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 이미륵의 자전 소설 올 에이지 클래식
이미륵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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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를 보거나 저자의 이름에서 알수있듯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이 쓴 우리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작가는 중국국적을 가진 신분으로 독일에 망명한 중국인겸 독일인이었으며 책 또한 독일문학으로 분류되고있었다. 그 배경만으로도 우리 근대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1899년 황해도 해주 출생의 작가가 1950년 암투병중 사망까지의 51년간은 우리 역사상 가장 아픈시간이었다. 항일 독립운동가라서 도망치듯 조국을 떠나며 하필 그가 선택한 나라가 히틀러의 독재로 2차세계대전을 발발한 독일이란것도 참 아이러니했다.

 

압록강은 흐른다 이 책은 작가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로 근대화의 과정을 겪는 와중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조국의 아픔과 한 개인이 서구 문물에 눈떠가는 과정이 지극히 담담하면서도 심도깊게 묘사되어있었다.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풍족하고 여유로운 가정환경속에서 자란 그의 어린시절 동반자는 사촌인 수암형이었다. 자신보다 6개월 빨리 태어나 공부도 먼저 시작했고 싸움도 잘했던 형이 있어 든든했고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여섯살이 되면서 작가도 공부를 시작했다. 하늘 천자를 수십번 읽고 쓰는것으로 시작된 공부는 천자문을 띄고  통감과 맹자 중용으로 이어진다. 처음엔 수암형과 함께 아버지의 책상머리에서 배웠고 다음엔 집안에 서당을 설치하신 아버지로 인해 친구들과 함께였다. 그렇게 공부도하고 아이다운 천성으로 말썽도 피우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도 확인했던 어린시절, 새로운 식구가 된 칠성형에게 텃세도 부리던 치기까지 행복감이 물씬 묻어난다.

 

하지만 그 시절은 모두가 고통받던 시절이었고 힘든시절이었으며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던때였다. 사대부이자 지주의 아들이었던 그도 변화에 대처를 해야했기에 아버지는 그를 신식학교에 보낸다. 소동파의 시를 대신해 시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임금대신 대통령이 있는 서양의 모든것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 학문속에서 모든것이 땅으로 떨어지는 중력이 신기했고 수천마일을 달릴수있는 기차 만드는 법, 달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 전력을 이용해 불을 켜는 방법을 배우고자했다. 하지만 황해도 해주 골짜기까지 집요하게 뻗쳐오는 일본의 침략 손길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혹시나 하나뿐인 아들이 해꼬지를 당하는걸 아닐까 어머니의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안신시키려 고즈녁한 송림만의 깊은 마을로 숨어들어야만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났다. 경성의학 전문학교의 학생이 되어 경성에 입성했고 1919년 3.1운동에 연루되면서는 급기야 중국 망명의 대열에 올랐던것이다. 그리고 베트남과 인도 수에즈 운하를 거쳐 프랑스의 마르세유 항구에 입항후 그가 가고자했던 독일에 안착하기에 이른다. 너무도 궁금했고 너무도 동경했던 유럽이었다.

 

그후 의학과 동물학 철학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학박사까지 되지만 그는 한국을 잊을수가 없었나보더. 그곳에선 너무도 생소한 나라였을 한국의 언어를 가르치고 문학을 연구했으니 말이다. 독일에 한국을 처음 알렸던 사람 그의 자전적 소설인 압록강은 흐른다 이책을 발표함으로써 우리나라를 처음 알렸던 그의 일생이 이 한권의 책에 모두 담겨있었다.

 

거기엔 왜 우리나라를 침략했느냐 일본에 항의하고 있지도 않았고  왜 그렇게 밖에 할수없었냐면서 슬퍼하지도 않았다. 그냥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그의 인생이 있었고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이 있었고 그가 보고 느낀 당시의 세상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너무 평이하지 않았나 싶었던 이야기였지만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은 최대한 배제한듯 지극히 객관적이었기에 더 진솔했고 강했다.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평화롭고 낙원같았던 유년시절과 철학적인 사고로 새로운 세상을 동경했던 시절과 나라 잃은 슬픔에 어지러웠던 시간을 회상하며 독일에서 한줄한줄 써내려갔을 이 소설엔 그의 조국과 인생과 삶의 내음이 깊게 배어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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