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바나 미래의 고전 8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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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해맑게 웃고 놀며 즐기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세상의 근심걱정이란건 상상할수가 없다. 아무 거리낌없이 하고싶은대로 누리고 싶은대로 다 누리고 살아가는것처럼 보이기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아이들의 내면에 자신만의 아픔이 있고 슬픔과 걱정과 근심이 있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그랬던것처럼

 

엄마 아빠 없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있는 남우의 아픈 마음을 보면서 난 감히 거기에 댈수 없는 조그마한것이지만 자신만의 아픔을 마음속깊이 숨겨온 작은아이가 떠올랐다. 참으로 말수가 적은아이, 무엇을 묻든 다 괜찮다고 하는아이 그래서 좋은게 좋은대로 아무생각없이 살아간다 타박도 했었다. 하지만 어느분야에서든 두각을 나타내는 언니와, 조금은 부족한 자신을 온마음을 다해 인정하지 못하는 엄마에게 받는 상처를 고스란히 가슴에 앉고 있었음을 언뜻언뜻 내비치는 마음에서 읽게 될때면 엄마의 자질이 나에겐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 반성하게 되는것이다.

 

남우의 가족은 할머니뿐으로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물어오는 고모가 있을뿐 너무도 단촐한 가족관계였다. 아빠는 몇년전에 돌아가셨고 엄마는 미국에 가셨다고 들었다.하지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젠 알아버렸다. 그랬기에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에 대한 감정이 남다를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시는것을 알기에, 행여나 부모없이 자라 버릇없다 소리를 듣는게 아닐까 노심초사 하시는 할머니이기에 유일무이한 남우의 가족이기에 할머니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싶지않았다.   

 

그게 남우의 마음이었다. 간혹 비밀스럽게 전화를 받으시는 할머니를 볼때면 혹시 엄마가 아닐까 내심 큰 기대를 하면서도, 할머니 앞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내보일수 없는것, 혹시나 할머니의 마음이 아플까 말도 꺼내지 못하는것이었다. 그렇다고 남우의 마음까지 괜찮은것은 아니었다. 단지 드러내지 못할뿐 그 어린 가슴에 스스로 갈무리를 하고 있었던것일뿐이었다.

 

그런 남우에게 친구가 생겼다. 자신과 너무도 닮은듯한 모습의 친구, 먼 아프리카 사바나지역에서 살다가 엄마와 강제로 떨어져, 전혀다른 환경인 대한민국의 작은 시골마을까지 오게된 아기원숭이 한마리였다. 외로운 사람들은 서로가 알아보는것일까?. 찰라의 순간에 남우의 손에 있던 사과 한알이 사바나 원숭이에게 옮겨가며 그들의 우정은 싹이 터버렸다.  

 

그렇게 남우의 마음속에 자리잡아버린 원숭이가 어느날 동물월을 탈출해버렸다.

친구라 생각했기에 남우의 걱정은 클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보고싶어 탈출한것일까 추울텐데 배가 고플텐데 외로울텐데 어떻하지 ?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근심은 늘어만간다. 원숭이의 마음을 누구보다 도 잘 알고있는 남우였기에...

 

우리를 탈출한 원숭이를 걱정하는 남우의 마음은 그동안 숨기고 있었던 자신의 본모습으로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이었던것이다. 그리고 결국 원숭이가 포획된날 남우는 할머니에게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을 내비치게되며 엄마를 볼수있게된다.

 

단 한번만의 만남일지라도, 그 한번의 만남으로 더한 아픔이 자리잡을지언정 그건 남우의 문제였다. 세상일이란것이 다 그러하듯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만 하는것이었다. 그렇게 남우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어른들은 참 많은 반성을 해야할것같다. 조금더 오래살았다는것이 특권이라도 되는듯 모든것을 통달한듯  아이들보다

더 좋은 판단을 한다, 더 현명하다  착각하고 있었음을....

할머니보다 엄마보다도 그 어떤 어른들보다 속이 깊었던 남우는 그렇게,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세상의 참다운 이치를 말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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