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이야기 - 두고두고 읽고 싶은 우리 옛이야기
박영만 지음, 이현미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고소한 이야기에 이어지는 구수한 이야기는  독립운동가이면서 전래동화 수집가인 박영만 선생님의 『조선전래동화집』을 원전으로 하여 아이들이 읽기 쉽게 다듬은 우리 옛이야기 작품집이었다.

 

내 어린시절엔 백년묵은 여우인 구미호가 등장하고 원한을 풀고자했던 처녀귀신이 자주동장하던 전설의 고향이 큰 인기였건만 지금 아이들에겐 그것마저도 낯설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의 모습 또한 옛일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옛날 이야기를 찾는길을 잃었었다.

 

그건 유아시절 접했던 책에서 만난 혹부리영감님, 곶감이야기 개와 고양이 같이 친숙한것이 있는가하면 봉익이 김선달과같이 지금 아이들에겐 낯선 이야기로 자리잡은 옛이야기도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 1940년대에 출판된 원작인만큼 나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낯설었던 이야기나 친근하지만 부족했던 부분들이 완결판으로 정리되어있다

 

 

어떤 이야기는 너무도 당연하게 친숙했고 어떤 이야기에선 생경맞을만큼 낯설었던 조우다. 빈집을 전전하던 투전꾼이 귀신을 잡고는 커다란 기와집을 차지했는가하면 말하는 베개를 엊게된 과객은 여우를 잡고 재상이되어 출세가도를 달린다. 자신의 갓과 망건인줄도 모른채 강에 던져버린 잘 잊어버리던 사람,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익 김선달은 새로운 일화로 만났다.

 

삼백냥 재판의 송사에선 외간남자와 정을 통하는것은 물론이요 작당을 도모해선 남편을 위기에 모는 아내가 등장한다. 원한을 갚고 억울함을 달랬던 기존의 옛날이야기의 정서와는 많이 비교된다. 하지만 이게 바로 사람이 살아가는 진정한 모습임을 느낄수 있었다.

 

포장하지 않은 우리의 옛모습이 이러했구나, 각색하지 않은채 전해져 오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보게된다. 새로이 만난 이야기가 많았기에 더욱더 소중했던 시간들로 스스로 일구어내고싶었던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이렇게 아릅답고 후대에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글이 없던시절 할머니가 손자들에게 그 손자가 다시 자신들의 손자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 그 정겹던 모습이 사라지며 함께 사장되어버릴뻔한 옛 이야기들이 한사람의 발품으로 이렇게 길이길이 남겨질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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