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건만 세상 온천지가 꽃마중을 나간듯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화사함을 더해주는 요즘이다. 하지만 그렇게 눈부신 아름다운으로 피어난 꽃들은 어느순간 꽃잎을 떨구며 생명력을 너무 쉽게 잃어간다. 짧은 영광뒤에 찾아오는 긴 외로움인듯....
사람의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 젊은 시절 앞만 보고 달렸던 짧은 시간 뒤로 노년의 외로움은 갈수록 길어지니 말이다. 한창 시절 열심히 살아오신듯 풍족한 생활배경에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할머니 였지만 눈부신 하얀색 꽃잎이 흩날리는 장미별장에서 외로이 살아가는 모습위로 덕지 덕지 얹혀있던것이 바로 그 외로움이었다.
상처입은 달팽이와 강아지 젊은이까지 정성을 다해 치료해주었건만 그들은 떠났다. 그리곤 할머니만 남겨졌다. 그곳에 외로운 생쥐 쌀톨이가 찾아왔고 평생동안 쥐를 한번도 잡아보지 못한 무능력한 고양이 뚱이가 찾아왔다. 그들은 각자 서로의 외로움에 파묻혀 있기도 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는 마음에 서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나를 위해 누가 눈물을 흘려 주었던가 ?. 나를 누군가 기다려 주었던가. 생각할수록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일텐데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대해주는 할머니가 계셨다. 긴 방황끝에 찾아온 쌀톨이의 외로움을 보둠어주고, 동료들의 세계에서 어울리지못한채 겉돌기만하다 할머니를 찾아온 뚱이를 박대하지 못한다. 할머니 자신이 외로움이 얼마나 무서운것인지를 알았던것이다.
책은 그렇게 하얀색의 화려한 장미꽃잎에 애써 숨으려했지만 숨을수 없었던 외로움이 진하게 배어져 나오고 있음에 한장 한장의 책장을 넘기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짠하게 다가오는 아픔이 있었고 진하게 밀려오는 슬픔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것이 자신들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과연 이 외로움과 인생을 느낄수 있는걸까
 
세상이치로 따져볼때 고양이와 쥐는 절대 함께 할수 없기에 떠나야만 했다. 그후 몇년의 시간이 지나고 문득 혼자이신 걸 아닐까 라는 걱정으로 돌아왔건만 이미 이 세상을 떠나신 할머니. 그리곤 그 빈자리를 지키고 있는건 자신을 쫓아냈던 고양이 뚱이였다. 그 둘은 이제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가득 안은채 아무런 조건없이 사심없이 자신들을 받아주었던 그 마음을 헤아리고 있었다.
나의 외로움을 숨긴채 다른이의 외로움을 먼저 보둠어주었던 할머니의 모습,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수있을까 라는 푸근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고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