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문학적으로 만나고 예술적으로 이해하고 현실적으로는 묻어두자/ 토로스 & 토르소

삶의 모든것들을 예술적으로 만들어간 남자들의 이야기

 

 

 

 

478페이지, 오래간만에 이렇게 두터운 책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한권의 책을 읽었을뿐인데 마음이 참으로 복잡하다. 며칠동안 끼고 살았던 만큼 며칠동안 또  곱씹어 봐야하는것일까. 활자일 뿐일까, 아님 범죄소설가의 문학작품으로 이해해야하는걸까, 아님 초현실주의를 지향했던 예술가적 관점이어야 할까. 적어도 이걸 현실로 받아들이는것 그것만은 아니어야 했다.

 

그건 하루가 멀다하고 비인간적인 범죄소식이 들려오는 요즘이기에 더 그러했다.

아마도 평안한 세상에 살고있었다 라고 한다면 혜밍웨이를 비롯하여 피카소, 르네 마그리트 오손웰스등 천재 예술가들의 이야기에 픽션을 가미하여 자신의 일인 듯 펼쳐놓고 있던 36년의 이야기는 뛰어난 논리이자 창작작품이라 우러러 볼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적어도 문학작품으로만 대한다면 대단한 작품이었음은 확실했으니까 !.

 

 여기에서 꼭 짚고넘어가야할 것은 초현실주의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면 비합리적 인식과 잠재의식의 세계를 탐구하여 기성 미학과 도덕에 관계없이 표현의 혁신을 추구한 1920년 중반에 일어난 예술 운동이다.   1924년과 1929년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은 예술에 대한 일체의 선입견과 논리와 도덕을 초월한 정신으로 예술을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니 이성이나 미적•도덕적 선입견에 의한 통제가 부재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내적 사상의 표현이다.

 

여기에서 중요한것은 도덕에 관계없는 표현의 혁신, 그것을 떨치지 못한 사람에겐 아주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진행이요 결론이었슴이다.

 

 

 

 

(책 앞부분에 등장하고 단 하나으 사진 만레이의 작품이다) 

 여자의 상반신 누드는 황소를 형상화한 모습이었다 .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기본적으로 여러분이 들고 계시는 책은 인생과 예술, 그리고 예술과  죽음 사이에 흐르는 불편한 긴장감에 대한 고찰입니다 라고 하였다. 범죄소설 연구책을 펴낸 우디 허트는 이책을 감수하면서  초현실주의 살인이 도시 전설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게. 내가 사는 페르피낭 인근 지역에서도 몇 년 전에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살인사건이 몇 건이나 일어났네  라고 말을 했다.

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책장을 덮으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며칠동안 떠나지 않았던 문제이다.

 

1935년 처음 이야기가 시작되며 등장하는 초현실주의 작품은  아래 사진에서 보여지는 피카소의 미노타우로스다. 그리고 1971년 7월 2일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다양한 예술작품과 화가, 소설가와 비평가, 영화와 감독의 모습등을 통해 온 이야기를 지배하고 있는 것 또한 초현실주의다.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섬 키웨스트에 최악의 폭풍이 강타할 즈음  범죄 소설 작가 헥터는 아름다운 묘령의 여인 레이첼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너무나 열정적이었고 사랑스러웠으며 행복했던 며칠이었다.

헌데 그 여자를 만나는 순간 그 앞에 닥친것은 자신의 작품속에 등장할법한  미스테리한 살인사건들이다. 그것도 피카소와 달리등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재현한 ....

 

이야기는 총 4부에 걸쳐 진행이 된다.

1935년 플로리다 키웨스트에서의 레이첼과의 만남

1937년 세계 2차대전이 일어나기전 스폐인 프랑코 내전의 현장, 알바의 만남

1947년 캘리포니아 초현실주의자들의 파티현장

1959년 쿠바의 헤밍웨이 집

 

총 24년에 걸친 이야기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후 1961년 7월 2일 헤밍웨이가 사망했던 날까지의 이야기

가 더해진다.

 

며칠동안 섬 전체를 강타했던 폭풍이 멈춘날 헥터는 친구이자 유명한 소설가인 헤밍웨이와 함께 폭풍 피해 복구작업을 돕기위해 떠난다. 그리고 발생했다. 그로하여금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만들었던 레이첼의 죽음이 ...

 

  

 

         

(작품을 전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살바드로 작품중에서, 이야기속에서는 피흘리는 장미가 많이 등장한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 , 상상하고 유추하고 예상을 하면서 읽어야 제맛인 범죄소설의 특성상 혹시나 스포가 될까 두려워지는 서평이다. 음미하고 반문하고 의심하면서 대체 왜,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서로의 생각과 주관이 다른 그 틈사이에서 사고하는 맛이 일품인 소설이기에, 르네 마그리트와 피카소 달리의 작품이 모티브가 되고 헤밍웨이와  오손 웰즈가 친구가 되고 있는 예술세계를 들여다 보는 맛 또한 화려했기에, FBI, 스파이, 형사와 기자등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두뇌회전이 탁월했기에, 제대로 읽어야만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초현실주의를 대표하고 있는 또 한명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중에서 )

  

 

범죄소설가 헥터는 죽음을 쫓아간다. 레이첼의 불행에서부터 시작된 초현실적인 살인사건, 내전현장에서의 무고한 시민의 죽음, 초현실주의자들의 쾌락에 희생된 안타까운 죽음, 그리고 복수를 향한 죽음까지

헌데 그게 너무도 정당화 되어있다. 적어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 

 

 나의 상상력이 그다지 풍부하지 않음에 무한한 감사를 하면서 지킬과 하이드가 하나의 인물이었듯 내면에 감추여져 있는 삐뚤어진 인간 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얽히고 섥힌 권력의 세계와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화려한 예술의 세계가 맞닿아 있었던 모습들은  문학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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