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될때면 어떤 선생님을 만나고 어떤 친구들을 보게될까 고조되는 긴장감에 걱정이 많아진다. 하물며 다른 나라 다른 학교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학기라니? 생각만으로도 무척이나 긴장되어온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만 준다면 그게 어떤사람이건 어떤 목적이건 상관할바없이 무조건 감사할 마음일게다.
마르탱 상파뇰이 그러했다. 2년간의 뉴욕생활을 뒤로한채 아빠의 직장을 따라 파리근교로 이사, 새로운 학교에서 고도의 긴장감으로 맞이했던 아침에 진실된 말을 거짓말로 오해한 친구들로인해 제의받은 거짓말 클럽은 지금껏 바른말만 해야한다 교육을 받았던 생활과는 무관한채 무조건 수락해야만하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이어 정식클럽원이 되기위한 통과시험도 멋지게 치뤄냈다. 어떻게 거짓말을 할까 주저했던 처음과 달리 친구를 사겨야 한다는 절박함에 시작된 거짓말이었지만 하다보니 재미있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나의 모습에 빠져가는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도 즐기게되고 완벽할것같은 선생님을 속이는 맛은 더욱 짜릿해지며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재미가 괜찮다.
하지만 모든일엔 댓가가 있기 마련이었으니, 스스로가 만들어낸 거짓말을 유지하기위해 거짓말 클럽 삼총사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누가 어떤말로 가장 근사한 거짓말을 만들어내는지 하루하루 점수를 매겨가는 규칙에 부합하기 위한 새로운 거짓말 창출은 물론이요 그 거짓말을 믿게 만들기위한 공부를 해야만 했던것이다.
그로인해 새미는 말에관한 박사가 되어갔고 코랑탱은 유명인사들에 대한 모든것을 수집하기에 이르렀으며 파벨은 엄마 아빠의 이혼이라는 가슴아픈 가정사를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혼자 감내해야하는 상황에 몰린다. 특히나 마르탱은 얼떨결에 시작된 거짓말을 감추기위한 새로운 거짓말들을 만들어내며 지쳐만간다.
그러한 거짓말의 위력은 대단했으니 진심으로 친구가되고자하는 클라라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곤 가슴앓이를 해야했고, 디즈니랜드에 가보지 못한 친구모두를 초대한다는 아빠의 제의를 거짓말로 무마해야했으니 그 와중에 스스로의 마음은 답답함과 어둠속에서 한없이 헤매이고만 있었다.
스스로 판 무덤에 스스로 상처받는것이 거짓말이었고 사소한 거짓말을 감추기위해 더 큰 거짓말을 만들어내야하는것이었다. 그러한 우리의 옛 속담인 바늘도둑이 소도둑되어가는 과정과 그에 따른 어두운 심리상태의 묘사는 아이들로 하여금, 앞으로는 절대로 거짓말을 못하게 만드는듯 아이들에게 거짓말이란것이 무엇이고, 왜 하면 안되는것인지 거짓말의 진실을 이보다 더 잘 묘사할수는 없을것같다.
내 아이는 거짓말 할줄 몰라요 안심하다 어느날 이정도 쯤이야 라는 생각이 드는 대수롭지 않은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을 보며 어찌해야하는걸까 고민했던 부모들 많지않았을까? 거짓말 클럽은 그 고민을 확실하게 풀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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