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이가 보내 준 행복 - 홍민정 단편 모음 단비어린이 문학
홍민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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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동화책을 참 좋아합니다. 이러한 따뜻함은 소설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감정이지요. 단비어린이 《쫑이가 보내 준 행복》은 짧지만 따뜻한 감동을 주는 동화책이에요. 순수함이 담긴 이 가슴 찡한 따뜻함을 실로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이 동화책은 세 편의 단편이 담겨 있습니다. 경쟁사회에 살아가면서 점점 메말라져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촉촉한 단비같은 시간이 되어줄 이야기들이지요.

 

 

표제작 [쫑이가 보내 준 행복]은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려견 쫑이의 죽음으로 준영이네 가족은 석 달이 지났어도 여전히 마음이 아픕니다. 학교에 가면 집에 쫑이가 있을 것 같고, 방에 있으면 거실에 쫑이가 있을 것 같지요. 쫑이는 아빠가 결혼 전부터 키우던 개로, 쫑이는 준영이보다 여덟 살이나 많지만 준영이는 쫑이의 형이 되어주었지요. 여전히 엄마, 아빠, 준영이는 쫑이 이야기를 하면 눈물이 났지요. 그런 탓에 아직까지 쫑이가 쓰던 옷, 목줄, 이발기, 치약, 영양제, 밥그릇, 방석 등등등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아빠가 쫑이의 물건을 유기견 보호소에 보내게 되었고, 유기건 보호소 운영자가 보낸 감사의 편지 덕분에 유기견 보호소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 뒤 유기견 보호소에 다녀오면서 준영이네 가족은 쫑이와 닮은 행복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지요. 이제는 행복이가 없는 집을 생각할 수 없게 된 준영이네 가족은 행복이가 쫑이가 보낸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만능 트럭 용달이]는 시골에 사는 창수와 서울에 사는 사촌 현수의 이야기입니다. 창수는 늘 칭찬만 받는 모범생의 자신만만한 표정, 그걸 알고 거들먹거리고, 창수네가 시골로 내려온 뒤로 자신을 시골 촌뜨기 보듯 하는 눈빛을 하는 현수가 정말 싫지요. 뿐만 아니라 아빠를 보는 큰아버지의 눈빛, 엄마를 보는 큰어머니의 눈빛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인지 현수가 온다는 소식이 창수에게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니지요. 이번에 큰아버지는 새로운 차를 타고 오셨습니다. 그 탓에 십년이 넘은 용달차인 용달이가 더 초라해보였어요. 창수는 용달이 짐칸 뒤쪽으로 가서 올라앉았습니다. 게임만 하던 현수도 뒤따라왔지요. 쿵쾅쿵쾅 발을 구르고, 이쪽 모서리에서 저쪽 모서리까지 겅중겅중 뛰기도 하면서 놀던 현수는 매일 이렇게 놀 수 있는 창수가 부러웠어요. 서로 다른 환경이 있는 두 아이는 서로 다른 이유로 부러워합니다.

 

 

[빅이슈]는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 위해 발행하는 잡지 이름을 제목으로 하고 있어요. 이 단편에서는 주호네 가족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빠가 엄마와 다투고 집을 나간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주호는 아빠에게서 이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한 번도 연락이 없던 아빠가 보낸 이메일에는 종로3가에서 장사를 시작했다고 놀러 오라는 내용이었지요. 아빠를 찾아간 주호는  '빅이슈' 잡지를 팔고 있는 아빠를 발견합니다. 아빠가 건넨 잡지 뒤쪽에는 '아내와 아들 앞에 떳떳하게 서기 위해 오늘도 거리에 섭니다'라는 글씨가 적힌 아빠 사진이 실려있었어요. 집에 돌아온 주호는 '빅이슈'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아빠에게 줄 장갑을 사서 다시 아빠를 찾아갑니다.

 

가족, 행복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세 편의 단편은 짧지만 깊은 뜻을 담고 있어요. 짧은 글이라 금방 읽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여서 아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듯 해요. 경쟁사회에서 버겁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행복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쫑이가 보내 준 행복'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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