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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15
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 김은정 옮김, 이경하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항상 자신의 권리는 포기한채 일에 치여사는 친정엄마를 볼때면 난 정말 저렇게 살지 않을꺼야 다짐하곤 했었다. 분명 나의 인생은 온전한 나의 것인데 왜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것 없이 무조건 희생하며 감수해야하는것일까. 거기에 더욱 부담으로 다가왔던건 내가 가족들을 위해 이 만큼 희생했는데 왜 알아주지 않느냐 늘어놓는 잔소리였다.
왜 자신의 인생을 자식들이 보상해주기를 바라는걸까 왜 남편에게 위로받고자하는걸까 그 나이때는 그런 잔소리가 죽어라 싫었을뿐 전혀 이해하고싶지도 이해할수도 없었다. 그런 내가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는 그 옛날 죽어라 싫어서 절대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던 친정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닳아가는 나를 발견하게되고 나 스스로 정말 마음에 들지않았던 나의 모습을 그대로 닳아있는 큰아이가 곁에 있다.
엄마와 딸은 도대체 어떤 관계이길래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걸까. 아마도 이 세상에 가장 친근한 이름이요 가장 가까운 관계요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이기에 그런가보다. 전쟁으로 엄마를 잃어버린 딸, 이별도 고하지 못한채 어린딸을 두고 죽어야만했던 엄마 그 둘은 이승의 인연이 끝난후에도 결고 손을 놓을수 없는 끈끈한 무언가로 깊이 연결되어있었다.
너무 짧아서 예견치 못했기에 못다준 사랑이 안타깝고 해주고 싶은말도 해줄일도 많은데 해줄수 없는 아픔은 고통이 되고있다. 그렇기에 떠날수 없었던 저승길,이곳도 저곳도 아닌 빈 공간속에서 어린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처연한 마음은 나로하여금 오늘저녁만해도 숙제 안해놨다 싫은소리를 들어야만했던 큰딸의 얼굴을 바라보게한다.
또한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어야만했던 딸의 마음은 어떠한가 ? 엄마의 마지막 길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위안삼아 언젠가 돌아오리라 기다리며 못다전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오랜 해어짐후의 해우가 넘 서먹할까 어제 헤어진듯 좀전에 헤어진듯 그렇게 자신의 일상을 전하고 있는것이다.
헤어졌어도 헤어지지 못하는 관계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관계로 사랑할수밖에 없는 존재가 바로 엄마와 딸이었다. 그렇게 둘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전해지는 짐심과 사랑이있고 꿈과 소망을 향해 같은 길을 걸으며 서로에게 힘이되는 격려와 기대였다. 이제 어린딸이 엄마의 죽음을 인정할만큼 성장했기에 엄마는 자신이 있어야 할곳으로 돌아가려한다. 그런 그들에게 더이상의 아픔은 없었다.
나를 닮았기에 미웠고 나를 닮았기에 사랑할수 밖에 없는 관계인 엄마와 딸 !
난 그런 나의 두 딸을 바라보며 매순간 충실한 엄마로서의 역활을 다시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