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 어느 말의 자서전
애너 슈얼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어느말의 자서전 블랙뷰티 묘한 호기심에 관심을 가졌지만 쾌나 두꺼운 부피에 며칠을 망설이다 읽게되었다. 강한 앰펙트가 있었던것은 아니지만 한번 잡기 시작하니 도저히 놓을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클래식이라는 고전에서 느끼게되는 감정으로 시간을 띄어넘는 잔잔한 감동이 있다고 해야할까 ? 영국을 배경으로 훌륭한 혈통을 갖고 태어난 검은말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평범하리만치 일상적인 이야기속에 동물과 인간과의 상반관계와 사람들의 치부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지금은 애완견들이 사람보다 더한 호사를 누리기도하고 사람들의 사치품인 악어백과 밍크코트의 희생양인 동물들을 보호하기위한 단체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기도하다. 한마디로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감정이 있는 생명체로 존중을 하고있는것이다. 하지만 불과 200여년전 영국에서 살았던 검은 말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더치스라는 암말에서 태어난 검은망아지는 훌륭한 혈통과 외모에 걸맞는 블랙뷰티라는 이름을 얻게된다. 블랙뷰티의 첫번째 주인이었던 농장주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네살때까지는 어떠한 노동도 해서는 안된다는 철칙하에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후 두번째 주인인 마을의 영주인 고든댁에서 일하는말로서의 본격적인 삶을 시작하게된다. 말로서의 자유로운 시간에 종지부를 찍고 인간들을 위한 삶이 시작된것이다. 

 

안장과 굴레를 씌우고 자신의 등에 사람을 태우거나 멍에받침대와 껑거리끈 엉덩이띠를 두른채 짐마차와 세이즈를 끄는 삶으로 옛날영화속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화려한 마차속에서 우아한 모습으로 앉아있던 귀부인들, 드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달려가는 마차들 참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되는데 그 모습안에는 말이라고하는 동물의 인생은 없이 오로지 인간들의 편의를 위해 희생해야만했던 아픔만이 있었던것이다.   

 

동물의 감정을 존중하고 친절함이 몸에 배어있던 사육사 존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블랙뷰티는 고든부인의 건강악화로인해 피치못할 이별을 맞이하면서 백작부인 마차대여업자 승객용마차운전수등 다양한 주인과 다양한 환경에 놓이며 그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엔 동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과 이기주의가 적나라하게 표출되어있었다. 

 

때론 사람들의 생계를 위해 희생되고,때로는 자신의 지위에 걸맞는 폼나는 모습을 연출하기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있었으며 돈을 냈으니 정당하다라는 논리에 막혀 또 말들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말에게는 감정이란것이 없을것이다라는 인간들만의 편한생각속에 친절함과 부드러운 감사의 말을 잊고있었던것이 가장 견디기 힘든일이었다.

 

얼마전 상영된 경주마와 기수의 관계를 그린 각설탕이라는 영화가 생각이난다. 자신의 어릴적 친구였던 천둥이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기수는 채찍을 사용하지않고 말과의 교류로만 경주를 참여하며 주위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 세상이 변해 모든 생명체들을 존중한다 생각했었는데  블랙뷰티가 살았던 19c나 천둥이가 살아가는 21c 나 여전히 인간편의에 의한 학대는 계속되고 있었다.

 

블랙뷰티를 통해 동물들과의 상관관계를 심도있게 생각해보며 인간들을 위한 또다른 희생양이었던 그들의 삶을 돌아보며 인간 이기주의를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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