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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나비
손종일 지음 / 현문미디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열한살 소년의 눈에 비친 한 어머니의 지독하리만치 불행했던 인생을 마주하며 어디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길래 이렇게 모질수밖에 없었나 마음 한켠이 무척이나 아파온다 또한 그 여인의 아픔과 고통의 주체이면서도 항상 당당하기만 했던 아버지의 자만심은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것일까 의문을 파헤쳐보고싶어진다
일제시대와 6.25로 대표되는 우리 민족의 아픔 역사에 그 이유를 물어야하는것일까? 아님 남존 여비사상에 입각 남자는 하늘이다 믿고 실천하고 있던 아버지라고하는 실체에 물어야할까 그도 아니면 그렇게 밖으로 자식을 내몰았던 할아버지 아님 20년넘는 시간또한 한결같은 기다림으로 옥색치마를 차려입고 맞이하고 있는 어머니의 지순한 사랑에서 이유를 찾아야하는걸까
어찌 되었든 남편이라는 이름에 의해 철저히 망가져가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안타깝다못해 왜 그렇게 살수 밖에 없었던 걸까라며 원망을 하게한다.
외진 시골마을의 영주라 할만큼 대물림 받은 땅이 많았던 할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 대한 기대감과 사랑으로 도회지에서 고등교육을 시키게 되고 그로인해 신식문물에 접어버려 외지로 나가려하는 아들과 자신의 곁에 붙잡아두고싶었던 아버지사이는 점차 회복할수 없는 많은 틈이 벌어지게 된다.
일제시대 말기와 6.25동란을 거치며 두 부자의 관계는 더욱 골이 깊어가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할아버지는 아버지의 결혼을 서두르지만 그것은 갈등의 끝이 아니라 더욱 회복할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게 하고 만다.
결혼 6일만에 시내 퇴물기생과 야밤도주해버린 아버지를 마음에 품고 어머니는 시아버지와 6일의 짧았던 결혼생활로 인해 얻은 딸과 그렇게 한남자를 기다리는 인생이 시작되고 있다.
엄마와 아빠가 동침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낮설게 느껴질만큼 이상한 부부였지만 그들사이엔 너무도 기막힌 인연의 끈이 연결되있었던 것은 아닐까 ?
6일의 짦은 시간속에 생긴 딸, 10년만에 찾아와 사업밑천을 요구하던 하룻밤사이에 생겨난 아들, 아버지의 장례가 한참 지난후 땅문서를 가지러 왔던 그 이틀의 시간속에 생겼던 세째가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고있는듯하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믿었던것일까 아님 믿고싶었던 것일까 그도 아니면 믿을수 밖에는 없었던것일까? 마지막 자존심이요 삶의 근간인 집까지 노름판에 밀어넣기 위해 잃어버린 전답을 찾기 위한 길이라는 꼬임으로 둘째부인과 그의 소생들이 함께 하고 있는 집으로 두 모자를 밀어넣었던 아버지가 늦은밤 두 모자를 쫓아낼때까지는 그래도 인간적이었지 싶다.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담담하고 당당했던 아버지 그는 이시대에 어떤 사람이었던것일까 ? 지아비로서 아이들 아버지로서 극진했던 존경의 마음을 드디어 훌훌 털어내버린 어머니가 한마리의 나비가 되어가고 있는 모습에서 죽음이라고 하는 극단적 상황보단 이제서야 자유로와졌구나 안도하게된다.
불과 얼마전까지 이땅의 여인네들의 삶이었던 어머니들의 안타까웠던 삶을 아련한 아픔으로 풀어내고 있던 이야기를 만나며 소설의 깊은 묘미를 오래간만에 느낄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