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다. 하나의 화면에서 여러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그들만의 세계로 만들어가는 재주가 너무도 비상하기 때문이다. 또한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데도, 해석해는데도 각자가 다 다름이 신기하기만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글자없는 그림책은 그들의 상상력을 실현할수있는 참 좋은 소재가 되어준다. 한때 난 글자없는 그림책을 마주하면 이 책을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 주어야 하는걸까 고민에 빠지곤했는데, 그래서 기피하다시피했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게되었었다. 엄마가 읽어줄 필요없이 아이들은 그림속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끄집어내고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양들의 여행 속에서도 아이들은 각자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갈수있었다. 부채꼴 모양을 들고가는 소년이 등장하고 삼각형을 물고가는 강아지와 엄마의 장바구니안에 원일것같은 모양이 담겨있다. 그리고 마름모꼴 모양의 네모와 네모와 세모가 함께하고있는 커다란 네모 이어 타원형의 동그라미까지 모두가 다른 아이들의 개성을 표현하듯 가지각색의 모양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드디어 소녀의 부채꼴 모양이 쏟 들어갈듯한 모양을 들고 등장하는 소년, 그래서 원이 될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던듯하다. 동그라미가 아닌 물고기가 되어버린것이다. 그렇게 두 소년의 모양은 물고기가 되고 풍선이되고 열기구가되어 세상여행을 떠났다. 그 긴 여행동안 아이들은 참 많은 생각을 할듯하다. 참 많은 이야기를 지어내고 많은 모양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까지, 그것이 바로 아이들의 모습이란듯, 그림책 치곤 꽤나 두껍고 페이지가 많았던 장수만큼이나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수 있었음이다. 지극히 단순한 그림과 모양과 색깔이었기에 더욱더 많은 상상력을 끄집어내게도 한다. 이렇듯 단순함속에서 참 많은것들을 끄집어내게하는 그림들을 보면서 하나에서 백을 만들어내는 창의력의 시작은 바로 이런것이겠구나 생각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