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식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 자넨 아주 멋진 학창시절을 보냈어 " 라는 말을 듣게된다면 그 사람은 분명 성공한 사람일것이다. 머저리클럽속 다섯남자가 그러했다. 그들은 그들나름의 아픔과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당시 개개인에겐 그 무엇에도 비견할수 없는 지독한 고통이었을망정 소설을 마주하는 내내 내겐 너무도 행복해보이고 멋저보였다. 최인호 이름 석자만으로도 설레이게하는 작가 그 사람이 성장소설을 썻다고 한다. 민감한 성장기에 접어든 아이를 둔 엄마로 그 옛날 나의 20대를 책임졌던 작가가 쓴 성장소설을 나의 아이를 생각하며 만났건만 외려 난 그속에서 못다이룬 내 학창시절의 꿈을 만나게 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고있는 70년대 중반 난 무엇을 하고 있었던걸가 아무것도 모르던 철없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때 나의 모습은 어떠했던가? 지금에서야 돌아보니 부모님과 선생님의 눈엔 한없이 착한 모범생이요 스스로 그 틀에 갇혀버려 얼마나 재미없이 낭만도 없이 살았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할만큼 맹탕인 시간들이었다. 여기에 자신들이 얼마나 멋있게 살았는지 살게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6남자가 있었다. 같은중학교를 좋업하고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다섯남자는 이세상이 자신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버린다는 속담을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어느날 갑자기 전학온 영민이는 그 중심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한참 자만심이 하늘을 찌를시기이기에 그 중심에 서기위해 사나이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은 시작되고 영민이의 매력을 발견한 다섯남자들이 새로운 멤버로 합류시키며 대결은 싱겁게 끝나버린다. 그렇게 시작한 고등학교에서의 생활 그 3년의 시간을 들여다보니 사랑도 있고 좌절도 있고 실패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기위한 노력이 너무 멋있다. 우정과 사랑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시간들을 아주 슬기롭게 대처해나가고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에 절절매는 모습이 너무도 순수하다. 한눈에 반해버려 몇달을 가슴앓이하게 만들었던 첫사랑 소담이는 동순이에게 너무도 쓰린 아픔을 주고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황량한 겨울바다의 모습에서 대자연의 위대함을 발견하며 성숙해가는 동순이보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내비치지못한 소담이가 더 아파하지 않았을까, 친구의 첫사랑을 빼앗앗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을 영민이가 더 아파하지 않았을까 싶어진다. 그렇게 아팠던 동순이의 사랑을 뒤로하고 머저리클럽의 여섯친구들은 샛별클럽의 여학생들과 추억을 만들어가게된다. 각자의 이상향을 따라 짝을 짓기도 하고 그냥 함께 할수 있어 행복하기도 하며 때론 초등학교때부터 간직해온 사랑을 찾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의 황금기라 할수 있는 고등학교 시절에 사랑만 있었던것은 아니다. 멀쩡한 눈썹을 밀어버리고 아무도 없는 절을 찾아갈만큼 공부또한 절실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걸까 라는 물음에도 진지한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럴진대 여섯 친구들이 얼마나 멋있었겠는가 ? 이야기 사이사이 아름다운 청춘시절을 대변하는 시가 있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의지가 있고, 자아를 발견해가는 현명함이 있었던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 방황이 있으면 그 방황을 해결하는 열쇠도 쥐고 있었던 아이들 그 속에서 나의 청춘시절이 부끄러워지고 내 아이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커다른 소망을 품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