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나 눈이 오나 두 눈 부릅뜨고 마을사람 보살피고 나쁜 귀신 물리치고 몹슬 병 막아주고 도적놈 혼내 주고 나그네 길 가르쳐 주고 두루두루 좋은 일만 하였는데 이렇게 해주고 있는 이가 누구일까요 바로 우리 옛 조상님들의 수호신이었던 장승이랍니다. 판소리 가루지기 타령이 모태가 되어 장승의 억울한 사연을 담은 이야기로 서 판소리의 윤율과 전통적인 그림이 어우러진 우리 문화를 알려주는 이야기랍니다. 세상사 어려울것 고단할것 하나 없는 가로진은 오늘도 방구들과 친구삼아 빈둥빈둥하던차에 “아들아, 아들아. 징글징글 미운 내 새끼야. 산에 가서 나무 한짐 해 와야 밥주고 재워줄테다”라는 엄마의 엄명을 듣고 마지못해 나무하러 산에 간답니다 하지만 천성은 어쩔수 없었던듯 내내 낮잠만 퍼질러 자다 막상 집에가려니 걱정입니다. 차마 빈손으로 갈수 없어 선택받은것이 지킴이로서 마을 어귀에 떡 버티고 서있던 장승이랍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장승은 마을의 수호신으로서 모든이들의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준 착한일밖에는 한게 없는데 자신을 불쏘시개로 쓴다하니 억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 억울한 소식을 접한 장승대장은 팔도 모든 장승들을 불러모으니 그 숫자가 팔만하고도 훨씬 넘네요. 그리하여 가루진을 향한 장승 벌타령이 시작됩니다. 그 아무리 힘쎈 가루진일망정 팔만번이 넘는 벌타령을 받게되니 금방이라도 숨이 넘아갈듯 꼴딱꼴딱 그 지경이 된 가루진을 보고있노라니 어미의 마음은 한없이 아프기만 합니다. 엄마의 간절한소원 덕분에 장승들의 노여움은 풀어지고 짝까지 채워주며 지극정성 받들으니 가루진의 팔만병세는 서서히 완쾌되며 그 와중에 게으름병까지 고쳐집니다. 책을 읽노라니 자연스레 장단맞추게 되는 운율과 팔도 장승들의 정감어린 어휘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한자락의 소리가 되어 귀에 들려오는듯 흥얼거리게 되고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듯 강렬한 그림속 살아잇는 표정들속에 선한 마음을 느끼면서는 주인공들이 살아움직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우리 문화의 깊은 울림을 느끼면서 장승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함께 할수도 있었고 자고로 사람은 부지런해야한다는 삶의 진리 또한 배울수 있었답니다. 입에서 자동적으로 훙얼거리게되는 장승 벌타령의 맛깔나는 운율들이 한동안 떠나지 못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