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족하지도 않았고 사는것이 팍팍하기만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옛날을 추억하면 따스한 미소가 번져간다. 하나하나 추억을 더듬노라면 모든게 그립고 따뜻했던 기억 그래서 좋았었는데 라는 마음을 안겨주는게 어린시절이다. 이책은 박완서라고하는 우리나라 대작가의 그러한 어린시절을 들여다본다는 감회와함께 서울의 옛모습을 추억하게 만든다.
8살이 되던 봄 오빠와 함께 서울생활을 하던 엄마가 자신을 데릴러왔다. 떠날때만 해도 비굴하기 짝이없었던 엄마가 의젓하고 당당하고 권위마저 있는 모습으로 변하게 한 서울, 하지만 막상 맞닥트린 서울살림은 8살 어린 계집애가 동경하고 우러러만 보던 서울사람의 삶이 아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품안에서 마음껏 뛰어놀수있던 들판과 뒤란과 맞바꾼 판잣집의 셋방살이는 지켜야할것도 눈치봐야할것도 참 많은 고단한 생활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첫 서울생활을 시작하게된 꼬마가 서울 토박이들 사이에서 시골 촌년이 되어버린사연, 엄마의 열의가득한 교육열속애 초등학교 입학하며서 가슴앓이를 해야만했던 사연을 마주하며 그때는 그랬었구나 회상에 젖어본다. 그렇게 서울 사람도 아니면서 시골사람은 더욱더 아닌 어릴적 이야기는 가난하고 내세울것도 없었지만 함께하는 가족이 있어 행복했고 엄마의 이야기를 들을수있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러한 박완서선생님의 어릴적이야기는 작가할머니와 엄마인 나 그리고 나의 아이들이 공존하는 3세대의 이야기가 되고있었다. 첫세대는 치열하게 직접적으로 부딪혔던 이야기였고 나의 세대에서는 정말 그랬었는데하며 동조하게 되는 이야기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겐 너무도 낯선 모습이 되고 있었다. 그렇게 너무도 빠르게 변화한 우리사회의 현주소와 맞닥트린다.
하지만 그 이야기엔 행복이 묻어나온다. 바느질하는 엄마옆에서 듣던 옛날이야기만큼이나 새록새록한 정이 느껴진다. ' 옛날에는 말이야' 하며 시작되는 구태의연한 옛모습이 아닌 떠올리기만해도 푸근해지고 따뜻한 가족의 모습이 담긴 아름다운 추억이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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