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행이란 제목에서 다 지나버린 시간 남의 생활을 엿보며 내가 무엇을 얻을수있는건가 싶어 애써 외면했던책이다. 그래서 하마터면 놓칠뻔 했던책, 그 속에서 난 여행이란 같은 노선속에서 인생을 논하고있는 진지한 이야기와 마주했다. 우린한상 다른세계에 대한 동경을 하며 또다른 시작을 꿈꾸는 반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주저않는경우가 허다하다. 여행에서도 다른세계로의 확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현실에 꾀맞추고 고효율이란 욕심에 서두르며 정작 봐야할것은 잊어버리고 느껴야하는것은 놓쳐버린채 허울좋은 껍데기만 부여안곤한다. 이젠 까마득한 옛날로 느껴지기까지하는 내나이 서른엔 무얼했던가?. 떠올리니 내 보잘것없던 능력을 알아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괜히 우쭐해 보냈던 20대의 방황을 결혼으로 마감했었다. 이 길만이 최선이란 생각에 쫓기듯 결혼을하고 가정이라는 새로운 삶에 터를 잡으니 참 많은것들이 변화했다. 그리곤 나를 찾기는커녕 잊어버렸던 시간이었다. 이제서야 한숨돌리며 또다른 무언가에 도전할 여력을 찾았다. 그렇다면 저자의 30대는, 김광석의 서른즈음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컴퓨터 모니터앞에서 결정한 새로운 시작이었다. 무작정 사표를 내던지고 만류하던 가족을 뿌리치곤 아르바이트와 도시락으로 대체했던 점심비용과 그동안의 저축을 합쳐 마련한 5백만원으로 8개월의 장기여행길에 올랐다. 그렇게 이루어진 새로운 도약이었다. 인도를 시작으로 네팔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등을 거쳐 제2의 고향이라는 보라카이까지 총 10개국의 여정엔 많은 깨달음과 여행의 진정성이 담겨있었다. 예상치 못한상황과 행동들을 마주하기마련인 여행에서 저자는 당황했던 모습과 힘들었던 모습등 순간순간 가졌던 느낌들과 다시금 마주하며 얻었던 깨달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두번다시 가지않겠다고 다짐했던곳이 인도였고 너무좋아 떠나고 싶지않았던곳도 인도였다. 여행이란 이렇듯 이중성의 얼굴로 사람들로 성장시킨다. 집떠나면 생고생인줄알면서도 돌아오자마자 다시 짐을 챙기게 만드는것, 짧은일정속에서도 만감이 교차하는법인데 8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떠나있는다는건 여행이기보단 고행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그렇게 이어간 긴 여정중 지상낙원이라는 해변가와 살아생전 꼭 봐야만한다는 앙코르와트도 멋졌지만 어디인지도 가늠하지 못할 오지에서 주민들과 어울리고 자연에 취해있던 모습, 긴 4시간의 기다림을 함께했던 따뜻함을 경험하고 싶어지고 콜라 한캔에서 여행의 본질을 찾아가고, 같은 바닷가에서 두가지 소리로 들려오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고 싶어진다. 행여 내것을 빼앗길새라 아둥바둥 전투를 벌이고, 좀 더 긴여행을 해보겠다 먹고싶은것 누리고 싶은것을 포기하고,똑같은 상황에서 전혀 다른 양면의 감정을 마주했던 저자의 여행에서 나는 인생을 보았다. 그리곤 여행을 하며 많은것을 내려놓곤 편안해진 저자를 통해 난 앞으로 마주하게될 여행지에서 무엇을 보고 찾아야하는지 진지한 생각을 해본다. 참으로 많은 느낌들을 공유했던 풍성한 감성과 함께 새로운 혜안을 가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