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일의 겨울 사거리의 거북이 10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동찬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어떠한 행동을 하든 넓은 품에 그 모든것을 끌어안는것이 대자연의 모습이다. 그에 반해 절대 거스를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건만 자신이 거기있음을 무선운 모습으로 표현하기전까진 이길수 있다 정복할수있다 착각하는것이 인간이다. 게다가 인류가 이룬 첨단산업만이 최고인듯 절대적으로 순리앞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옛사람들의 모습은 고리타분한 구식이다 몰아붙이기 일쑤다.

 

13c 세계를 정복했던 칭기즈칸의 후예가 사는 땅 몽골은 오늘날 현대 산업에서 비켜간 모습으로 우리들곁에 남아있다. 오늘날 인류를 지배하는 발전과는 멀리 유목민과 게르 양과 늑대가 공존하는 땅, 그래서 신비롭기까지한 나라, 하지만 시간은 세상의 모든 나라들이 그러했듯 그들에게도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렇게 변화하는 시간속에 놓여있던 할아버지와 소녀딸의 이야기가 153일의 겨울이었다.

 

이버지 리함은 48톤짜리 괴물트럭 우랄을 타고 일을하기위해 며칠씩 집을 멀리떠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엄마 다알라는 현재 임신 5개월째이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스런 딸 갈샨은 현재 10살이다. 그들에겐 아주 오래간만에 찾아온 게다가 두번의 실패끝에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 위해 감내해야할 고통스런 시간이 필요했으니 엄마 다알라가 절대안정을 취하기위해 그녀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것이었다. 그건 단칸방의 아파트에서 모든 사람이 살수없기에 아기가 태어나는 5개월의 시간동안 갈샨이 다른곳에서 살아야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해서 갈샨은 태어나서 3-4번밖엔 본적이 없고 우랄을 타고 10시간을 달려야만 당도할수있는 미치광이 노인네가 살고있는 차궁으로 떠났다. 예전에 20가구정도가 살았지만 지금은 할아버지 혼자만 살고있는 땅, 푸른 초원의 시기를 지나 겨울의 척박하고 메마른 거친땅에서, 그렇게 시작된 할아버지 바이트르와 손녀 갈샨은 153일간의 동거를 시작한다. 적대감을 가지고있는 손녀를 향해 초지일관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할아버지, 그둘을 연결해주는건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선물한 말 재무쇠였다  

 

그리고 그둘은 어느새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것들을 손녀에게 가르쳐주고싶은 할아버지와 바이타르라는 이름과 미치광이 노인네라는 속된말 대신 할아버지라는 뜻의 아타스로 불리는 손녀의 모습을 회복한다. 하지만 그러한 그들을 기다리는건 다브가르 쭈트(죽음의 흰가루)와 혹독한 추위였다. 300여마리에 이르는 그들이 돌봐야할 양이있고  절대 떠날수도 떠나고 싶지않은 땅이었지만 자연의 힘은 너무도 많은고통을 안겨준다.

 

엉덩이를 땅에 붙이면 죽는땅, 두발로 서는 짐승만 살아남을수 있는땅, 내가 살기위해 다른 생명을 죽여야만 하는땅, 그래서 너무 많은 양들이 죽었고 사냥개가 죽었고 말들이 희생을 당했다. 그 시간 할아버지는 유목민의 정신인 검독수리를 손녀에게 선물했고 손녀딸은 문명의 일부인 노인과 바다라는 책을 밤마다 읽어주며 두 세계를 하나로 이어갔다. 그리고 살아남기엔 절대 불가능할것같은 환경속에서도 바이타르와 갈샨은 살아 남았다. 그렇게 차궁의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두사람의 모습엔 마지막남은 유목민의 정신이 짙게 배어나온다.  

 

몽골이라고하는 이국적인 배경과 신비로움속에서 자연의 대재앙이 몰아친 척박하고 황폐한 땅에서 익어가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소통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뜨거운 감성들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동생의 무사한 출생과함께 갈샨은 도심으로 돌아왔지만

그 소녀의 마음속엔 부상당해 너무도 약해버린 신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땅을 떠날수없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앞으로 닥칠 그 어떤 시간보다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알고있기에.....

 

그들의 모습에서 난 전통과 땅을 지키고 살아가고자했던 박경리선생님의 토지의 주인공인 서희와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친숙한 감정들이 국적을 불문하고 문학작품에 깃들여있는 정서이고 감정들인듯하다. 몽골을 배경으로했기에 좀 더 신비로웠지만 결코 낯설지않고 따뜻하고 감동스럽고 뜨거운 울림이 있는 멋진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