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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숨은 왕 - 문제적 인물 송익필로 읽는 당쟁의 역사
이한우 지음 / 해냄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임진왜란과 인조반정을 떠올릴때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군주가 있었으니 조선의 14대왕이었던 선조다. 명석했었다 인정하는 기록들과 우유부단했었다라는 평가가 엇갈리며 어떤 식으로 바라봐야하는지 헷갈리게 만드는 시대요 군주... 그 시대를 낱낱이 조명하는 한권의 책을 통해 난 조선의 골깊은 당쟁사와 함께 중반을 넘어 종반을 향해갈수록 흔들려버린 왕권을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한다.
그러한 선조가 조선의 실질적 왕이었다면 이 책의 제목이 말하고 있는 조선의 숨은왕은 송익필이었다. 아버지 송사련의 과오와 천비였던 어머니신분이 평생의 업보가 되어 (비록 정계에 진출못할 허울만의 양반) 많은 유생들의 우러름을 받는 사림의 선비로 대접받다가는 하루아침에 사노비인 천민으로 전락하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600년 조선사에서 참으로 안타까운것은 사회 분열주의의 근원으로 현재에는 지역주의,학벌 문벌주의로 나타나는 당쟁의 역사로 이 책은 그것의 시작점을 논하면서 선조라고하는 군주와 동인 서인의 파벌이 형성되어가고 왜 막지못했는지를 소상히 파헤치고있었다.
그 시초를 논하자면 선조가 적자 정통성에서 비켜난 최초의 군주라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13살의 순회세자를 앞세운 명종이 후사없이 젊은나이에 승하한후 중전은 12대 중종의 7번째 아이들인 덕흥군의 3째아들 하성군을 다음 왕재로 지목했고 거기에 이준경이 힘을 보태며 하성군은 선조로 즉위할수 있었다.
그리고 신왕은 명철하긴 하지만 그릇이 큰 인물은 아니다. 예의 바르긴 하지만 겸손한 성품은 아니다. p32 선조즉위당시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가를 가늠하는 이준경의 이 독백은 앞으로의 당쟁사를 예고하는 복선이 되어버린다.
서자도 아닌 서손이란 자신의 정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컴플렉스로 자리한 군주는 즉위후에도 신하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휘둘리며 너무도 우유부단한 처사로서 동인과 서인의 판가르기에 일조하고 있었으니 조광조의 현신을 등에업고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한 기대승과 원로대신 이준경의 대결이었다. 그후 심의겸을 기준으로 정철,이이,성혼의 서인과 김효원을 중심으로한 이발, 이산해, 유성룡으로 이어지는 동인의 끝나지 않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으니 여기에서 왜 그들은 나뉘어질수 밖에 없었나를 짚고 넘어가자면 앞으로의 권력대세를 가늠하는 이조정랑의 벼슬자리를 차지하기위한 암투가 시발점으로 주모자인 김효원이 서울동쪽의 건청동에 살았기에 동인이요 또다른 주모자인 심의겸이 서울 서쪽인 정릉에 살았기에 서인으로 불리기 시작한다.
한나라의 군주를 평가하고 지저분한 정치사에 곪아버린 조선의 안타까운 역사를 논하는데이어 어찌보면 이책은 서인 송익필이 주인공이기에 서인입장에서 정치를 바라보았다 할수도 있겠으나 난 그 두 세력사이의 이해관계를 떠나 사림세력들간의 처절한 암투와 그 사이에서 우유부단한 처신으로 너무도 많은 상채기를 내고있는 선조를 바라볼수 있었다.
먼저 책은 서인세력의 주축둘인 송익필과 함께 이이, 성혼의 파주세력으로 시작된다. 당시 최고의 천재로 불리우며 어린시절부터 유명세를 탓던 이이와 조선의 8문장중 한명이요,450여수에 이르는 시를 남긴 최고의 시인이면서도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정계이 진출할 수 없었던 송익필, 그와는 반대로 정치의 미련은 버린채 한평생 도를 추구했던 성혼 그들의 첫인연은 같은 동리라는 단순한 이유였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평생을 걸어가는 동지로 발전하면서도 첨예한 대립을 보인 학문적 견해와함께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한평생 한번만 마주했을뿐인 임금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읽었던 송익필, 그는 스스로가 정계에 진출할수 없었다 뿐인지 친구와 제자를 앞세워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길을 향해 내달린다. 예학의 시초이자 서인의 뿌리요 당쟁의 뿌리였던 송익필의 한평생은 조선당쟁사의 역사였다. 군자가 아니면 소인으로 전락할수 밖에 없었던 당파싸움을 뒤에서 조종했던 요주의 인물이었다. 조선최고의 학자로 알려진 이이를 조정했음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
우리의 그의 이야기를 통해 정철과 이이 이산해라는 조선 최고 문신들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만날수있었고 안타깝기만했던 선조시대를 제대로 이해할수 있었다.
화석정 모임, 격몽요결의 저술에 얽힌 비화, 해주의 은병정사는 물론이요 정여립 반란사건의 전모등 픽션보단 사실에 가까운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 한권이면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데있어 큰 힘이 될것같다. 난 그 이야기를 통해 조선역사를 만날때마다 답답하기만했던 당쟁의 전말을 속 시원히 풀어볼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