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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제일 좋지?
엘리자베스 베이글리 지음, 윤희선 옮김, 제인 채프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1월
평점 :
사랑스런 토끼가 등장하는 푸른계열의 그림이 참으로 인상적인 아름다운 책을 만났습니다. 투명한 얼음만큼이나 맑은 느낌으로 다가온 모즈의 이야기가 너무도 순순한 영혼을 만나는듯 참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배경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삽화들은 한동안 을 뗄수가 없게 만들고 있네요.
책의 첫장을 넘기니 올망졸망 10마리의 토끼들이 엄마옆에서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자유분방하게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중에 누나한테 꼭 안긴 모즈만이 두눈이 초롱초롱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답니다. "아유 더워" 그러면서 굴을 나가버리는 모즈
지난밤 같이 자느냐 따로 자느냐하는 문제로 한참 실갱이를 벌인 우리 두아이가 생각나 살며시 미소짓게 만드는 행동이네요
큰아이는 혼자자겟다고 고집부리고 그런 언니 옆에 찰싹 붙어서 같이 자자고 애교를 부리던 둘째아이 결국은 동생의 애교를 무시해버린 고집불통 언니의 승리로 따로 잠이들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동생의 얼굴을 바라보는 큰아이가 그 순간 무슨생각을 했을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했답니다.
누나의 품을 빠져나와 굴밖으로 빠져나온 모즈는 하늘을 나는 친구 알바트로스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집은 식구가 너무 많아요' 라고 투정을 부리는 모즈에게 알바트로스가 알려주는 하늘과 하얀눈으로만 이루어진 북극성 얼음나라는 최고의 피난처로 인식되기에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알바트로스의 등에 올라타 마침내 북극성의 얼음나라에 도착한 모즈는 아무도 없는 넓은 공간에서 자신만의 널찍한 둥지를 만들어놓고는 세상 모든것들이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시간 그공간을 마음껏 즐기고 있네요 하지만 그시간은 아주 순간이었답니다. 혼자만 있다는 두려움과 외로움은 코고는 가족들의 소음도 늘 자신을 꼭 켜안고 잠이 든 누나의 품도 몹시도 그립게 만들고 있네요
다시 알바트로스의 등에 올라타 집에 돌아온 모즈의 눈에 서로 뒤엉켜 잠들어 있는 가족들의 모습은 한없이 사랑스럽기만합니다. 또 찌부러지고 짜부러지며 누나의 품에서 벗어날수 없겠지만 그렇게 할수 있는 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이 행복임을 깨닫게 된 모즈는 아주 편안한 잠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같이 있다는 사실이 불만이 될수도 있고 그래서 많은 싸움을 하며 같이 크는 아이들 아직은 서로의 존재들이 얼마나 큰 감사와 고마움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언니가 없었으면 좋겠어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어 라며 복에 겨운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이 가족이 있어 행복하고 같이 싸우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형제가 있어 삶이 충만하다는 심오한 진리를 조금이나마 깨닫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