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여 꿈을 노래하라 2
밀드레드 테일러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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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미술시간 가장 많이 사용해 일찍 닳아없어지는 색상중 하나가 살색이었다

그로부터 몇십년을 훌쩍넘어 우리 아이들의 크레파스속에서  살색이란 이름대신 살구색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만났다. 그리고는 왜 살색이 살구색으로 바뀌었는지 뒤늦게 알게되었고 그렇다면 백인들은 자신들의 피부색을 어떻게 표현할까 조금은 웃긴 생각을 하게도된다.

 

어린시절 작은 울타리 속에 갇혀있던난 나와같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이 세상의 중심에 놓여있는줄 알았다. 그랬던것이 세상을 알아가며서 검은 피부를 가진사람도 있고 하얀피부를 가진 사람도 있는것을 베우게되고 좀 지나서는 그러한 사람들 사이에는 피부색에서오는 차이를 떠나 힘을 나타내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것을 느끼게 되었다.

 

요즘은 지구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우리와 다른 모습을 쉽고도 심심찮게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들을 대하는 나의 의식 저변엔 완전한 편견이 없다 자부할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나만 그런것일까 아니다 얼마전에 텔레비젼속에서 만난 한국인들의 의식구조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여지고 있었다. 똑같은 유색인종이면서도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보다는 뭔가 우월하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거나 아님 유색인종으로 내가 당한 설움을 그들에게 해소하고 있었던것은 아닐까 싶다.

 

이책의 배경이 되고있는 미국은 요즘 대선을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얼마전 최초의 여성후보냐 최초의 유색인 후보냐를 치른 한 정당에서의 경합은 유색인종의 승리였다. 하지만 너무도 보수적인 미국정치판이기에 과연 본게임에서도 유색인이 성공할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받게된다면 난 감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1865년 노예해방을 둘러싼 문제로 미국을 휩쓸고간 남북전쟁은 링컨이 이끄는 북부군이 승리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그렇게 전쟁에 승리함으로써 유색인들의 설움은 끝날거라 생각했다. 이 책을 만나기전 나 또한 북부군이 승리한 그 순간 노예들의 고통은 끝났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수난을 받았다는 이책의 설명처럼 자신들만 우월하다 생각해온 사람들이 보여준 치졸함은 전쟁전보다 더한 고통속에 몰아넣고 있었다.

 

남북전쟁이 끝난 1880년대 더이상의 노예는 없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평등속에 놓여있지는 않았다. 백인 아버지와 인디언핏줄의 유색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폴의 유년시절은 자상하고 소신있는 아버지 덕에 비교적 행복한 시절을 보내게 된다. 다만 아버지땅에서 살고있는 소작농의 아들이었던 미첼로부터 유색인이면서도 백인과 같은 특권을 부리고 있다는 질투어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을뿐이었다.

 

인디언 엄마사이에서 태어난 폴과 캐시 그리고 아버지의 전부인으로 백인이었던 엄마사이에서 태어난 하워드 조지 로버트 그렇게 5남매는 적어도 자신의 울타리인 가정에서만큼은 모든사람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실천하고 있던 아버지의 영향이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그 좁은 울타리에서만 살수 없는 존재이기에 폴이 성장할수록 지금껏 누려왔던 개인적인 자유들에 제한을 받게되고 반항하고 거부하고 몸부림을 쳐보지만 어쩔수 없는 사회적 모순속에 갇혀버리고 만다.

 

15살의 크리스마스 그날은 폴이 이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자 형제를 잃어버린 날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믿었던 로버트가 폴을 배신한날  함께 욕하고 놀렸던 로버트의 백인 친구들앞에서 유색인이기 때문에 감당해야했던 치욕은 앞으로 폴의 인생앞에 놓여진 험난한 인생을 예고하는 첫번째 시련일뿐이었다.

 

유색인종이 똑똑해지는걸 절대 묵과할수 없었기에 금지했던 공부 절대 넘볼수 없었던 인종의 벽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볼수록 조선시대 우리의 신분제도와 너무도 닳아있음을 상기하게도된다. 자신들의 지위를 배앗길까 경제력을 잃게될까 더 못살게 굴고 함부로 대하고 안일함에 급급했던 나약한 모습들이었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을 보였을뿐이었는데 미첼과 폴은 범죄자가 되어 도피를 하게된다. 그나마 아버지의 그늘밑에서 행복한 시절을 보냈던 폴이었건만 그 울타리를 떠나 16살의 나이로 폴이 온몸으로 부딪힌 세상은 정말이지 너무 가혹한 현실이었다.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쫓기는 신세가 되고 부당한 행위앞에 전전긍긍하고 백인앞에서는 무조건 죄인일수 밖에 없었던 세상이었지만 폴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자신의 땅을 가지고 싶다는것 아버지의 농장에서 느꼈던 편안함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말이다.

 

살얼음판을 걷는것만 같았던 폴의 인생에서 마지막 남은 희망까지 거두어버릴려했던 백인들 하지만 자신의 남편이자 주인이었던 남자로부터 자신이 살던 집을 사버린 엄마의 깊은 의미와 통하고 있었는지 자신의 땅을 만들고 자신의 가족을 만들면서 결국 폴은 웃고있었다. 지금쯤은 미국에서 모든 인간들이 평등할까 생각해본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폴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며 인간의 의지앞에 그 무엇도 거칠것이 없다는 결론만으로는 무언가 모를 씁씁할도 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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