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내일 일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 우아한 나이 듦을 위한 반전과 설렘의 기록들
윤용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내일 일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윤용인
환경이 변하고, 가족이 변하고, 더 이상 청춘이
아닌 내 몸이 변했다. 그 변화 앞에서 마음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 하루에도 열두 번, 잘 살고 있는지를 자문했다. 억울함과 서운함,
분노와 자책감 등이 밀려왔으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책과 문장이 나의 구원이었다.
평론가 김현은 『행복한 책 읽기』에서 "가능성 있는 글을 읽는 밤은 즐겁고, 즐겁다"말했으나, 나는
적막한 밤에 유혹의 책 속으로 자청한 유배를 떠나는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행복했다. 책 속의 문장과 나의 삶을 교차해보는 묵상의 시간은
신성했고, 충만했다. 늙어 죽기 딱 일주일 전까지, 책을 들 수 있을 정도의 힘과 책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시력과 책을 읽으면 두근거릴 수 있는
감성만 가질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노라 생각했다.
어느 시간, 고립과
혼돈에 빠진 당신에게 이 책이 위로와 용기의 문장 치유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또한 내 글의 영감이며 응원단장, 빛나고 큰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치면서..
내 나이 50대, 아름답게 우아하게 늙어가고 싶다.
하지만 내 나이 자식들에게 남들에게 대접 받고 싶어지는 나이이다. 우리 나이 때와 정서가 맞는 책이고,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렇지 하는 공감도
갔다. 솔직 담백하게 자신의 가정 이야기를 꺼내어 보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기도 했다. 솔직한 고백과 부끄러움을 알고, 때로는
가족에 대한 흉을 늘어 놓을 줄 아는 이 시대의 평범한 아버지 윤용인 ... 그래서 더 이 책 속에 나오는 글들이 좋았다

풀처럼, 나무처럼, 식물처럼, 고요하고 순하게 늙어가면 좋겠다. 집이든, 전철이든,
식당이든, 고요하고 순하게 늙어가면 좋겠다, 집이든, 전철이든, 식당이든, 공간을 함께 쓰는 사람에게 더 작고, 더 희미하면 좋겠다. 내 안에
깊숙이 스며든 공격성 들 이, 늦은 봄 툭 하고 떨어지는 목련처럼 깔끔하게 분리되면 좋으련만, 언감생심, 그 봄 손톱 끝에 물들인 봉숭아 물
빠지는 속도로라도, 내게서 빠져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기여야
한다네"
카프카가 그의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힌 문학에 대한
견해다.
그 도끼는 우리의 나른한 일상으로 들어와, 드러내고 싶지 않아
뒤집어쓴 가면을 깨부수고, 몰래 숨어든 회피의 벽면을 부숴대며, 고통스럽게도 인간의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가족과의 갈등 앞에서 아버지들은 피하고 싶은 현실을 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그레고르처럼 최선을 다해
가족을 부양했는데, 인정받지도 못하면서 외면받는 듯한 기분, 또한 모순되고 독선적이며 폭력적인, 징그러운 갑충처럼 변해버린 자신의 내면을
만나기도 한다.

운전하며 산책하며
차를 마시며, 문득문득 그런 사색을 취미처럼 했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이 종교에 더 집중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 역시 신의 존재를 믿든 믿지 안
든, 품위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태도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바라보는 곳과 닿고 있는 땅은 엄연히 다른 것이어서, 지지고
볶고 다투고 분노하고 질투하고 갈망하고 먹고사는 것으로 한숨 쉬는 사리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새로운 가을과 겨울을 속절없이 맞이하여 조금씩 더
늙어가고 있다. 그다지 우하 하지 않는 모습으로
내 나이 50대가
넘었다. 작가와 거의 동급이다. 아니 한두 살 차이가 날 것이다.
어릴
적 내 아버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내 남편을 생각한다. 우린 벌써 이렇게 나이가 들었고 신체도 내 자식도 많이 변했다. 성격도
변했다. 성격이 느긋해졌다 치지만 자식들 앞에서 그리고 젊은 사람들 앞에서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릴 적 난 아버지의 발 걸음 소리만 들어도
오금이 저렸다. 그마만큼 나에게는 힘든 존재였던 거 같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시는 날 우리는 가슴을 졸이고 그 아버지의 공격성에 숨을 죽이고
자는 척을 했다. 지금의 내 남편은 어떤가... 유순하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것만으로 자식들 앞에 내 앞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듯 조용하지만
공격의 날을 편다. 나 또한 다른 젊은 아이들에 나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공격적인 거 같다. 나에게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아이도 있지만 나이 든
언니에게도 난 공격적이지 않았던가... 순하게 한번 살아보자 둥글게. 풀잎처럼, 나무처럼, 식물처럼,... 그리고 큰 사람이 아닌 고요하고
순하게 늙어가보자.그 봄 손톱 끝에 물들인 봉숭아 물 빠지는 속도라도, 내게서 빠져나가기를 바라보자...
사람이 그러고 싶어서 그랬을까..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 놔라 배 봐라 한다. 하지만 그건
알지도 못하면서 입 방정을 떨다 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또한 언어폭력까지 휘두르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다 그러한 사정이 있다. 차라리 요즘
잘 지내? 사는 것은 어때..
"충고한답시고 남의 일에 감놔라 배 놔라
할 게 아닌 게 나은 게 차라리 낫지. 그 사람은 자기가 그러고 싶어서 그럴까? 난 이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영화에도 나왔던
"너나 잘하세요"
내 눈에 성이 차지 않는 게 세상 사람들이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일인 것 같다. 그럴 때, 내 마음에 평화를 주는 방법은 '그 사람도 잘 하려고 했겠지. 다만 잘 안되었을
뿐이지'라고 생각해보는 것이다.'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되새기면 말이다.
이 책의 윤용인은 작가보다는 그저 평범한 아버지이다. 자식 일에 아파하고 남을 위로할줄알며..불의를
참지 못하는 사람..참 어떻게 보면 마음에 들다가도, 나도 여자들 입장에서 그냥 편히 살지 하는 푸념이 나왔었다. 남을 충고질도 할 줄 아는
윤용인 이 시대의 아바지상이자 남편되는 사람의모습인거 같다.
출판사로부터도서를제공받아리뷰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