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들 문학동네 청소년 2
장주식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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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식 작가의 순간들은 18살의 성만이를 통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청소년의 모습이 객관적인 시선으로 풀어져있었다. 구질구질한 이야기이건만 전혀 구질구질하지 않게 쿨한 전개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듯하다. 없는 걱정도 사서하는 요즘 현실이건만 긴박하고 아주 중대한 문제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극의 전개속에서도 시종일관 담백한 문체가 이어진다.

 

그 힘이 가지고 있는 위력은 자못 쎘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은채 그의 방황기속 삶을 통해 자신이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삶의 중요성이 살아있는 감각이 되어 되돌아오고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의 부모님시절 속으로 들어간듯한 이야기속에서 순박하고 우직한 모습의 주인공 성만은 상주 시골동네에서 수재소리를 듣던 우등생이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바램과 달리 합격통지서를 앞에둔채 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싶습니다. 떴떳하게 말했었다.

 

하지만 1년반의 시간이 흘러 추위와 외로움, 가난에 파묻힌 자신의 삶에 지쳐버린 그는 자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채 학교를 떠나버린다. 사회의 큰 울타리를 떠날때에도 떠난후에도 그에겐 무엇을 해야할까, 무슨 의미로 살아야하는걸까,라는 삶의 본질에 대한 자문자답은 계속이어진다.

 

자신의 생각대로 의지대로 살아가는 성만, 거기엔 왜 고등학교를 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왜 그만두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하지않은채 자신의 아들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부모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어떤 부모에게도 나에게도 쉽지않아보이는 그 모습은 몇십년전의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이 전혀 다른모습으로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모습속에서 발견할수있었다.

 

그렇게 부모님곁에서 농사일을 돕던 성만은 마을의 둑공사에 합류하며 좀 더 넓은 세상속으로 나아간다. 그 여정속에서도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쉼없이 계속된다. 그리고 부모님의 곁에서 고향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부딪히는 사회는 그런대로 울타리가 있었기에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몇달동안 열심히 살았던 공사장에서 높은 위치라 생각했던 기술자의 자리가 기깟것이라 표현되는 현실은 그가 이루어고자 하는 소망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계기가 되고 좀더 근본적인 삶을 위해 서울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자퇴하기전 이틀동안 내딛었던 현실속에서 깨달았듯 현실은 우직하고 순박한 18살의 성만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도 뒤틀린 구조를 안고있었다. 

 

공부를 왜 하는가? 꼭 해야만 하는걸까 그럼 하자 결심했다가  어지러운 현실과 부딪히며 포기하기를 몇번 하지만 18살의 성만이가 걸어가야할길은 바로 그 길뿐이었다. 많은 시간 여러곳을 돌아돌아 정착했기에 더욱더 해야만하는 의지가 강해진 공부였다.

 

부모들은 주어진 여건속에서  아무고민없이 순리대로 살아가는 모범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그런 부모에게 성만의 모습은 너무오랜시간 너무 돌아돌아온 불량소년일것이다. 하지만 그 후로의 다져진 삶을 생각해보면 그건 꼭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알게되지않을까.... 청소년소설은 아마도 그런 경험들을 책을 통한 간접적인 경험으로 끝마치기를 바라는 부모의 염원이 깃들여있고 아이들에겐 친구의 선배들의 앞서간 삶에서 사춘기적 자아성찰해가는 모습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고 위안을 받고 고민을 해결하는 수단이 되어주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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