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동경하고 동경하지만 절대 손에 넣을 수 없을것 같아 삶 자체까지도 체념하게 되는 평범함, 오늘도 어제와 같고 내일도 또한 그리할 것이요 존재감없는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싶어 동경하게 되는 특별함

 

그 두 삶이 주어졌다면 사람들은 어떤 인생을 선택할 것인가 . 성향에 따라 선택이 갈릴테지만 아마도 비슷한 비율로 갈리지 않을까 싶어진다. 

 

하지만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평범함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거부하겠지요.

 

2011년 나오키상을 수상했고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등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매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미치오 슈스케의 신작소설 물의 관 이야기입니다.

 

절대로 만나지 못할 것 같은 평범함과 특별함이 어느순간 하나로 연결되어 져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요, 내가 원하든 원치않든 휩쓸리게 되는 것 또한 인생이라고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결국 극복할 수 있는 것 또한  인생이라고

이쓰오와 야쓰코 두 중학생의 성장통을 통한 특별한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었지요

 

 

 

 

 

 

 

계속해서 이어지던 폭력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더 큰 공포가 자리한다

언제 날아올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이다. 폭력을 당하고 있을때는 미쳐 생각할 수 없었던 외로움과 고독에 휩싸이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것은 자살밖에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계속 이어졌다라면 묵묵히 참고 견디었을텐데 잠시 멈추는 그 사이 상처투성이의 속살들을 고스란히 보고 말았던 것이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내 상처를 누군가 알아봐 주었으면 좋겠다. - 야스코

 


 

 

 

 

 

할아버지때부터 이어온 여관이 위기에 처했다. 갈수록 손님이 들지않는 빈방이 늘어가고 이웃 여관들은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그럼에도 나의 삶은 어제와 오늘이 같고 내일도 같을 것이며 하고 싶은 것도 바라는것도 없는 무료한 날 들이다. 그런 나의 존재감은 있는 둥 마는 둥 그런 평범함을 나는  거부하고 싶다 - 이쓰오  

 

 

초등학교 동창인 이쓰오와 아쓰코의 전혀 다른 삶, 헌데 그들이 하나가 되어갑니다.

초등학교 졸업 기념으로 20년후에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파묻은 타임캡슐속 편지의 내용을 함께 바꿔치기 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건 학교 행사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간 길에서 동생의 생일 선물을 주고픈 마음에 봉제인형을 훔치는 야쓰코를 목격했던 날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보여지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던 인생, 알고 있는 사실에 의심도 못 했었는데 하나하나 벗겨져 가는 삶을 들여다보니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 또한 삶이라는 사실을 알아갑니다.

 

꼭 누군가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도 있었고 평생을 감추고도 싶었던 사연도 있었는가 하면  언젠가는 밝혀야만 하는것이었으며  그로 인해 평생을 응어리진 마음으로 살아왔던 아픔이기도 했습니다.

 

안주인 자리를 내어준 후 주체 못하는 에너지를 해소하기라도 하는 듯 끊임없는 잔소리를 해대는 할머니가 때론 귀찮았습니다. 하지만 여관 운영을 어머니에게 맡긴 채 사무장 자리에 안주하고 있는 아버지보다는 나았습니다. 나도 혹시나 아버지와 같은 어른으로 자랄까봐 자신이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야쓰코는,  아버지의 바람으로  하루아침에 행복했던 가정은 파괴되었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엄마는 어린 두딸을 돌 볼 여유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의 어린소녀는  스스로 자신을 돌봐야 함은 물론이요 세살박이 어린 동생까지 떠 안아버렸지요.

 

헌데 그녀가 그렇게 약하다라는것을 먼저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폭력과 폭언을 일삼고 침을 밷은 우유까지 강요하는 학교 친구들입니다. 초등학교 동창들이 똑같은 학교로 함께 진학하는 소읍의 특성상 그러한 폭행은 만 3년간 이어지는 중 입니다. 그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죽기로 합니다, 그리고 20년 후 학교폭력을 휘둘렀던 누구누구에 위해 죽었음을 알리는 편지를 타임캡슐속에 묻었었습니다. 하지만 죽기가 싫습니다. 20년 후 까지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엿본 이쓰오에게 말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살해당하기가 싫어서, 스스로 죽기도 싫어서요.

 

 

 

 

 

이제 모두 묻어버리자 " 물의 관" 속에

오늘은 새롭게 시작하는 거야,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기운으로 활기차게

 

지극히 평범했던 소년, 지극히 평범해지고 싶었던 소녀, 그들에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휘말려 버리는 것이 인생임을 아주 어린 나이에 알아버렸습니다. 벗어날수가 없을것 같아서 모든것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둘이었기에 극복할수가 있었습니다. 묻어버릴 수가 있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할 수가 있었으니,

 

성숙해가는 인생만큼이나 특별한 감각으로 다가간 이쓰오와 야쓰코의 인생에서  살아가는 용기와 힘 미래를 준비하는 뜨거운 마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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