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김연수 장편소설

 

 

책을 자주 만나고 , 인터넷 서점을 들락날락하면서 시나브로 자주 접하게 된 작가가  바로 김연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름이 너무나 친숙한 반면 정작 만났던 책은 없었것 같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웬지 어려울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작가의 세계가 작품속에 그대로 반영된 듯 문학에 대한 준비가 덜 된 나에겐 다소 난해한 문체일것 같은  두려움이 존재했던 듯 하다.

 

 

늘 책과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오랫동안 아이들의 책을 읽고 아이들의 눈높이서 만났던 독서이력들은 어름들의 문학세계를 두려워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한 시간을 보낸 후 돌고돌아  드디어 만나게 되었던 장편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나의 책읽기 세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이란 것이야 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듯  다양한 모티브속에서 문학의 깊이감을 더해주었던 것이다.     

 

 

책은 1984년과 2012년의 시간을 반복하고 있다. 1984년의 시간은 17살의  여고생 정지은이고, 2012년의 시간은 26살의 카밀라다. 그리고 그들은 모녀지간이다.

 

 

 

 

태여난지 6개월만에 미국의 백인 부부에게 입양된 난 카밀라다. 양모인 앤이  죽은 지 2년 양부 에릭은 서른 한살의 대학원생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로 하며 그녀의 유년시절 기록이 담긴 물건들을 6개의 상자에 실어 보냈다.  그 물건들은 일본계 미국인 애인인 유이치의 제안으로 매일 아침 상자에서 꺼내질때마다 추억이 기록으로 남겨지면서  종국엔 "  너무나 사소한 기억들 : 여섯상자 분량의 입양된 삶 "이라는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른다

 

그 책의 성공은 그녀가 입양당시 엄마와 함께 찍었던 사진이 빌미가 되어 입양아가 친모를 찾아가는 과정의 논픽션을 제의 받기에 이르고 그녀는 진짜 자신의 집을 찾아 진남을 찾아가고 있다. 단서라고는 입양당시 찍었던 빛바랜 사진 한장과 어머니가 진남여고 재학당시 자신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편지 한통뿐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 방글라데시에서 다시 진남으로 이어지는 공간이동, 나 카밀라와, 엄마 지은이 바라보는  너 카밀라, 그리고 26전 한가족을, 여고생을 불행으로 몰로갔던 우리,  그리고 출생의 비밀을 쥐고있던 희재대 희재,  그렇게 김연수작가의 문학은 하나의 이야기임에도 그것을 바라보고 풀어가는 시선들이 달랐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제대로 직시하는 방법은 그 사건을 겪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이라는 듯 ~

 

나 카밀라가 가진 단어라고는 26년전 자신과 엄마의  모습이 담겨진 담은 낡은 사진 한장과, 엄마가 진남여고 재학생이었다는 사실뿐이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친모를 찾기엔 절대로 불가할것같은 상황인데 진남이라는 작은항구도시와  여학생이라고 하는 특별한 신분이 그녀의입양비밀을 풀어가는데 있어 결정적인 단서였다.

 

하지만 그런 결정적인 증거앞에서도 의뭉스럽기만 한 진남사람들은 그녀의 엄마에게 그랬듯 그녀 또한 배척을 하고 있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그녀가 누구인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과연 그녀의 엄마에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자신을 버렸던 것일까

 

 

논픽션의 출간이라는 모티브에서 출발한 호기심 어린 궁금증은 엄마를 꼭 찾기를 갈망하고 있지만  결국 17살의 엄마의 죽음을 목도하며 그녀는 인생의 좌절을 경험한다. 모든것을 놓아버리려는 그녀에게  두번째 손을 잡아준 이가 바다속에서 그녀를 구했던 지훈이다. 살아있는 엄마를 찾아가는 첫번째 여정이 유이치와 함께였다면, 죽은 엄마의 발자취를 더둠어가는 두번째 여정은 지훈과 함깨다.

 

 

김연수 작가는 하나의 사건을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그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엔 라디오 방송, SNS의 트위터,  다큐멘터리 영상화면 , 독백등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이어 그 이야기의 중심엔 진남조선소를 둘러싼 노동해방운동이 있었다. 

 

 

이어 등장인물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었던 가족과 자신을 지키고 싶었던 가족, 그 둘 사이에서 본의 아니게 아버지를 잃어야만 했던 친구, 그리고 실어증에 걸린 제자를 구원하고 싶었던 선생님, 그 선생님의 약혼자가 있다.  



 

 


 

 

처우개선을 요구하던 노동자 네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었던 그날 밤 소녀와 오빠는 짧게 네번, 길게 세 번, 짧고 길고 길고 짧게, 짧게 한 번 으로 이어지는 신호를 무수히 보내었다, 타워 크레인에 올라간 아버지가 제발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그날밤 소녀는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사람의 집을 향해 전력을 다해 달려갔었지만 결국 그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근데 말이야 지은이는왜 죽었데우리가 죽인거잖아

26살의 입양아가 17살의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은 안타까웠던 슬픔만큼이나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었는데 .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의 세계가 대단했다. 사랑이 있고 배신이있고, 오해가있고, 시기와 질투가 존재하며 잃어버린 희망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너무나 잘 비벼져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돌고 돌았던 이야기는  전 정희재라고 합니다. 전 이희재입니다.이름이 똑같군요  라는 대사속에서 결론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았다.

 

그 이야기를 만나는 동안 난 한장 한장 책장이 넘겨질때마다 조금 밖에 안 남았는에 어떻하지 라는 생각이 들만큼  오래오래 붙들고 싶었졌었다. 결국 천천히 천천히를 지양하면서 3,4일동안 끌어안고 있으면서 행복했던  책이었다. 이젠 더이상 김연수 작가가 두렵지 않으니 지금까지 미쳐 만나지 못했던 다른책들도 한권 두권 만나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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