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조각달
로즈메리 웰스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1860년의 미국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태어난 집에서 8킬로미터밖을 벗어나지 않고 평생을 살던 시절이었다. 그렇기에 미개척지를 포함해 미국 영조기의 별이 상징하는 50개의 주는 한 나라라고 보기엔 너무도 멀고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었던듯하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것이 남과 북으로 갈린 흑인노예제에 대한 생각이었고 근대화과정의 변화속에서 인권과 평등 헌법해석등 참 많은 차이점을 안고 있었다.

 

1607년 영국의 식민지로 조성된후 1776년에 건국된 그리 길지 않은 미국 역사속에서 국가적 단결력을 안겨준 남북전쟁은 그래서 그들에게 자유를 안겨준 독립전쟁보다 다 많은 비중을 두고있는 사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역사란것은 항시 승리한자의 입장에서 기록되고 평가받을수밖에 없기에 그 중심엔 북부의 총사령관 링컨이 있었고 흑인노예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자유를 안겨준 북부군인들이 주인공이었었다.

 

이 이야기는 그 시대의 실제 전쟁과 삶에 대한 이야기로 작가가 자료수집에 이어 집필하는데 무려 12년이나 걸렸다한다. 아름다운 골짜기와 과일나무들이 무성했던 마을, 북부도 남부도 아닌 자유주였던 버지니아 베리빌에 살고있는 12살의 조그마한 소녀 인디아가 16살의 어엿한 숙녀로 성장해가는 4년여의 시간동안 남북전쟁은 계속되었다.

 

그 4년이라는 시간은 그네들이 존중하려했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고 숲과 나무를 파괴했으며 종국엔 왜 싸우는지도 싸워야하는지도 모른채 파란군복과 회색군복을 향해 무조건적인 총격만이 있었을뿐이다. 전쟁이 일어나기전 버지니아주의 베리빌엔 마을의 지주인 켈빌 트림빌, 마을의 가장영향력있는 변호사이자 인디아의 단짝인 줄리아의 가족과 더불어 가난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누리던 인디아의 가족이 있었다. 

 

전쟁중 그들의 모습은 변해갔다. 켈빈가의 세아들중 톰과 루퍼트는 전투현장에서 전사했고 큰아들 에모리는 과학자이며 의사의 길을 걸었다. 또한 전쟁 발발과 함께 북부로 이사한 줄리아와 오빠는 대학에 들어가 미래를 준비한다. 그리고 인디아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자상했던 아빠는 군인이 되었다.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명분도 찾지못했지만 '남자라서 그래. 핏속에 뭔가가 있으니까. 그게 삶이란다' 라는 말을 남기고는 그렇게 인디아는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내야만했다. 그리고 온몸으로 부딪쳤다.

 

3개월이면 끝난다는 전쟁은 1년을 넘기며 나이 어린 청년들을 데려갔고 2년을 넘기며 한가족의 가장을 3년을 넘어가면서는 그들의 영토와 식량까지 모조리 짓밟았다. 그리고 4년이 되면서는 왜 싸우는지도 망각한채 아픔과 고통만이 남겨졌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속에서 사람들은 성장해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캘빈가의 큰아들인 젊은 과학자 에모리는 혹독한 야전변원의 현장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동시에 독일의학을 앞지르기위한 연구와 도전을 불사르고 누구의 아내이기를 거부한채 바느질용 바늘대신 에모리의 조교를 자처한 인디아는 라틴어 공부를 하며 화학과 생물의 세계에 발을 디딘다. 희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수 없었던 전쟁의 현장이었지만 같은 나라사람들끼리 군복 색깔로만 구분지으며 노예해방을 제창하며 지속되었던 전쟁에서 사람들은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찾아 모험과 도전을 하고 있었다.

 

병에 걸린채 전쟁에 나간 아버지를 구하기위해 남북 전쟁중 가장 끔찍했던 샤프스버그 전투 현장을 헤매고 단순히 세아이들의 아버지라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걸고 죽음을 목전에 둔 북부군을 구한 인디아는 이제 여자라고하는 신분적 제한을 넘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려한다. 이렇듯 책은 전쟁의 극한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면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실제 이야기답게 당시 미국의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인디아가 배우고자했던 열망이 교만이 아니라 이러한 전쟁을 일으킨것이 어른들의 교만이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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