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눈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눈사람이 너무도 앙증맞고 귀여워 저와 두아이는 도저히 눈을 뗄수가 없었습니다. 어린시절에도 그랬고 두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변하지 않는것이 있다면 눈을 보기위해 겨울을 기다린다는것입니다. 그렇게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눈이 그 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너무도 사랑스럽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인형과 카메라와 우리에게 잘알려지지않았던 작가의 이야기가 한데 모여 만들어진 눈사람은 순박했던 우리들의 옛모습이었고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길 바라는 아름다운 추억이었습니다. 옛 정취가 물씬 묻어나오는 초가집안에는 우리의 마음을 순수하게 만들어주는 토담과 장작과 호박이 있고 뒷마당엔 겨우네 풍성한 식탁을 만들어줄 시래기도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내린 눈속에서 마냥 행복한 아이들이 보입니다. 그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눈뭉치 2개에 아궁이에서 가져온 숯과 여름날부터 소중하게 간직했던 조개껍데기를 붙이니 마치 살아있는듯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 놓은 눈사람과 더 놀아야하는데,두고 갈수가 없는데 야속하게도 짧은 겨울해는 벌써 지고 있네요. " 우리만 들어가면 저 눈사람은 얼어 죽겠다 . " 동생은 걱정으로 마음이 무겁건만 형은 눈사람과 우리는 다르다고 합니다. 어떻게 다른건데 무엇이 다른건데 설명도 해주지 않는 형을 뒤로한채 동생은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줍니다. 어디가면 안되 라는 당부와 함께 .... 눈사람은 그림책이었습니다. 이름만 그런것이 아닌 그림을 보며 감탄을 하게되는 그런 그림책말입니다. 이 책을 만나기전까지만해도 우리의 인형으론 닥종이인형만을 떠올렸는데 헝겊인형의 아름다움에 푹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헝겊인형들을 돕보이게 만드는 배경작품들의 완벽한 조화에 즐거워집니다. 표현력이 부족한 큰딸아이가 우와 그림이 너무 예쁘다 탄성을 지르며 보고 또 들여다 봅니다. 눈이 행복해지고 그리고 그 행복감은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