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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을 죽였을까 - 이시백 연작소설집
이시백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농촌에 터를 잡고, 농촌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미쳐 풀어내지못한 서러움을 걸판지게 풀어놓았다고 해야할까. 이시백이라고 하는 작가에 의해 풀어헤쳐진 충청도 음정면 십오리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는 연작소설이라는 장르의 묘미가 제대로 실려있었다. 한사람 한사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의미속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있었던것이다.
경제위기라고 하는 요즘 특히나 농촌사람들은 힘없는 약자일수밖에 없다. 농사가 천하의 근본이라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추억속의 글씨가 되었을만큼 농촌의 현실은 어둡기 그지없다. 정부의 정책에 착실히 따르며 한때 부농의 꿈을 키웠던 종필씨가 이젠 더이상 땅에 미련을 두지않을만큼 땅에서 가꿀수 있는 미래가 없어진것이다.
그렇듯 농사만이 최고였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그것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에 발맞추어가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 열한편의 이야기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뛰어난 입담이 더해져 아주 맛깔스러우면서도 위태위태한 고발의 현장감이 느껴진다.
한 마을에 살아가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삶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듯 느껴지는가운데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삶이 왜이렇게 안타깝게 느껴지는걸까. 그건 바로 권력과 명예와 경제적 잣대속에서 외면당한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이었다. 거기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또한 그 분위기에 큰 일조를 하고있었다.
어떻게 하든 농촌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고자했던 새마을 지도자 우칠이, 눈맞고 비맞으며 10년의 세월을 버텨온 간장과 돈받고도 하기싫은 소여물주는것에 열광하는 도시민들을 위해 두꺼비 펜션을 운영하는 말석씨도 농촌의 주인들이었다. 이어 생태마을로 가꾸고 싶은 최선생님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구본중이장의 또다른 속내 또한 농촌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도시로 떠난 자식을 맞이하는 푸근한 부모의 마음이 있는가하면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현실에선 넘어야할 고지를 앞에두고 겹겹이 가로막힌 산이 존재하는 무거운 현실 이렇듯 농촌엔 극명한 두얼굴이 있음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농촌사람들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는 소설속에서 우린 우리가 외면했던 우리들의 모습을 제대로 느낄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