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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3
크리스타 반 돌처 지음, 홍은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재난으로 인한 지구의 상실로 인해 인간의 터전을 우주로 옮겨가는 내용을 담은 소설이나 영화는 그리 보기 드문 소재는 아닙니다. 각종 재난은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은 점점 잃어가게 되고 사람들이 살아갈 터전은 앞으로 더 좁아질 것이기에 이는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가 아닌 현실이 되어가는 이야기겠지요. 푸른숲주니어 《안녕, 아빠! 여기는 지구》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듯 합니다. 우주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건으로 지구의 공전 궤도가 짧아지면서 인류는 태양광 중독과 식량난에 시달리게 되면서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됩니다.
"태양 옷, 꼭 입어야 해요?"
"태양광에 중독되고 싶니?"
"해가 지고 있잖아요."
땀방울이 등줄기를 따라 주르륵 흘렀다.
이 정도 기온이면 29도쯤 될 테니까, 낮 최고 기온인 35도보다 한결 시원한 편이었다. (중략)
엄마는 '눈'이라는 기상 현상도 설명해줬다. 하지만 선뜻 믿기가 어려웠다. 동화 속에서라면 모를까. (본문 11,12p)
이 소설의 화자는 화성 탐사를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는 열두 살 소년 제임슨입니다. 행성 간 통신기인 JICC를 통해 아빠랑 메시지를 주고 받곤 하죠. 태양광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 입어야 하는 태양 옷, 다달이 배급되는 설탕, 태양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지구 등에 관한 묘사는 머지않은 미래 지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아빠는 화성 이주 정책이 시작되고 나서 처음으로 화성으로 떠난 우주인으로 JICC는 아빠가 화성에 있어도 자주 연락할 수 있게 아빠와 함께 만든 것이죠. 그러던 어느 날 앞집에 또래의 여자아이 아스트라가 이사를 옵니다. 삐딱해보이는 아스트라가 귀찮게 구는 기자에게 맞서는 모습을 본 제임슨은 아스트라와 친구가 되고 싶어하죠. 얼마 후 한동안 연락을 못 할 거 같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아빠와의 연락이 끊기고 맙니다. 결국 제임슨은 아스트라와 함께 아빠를 찾기 위한 모험을 감행합니다.
"사랑하니까 보내 줘야 하는 거야. 세이지는 사람이 사는 작은 집에서, 신발 상자에 갇혀 지낼 수 없단다. 사랑한다는 건 보내주어야 한다는 뜻일 때도 있어." (본문 239p)
화성 탐사 중 폭발 사고로 죽은 유명한 과학자인 엄마를 잃게 된 아스트라와 화성 탐사를 떠난 아빠의 부재로 외로움을 느끼는 제임슨, 두 아이가 가지는 교감은 혼자서는 할 수 없었을 모험을 감행하게 하죠. 화성 탐사, 상실의 별인 지구의 모습 등은 앞으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미래 과학소설로서의 내용을 담아내고 있지만, 이 소설은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부재가 이어주는 두 친구의 치유와 상실 그리고 우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구가 상실의 별이 되고, 태양이 우리를 저버린다해도 서로간의 사랑, 위로가 우리의 삶을 이어주는 것은 아닐런지요. '눈'이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길 바라며, 암울함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소설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