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세월
박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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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보면 왜 나만 이리 힘든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다른사람들에겐 쉽게만 보이는 인생이 나만 힘들고 팍팍하다못해 고통스럽게 느껴질때면 세상이란 너무도 불공편하구나 한숨을 내쉬게만된다. 그 한숨과 함께 많은 시름들을 잊기만을 바라지만 어디 그러한가!. 나의 인생인만큼 내가 다 해결을 해야하고 부딪히고 맞서야만 하는것을....

 

여기 삶에 지친 4명의 여인이 있었다. 10살때 실패한 사랑을 감당못해 쥐약을 먹고 고통스레 죽어가는 엄마를 바라봐야만했던 미령, 어린시절 완고하기만했던 아버지로인해 못다이루었던 화려한 인생을꿈꾸며 이른나이에 결혼한 명옥, 모든것을 가졌지만 돈을 쫓는 엄마와 출세를 쫓는 아버지 사이에서 더없는 외로움속으로 치닫고있던 신혜, 세상의 모든것을 등진채 자신만의 신의 세계에 탐닉해 들어가는 바구미여사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그들의 인생은 편안한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찌 이리 기구한걸까 한숨이 절로나오는 가시밭길이었다. 환경이 그리 만들기도 했고 스스로가 무덤을 판 경우도 있었으며 세상이 또한 그들의 인생을 마구 휘젖기도했다. 그 여인들과 얽히고 섥힌 남자들 또한 마찬가지로 가짜예술가, 가짜 사업가, 가짜로 사랑을 하고 가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때는 서울올림픽개최로 대한민국 전체가 떠들썩했던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부남을 사랑했던 선옥은 둘 사이에 아들 태호와 딸 미령을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첩이라는 꼬리표를 뗄수 없었다. 길다면 길었던 10여년도안 철썩같이 사랑이라 믿었던 자신의 삶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며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그렇게 해서 남겨진이가 미령이었고 아빠의 본부인으로부터 오빠 태호대신 선택받은이도 미령이었다.

 

미령은 그렇게 3명의 여인과 인연을 맺었다. 결코 나쁘지는 않지만 좋은 관계가 될수없었던 새로운 엄마 명옥, 배다른언니 신혜, 그녀가 돌봐야만했던 고모 바구미여사,작가는 그 4명의 삶을 올림픽이있었던 1988년에서 시작해  지구종말을 예고했던 휴거년도인 1992년, 신혜와 미령이 사랑을 시작했던 월드컵의 해 2002년까지 현실속에서 그려냈다.

 

그리고 2012년 미래의 서울에선 대지진이 발생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고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서울은 완전히 망가졌다. 힘든사람들은 더 힘들어졌고 부유한 사람들은 원래가 그러했듯 그나마 괜찮았다. 하지만 그녀들의 삶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은채 각자의 의지만으로 선택했던 삶은 예상했던것보다 더욱 힘들었다.

 

미령은 그 세월과 맞서 싸웠고 신혜는 자신을 잃어버린채 회피했다. 이보다 더 우울할수 있을까 싶어지는 너무도 섬뜻한 인생이었다. 그나마 그 중심에 엄마 명옥이 있었고 미령과 신혜가 평화와 안정을 찾은듯한 마지막 모습에 위안이 된다. 10살의 나이에 엄마의 자살을 목격했던 여인이 50살의 나이가 되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거기엔 참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스스로 주인공이어야만 했던 삶속에서 자신보다 더 주인공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인생이 참으로 외롭고 힘들었던 시간들이었음을 보여준다.

 

참으로 특별했다. 답답하면서도 공감하게되고 아프면서도 빨려들어가는 느낌, 박진규라는 작가를 처음접했는데 결코 잊을수 없게 만드는 강인한 흡입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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