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 - 천 년의 믿음, 그림으로 태어나다 키워드 한국문화 1
박철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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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키워드 한국문화시리즈는 하나의 주제를 선정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해주고 있다. 그 첫번째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로 한장의 그림속에서 학예일치한 조선선비들의 예술적 기품과 당시 사회적 상황과 모습들을 세밀하게 조망하고있었다. 조선예술을 대표하는 문인화에서 알수있듯 당시의 선비들은 글공부이외도 참 많은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 평생을 했던 공부는 물론이요 소일삼아 난을 치고 국화를 그렸던 작품들은 후손들의 자랑거리가 될 정도이니 말이다.

 

그중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고고해지는 작품이 국보 180호로 지정도 세한도였다. 세한의 원 뜻은 설 전후의 추위, 즉 매우 심한 한겨울의 추위를 이르는 말로 여기에선 추사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개인의 본심과 능력과는 무관하게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제주도에 유배를 떠나야만했던 추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지인들로인해 제주바닷가에서 매섭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닷바람보다 더한 추위를 느꼈었나보다.

 

담백한 묵법을 활용 유배생활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세한도속에 담아내고있었다. 또한 자신의 신분이 바뀌며 모든 사람들이 떠난 상황에서도 끝까지 변하지 않는 마음을 보여준 이상적에 대한 고마움을 절절히 담아놓고도 있었다. 왕족의 신분으로 높은 관직에 있을때엔 느끼지 못했던 인간관계를 유배길에서 몸소 깨달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세한도의 풍경은 김정희의 그림에서 처음 보여진것은 아니었다.

삼국통일의 염원을 담아 전쟁을 치루었던 신라군 비령자의 정신에 깃들여있었고 논어에는 일찍이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라 하여 추운 겨울이 오고 난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라고 했었다

 

일찍이 학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던 추사는 우리나라보단 청의 선비들과 밀접한 인간계를 맺고있었는데 그의 스승이자 학문적 동지엿던 옹방강과는 청 연행길에서 필담을 통해 학문적 교류를 나눈후 그후로도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있었다. 그당시 접한 소동파의 언송도에서 겨울이 오고나서야 소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라는 세한도의

의미를 접했고 몇십년이 흐른 제주유배길에서 몸소 체득하게된것이다.

 

세한도라는 한 작품을 통해 추사의 일대기를 조망하고 조선의 예술과 당시의 사회모습을 찾아내고 주인이 바뀌어 가는 과정에선 우리민족의 아픈 역사까지 담겨져있었다. 거기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으로 탄생한 작품인만큼 꺽여버린 선비의 애잔한 마음과 외로움 쓸쓸함이 애틋했고 청의 문화인 북학을 존중했던 선비의 기개가 찬연했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에서 무수히 많은 의미와 역사를 발견하면서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다시금 확인할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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