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내일 - 1차세계대전에서 이라크 전쟁까지 아이들의 전쟁 일기
즐라타 필리포빅 지음, 멜라니 첼린저 엮음, 정미영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전쟁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둘 이상의 서로 대립하는 국가 또는 이에 준하는 집단간에 군사력을 비롯한 각종 수단을 사용해서 상대의 의지를 강제하려고 하는 행위 또는 그 상태라 하고 평화는 인간집단 상호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조그마한 나라로 그마저도 집어삼키려는 북쪽과 대륙의 발판을 다지려는 바다건너 섬나라에 이르기까지  5000년의 시간동안 무수히 많은 침략을 당한 우리의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역사속에서도 영토를 둘러싼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었다.

 

국경의 정립이 미비하고 인류의 문명이 발전해가는 과정의 일부분이었던 전쟁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담보로한 희생으로 일구어진것이었으며 근대이후 사라져버릴것만 같았던 그것은 또다른 욕심과 분쟁으로 새로운 양상의 전쟁으로 계속되고 있었다. 20c 최고의 불운으로 기억되는 세계1차대전과 2차대전을 비롯하여 냉전시대의 부산물이었던 이념대립과 문화 종교의 첨예한 대립으로 그 아픔은 지금까지도 죽 이어지고 있었다.

 

전쟁은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수반한다. 하물며 아직 어리고 연약하기만 한 아이들에겐 전쟁의 상처는 깊을수밖에 없었다.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종전이 아닌 휴전인 우리나라는 표면적으로 아직 전쟁이 진행중인 나라중 하나이다. 하지만 식민지의 아픔과 6.25전쟁의 격랑기를 지낸 우리네 부모님들과 달리 직접 전쟁을 치르지 않은 우리들과 우리아이들은 전쟁의 고통을 모른채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것인지를 망각한채 살아가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가 사라예보에서 암살된 1914년 여름 그것을 기화로 세계1차세계대전이 발발하고 2차대전과 베트남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이어 가장 최근의 이라크전쟁까지 우리 현대사속에서 발발한 전쟁을 직접 겪고 바라본 8명의 아이들의 생생함이 가득했던 일기를 통해 바라본 현대의 전쟁사에는 내일을 빼앗긴 어린 아이들의 절절한 절규가 가득했다.

 

굶주린 배를 쥐어잡고 내일을 기약할수 없는 공포가 조여오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그들에겐 내일은 평화가 올것이라는 한줄기 희망만이 삶을 지탱해지는 버팀목이었다. 절반이 넘는 유대인들이 무고하게 죽어가고 아시아 전체를 전쟁의 공포에 밀어넣었던 일본의 영토 야욕의 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인류의 역사에 더이상의 전쟁은 없을것이라는 안도감도 잠시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이념갈등으로 인한 냉전시대는 또다른 전쟁을 부르게 된다.

 

베트남 전쟁이 그것이었고 강대국의 정책에 휩쓸리며 하나의 영토 2개의 민족이 존립 영원한 분쟁거리로 남겨진 이슬라엘 팔레스타인 영토분쟁이 그것이었다.  피아노 레슨을 받고, 테니스를 배우고,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등 여느 아이들처럼 바쁘고 활기찬 나날을 보내던 열한 살 즐라타가 맞이한 전쟁에서도 12살의 평범한 독일소년 피테쿠르가 겪은 전쟁에서도 어떠한 이유로도 그것을 미화할만한 요인을 찾아볼수 없는 것이 전쟁이었다. 또한 마룻바닥을 사이에 두고 자신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독일인 장교를 머리에 이고 2년의 시간을 보낸 유대인 17명의 삶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못할 극도의 긴장된 시간이었음을 일기 곳곳에서 만날수 있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의 극한상황속에서도 창이 수용소에 수용된 실라의 눈에 비친 그곳사람들은 굶주림과 싸우고 질병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픈 사람을 돌보고, 음악회를 여는 모습을 통해 내일의 희망을 말해주고 있었고 잃어버린 나라의 국민인 팔레스타인으로 살아가는 메리의 노래는 희망을 잃지않으려는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기도 하다. 수많은 아이들을 고통으로 내모는 전쟁의 상처를 지금도 세계의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수 있는 이 현실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걸까 가슴이 참으로 먹먹해오고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수 없는 전쟁이라는 무력항쟁이 사라진 평화로운 세상이 빨리 정착되기를 간절히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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