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건너가는 중입니다 - 세상 끝에 내몰린 사람들, 독서로 치유하다
앤 기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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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선정 2017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슬픔을 건너가는 중입니다》는 주요 일간지와 독서클럽들이 극찬한 독서 치유 에세이다. 우리는 고통이나 절망에 빠진 이들이 책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고 다시 살아가 힘을 얻게 되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슬픔을 건너가는 중입니다》는 독서를 통해 치유한 이야기를 통해 또다른 이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뉴올리언스. 폐허가 된 도시, 폐허가 된 마음에서 살아남기를 택한 이들이 만난 위대한 책과 그 안에서 건져낸 삶의 의미. 슬프고,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열두 달의 여정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의 실마리를 찾는 치유의 책 읽기가 펼쳐진다. 주요 일간지와 독서클럽들이 극찬한 독서 치유 에세이. (표지 뒷면 中)

 

이 책의 저자 앤 기슬슨은 '실존적 위기에 빠진 사람들의 독서클럽' 멤버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자살로 쌍둥이 여동생 둘을 잃고 상실감에 빠졌었고 슬픔의 가장 깊은 골짜기를 지나 다시 조금씩 삶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을 때 깊은 마음의 고통을 겪은 바 있는 다정하고 재미있고  창조적이고 잘생긴 브래드를 만나게 되지만 멕시코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짐을 풀기도 전에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의 상당 부분이 파괴된 상황으로 순식간에 피난민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저자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이가 생기게 되면서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뒤 몇 년 동안은 그저 생존 모드로 버티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지역 구호 및 복구 활동을 도우며 살게 된다.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관해서 찬찬히 숙고하고 헤아려볼 틈이 생기게 되었지만 그로인해 끊임없이 움츠러들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내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어렸을 때 동기를 잃는 일을 겪으면 함께 고유했던 역사와 유전자가 찢겨나가는 충격과 마치 한 인간의 정체성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상실감을 맛보게 된다. 그동안 나라는 존재를 지탱해온 옛 서사는 산산이 부서져 버리고 새 서사는 아직 아무 형태도 갖추지 못한, 혼란과 고통만이 가득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일을 나는 연이어 두 번이나 겪어야 했다. (본문 17p)

 

이 독서클럽에는 저자 외에도 저마다 해소하지 못한 아픔을 가진 이들이 모여있다. 이들은 빼앗긴 삶을 되찾으려고 애쓰는 동지들이 모임인 것이다. 그들은 삶을 잇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문학 작품들 속의 수많은 주인공들을 통해 저자와 동료들은 스스로를 사유하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들은 인간이 느끼는 괴로움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두려움을 이야기하며, 떠나간 이를 애도하고, 고통을 나누면서 이 어둠을 극복하고 함께 살아내기로 한다.

 

투어는 정말로 우리를 탈바꿈해놓은 듯했다. 새로운 생각과 영향 덕분에 우리는 일상에서 보던 풍경들을 이제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았다. 투어는 마치 독서클럽을 함께하면서 보낸 그해를 꿈처럼 펼쳐 보여주는 일종의 은유 같았다. 애초에 지난 여섯 달 동안 느꼈던 슬픔과 스트레스로부터 휴식이라 생각했던 일본 여행은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삶에 더 깊숙이 파고들어 집요하게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임을 확인해주는 쉼표 역할을 했다. (본문 21p)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를 포함한 독서클럽 멤버들이 열두 달의 책 읽기를 통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변신》《아낌없이 주는 나무》 《리어 왕》《이반 일리치의 죽음》《헤엄치는 사랑》《숙취》등 폭넓은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희망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독자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선물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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