다. 사람과 마주치면 겁이라도 나는 듯 얼른 숨어버리는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 삶이 녹록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죠. 음식물쓰레기를 뒤진다는 이유로,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돌팔매를 맞는 일도 다반사이지만, 부족한 음식과 부족한 터전으로 인해 길고양이들 사이에서의 영역 싸움도 힘겨운 일이겠죠. 뿐만 아니라,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당하는 캣맘들도 있다고 하니 길고양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떤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지금은 길고양이를 입양하기도 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그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고양이 학대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있는 걸 보면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우리의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듯 합니다. 단비어린이 《고양이가 되어 버린 나》는 판타지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길고양이의 삶을 엿보게 합니다. 어쩌면 길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주지 않을까요?

 

 

재우는 오늘도 준오에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매일 땅꼬마라고 무시를 당하지만 늘 머릿속으로만 준오를 혼내줄 뿐이죠. 준오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재우는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둘러싸인 자신의 처지와 닮아있는 얼룩무늬 고양이를 보게 됩니다. 엄마가 늘 밥을 챙겨주던 고양이네요. 재우는 자신과 닮은 겁쟁이 고양이에게 괜한 화풀이를 해봅니다. 그런데 다음 날, 엄마는 얼룩무늬 고양이에게 '얌'이라는 이름을 붙혀주고 재우에게 동생이라고 소개하네요. 얌은 재우가 귀찮아하는데도 하루종일 재우 뒤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그러다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빈 가게 갔다가 재우와 얌의 몸이 바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재우는 고양이가 되어 길고양이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처음엔 힘들었던 재우의 삶이었지만 길고양이 무리의 대장이 되기도 하고, 도둑 때문에 걱정인 엄마 가게에 찾아가 도둑을 잡기도 하죠.

 

가끔 몸이 체인지 되어 겪게되는 일들이 영화소재로 등장하곤 하는데, 이 동화책에서는 길고양이와 바뀌면서 그들의 삶을 엿보게 되는 재미있는 내용으로 담아내고 있네요. 늘 짐작만 했던 길고양이의 삶을 이 동화책을 통해서 조금은 더 알게 된 듯 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터전은 인간만이 아닌 동물도 함께 살아가는 곳입니다. 이 동화책은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합니다.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서 우리에게 생각을 던져주는 깊이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미지출처: '고양이가 되어 버린 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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