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기러기
폴 갤리코 지음, 김은영 옮김, 허달용 그림 / 풀빛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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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도 선뜻 내려놓을수 없는 그 무언가가 나를 한동안 놓아주지않았다 사랑의 아련함일까 아님 확실하게 단정지울수 없었던 그 무언가의 여운이었을까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느낄수 있었던 영혼의 교감을 통한 사람과 동물 또 그 사이에 끼여있는 타인들의 마음까지 하나로 만들어가고 힘이 나에게도 전해진 탓이었나보다

 

흰기러기와 작은 기적 두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흰기러기속의 필립과 작은기적이야기의 페피노 평범하지 않았던 그들의 인생은 그래서 더 고단해보이고 있지만 그속에 가득한 사랑은 훨씬 숭고한것이었다.

 

1941년 덩케르그를 배경으로 1944년까지 해병원정대로 복무했던 폴 갤리코가 쓴 흰기러기는 당시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까 지금의 책 분위기와는 무언가 다른 독특한 느낌으로 만나게 되었다.

앨더 강 어귀의 버려진 등대에 필립이 찾아왔을때는 1930년 늦은 봄이었다.

기형적으로 뒤틀린 그의 몸 곱사등이에 망가진 왼팔은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러진 새의 발처럼 굽어있고 늘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는 흉측한 환쟁이였다.

그렇게 사람들과 함께살면서도 결코 동화될수 없었던 그의 인생에 동물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듯 어느날 찾아온 어린소녀는 다친 흰갈매기 한마리를 내려놓는다.

그렇게 시작된  필립과 프리다 흰갈매기 셋의 인연은 흰갈매기가 떠나는 봄이면 놓여졌다 흰갈매기가 북쪽에서 돌아오는 겨울이면 다시 맺게되는 몇년의 시간속에

프리다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흰갈매기는 성숙한 어른갈매기로 자라고 필립은 둘의 성장하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봐주는 조력자가 되고있었다.

1940년 봄 흰갈매기 공주는 더이상 북쪽으로 날아가지 않습니다

필립의 마음속에는 떠나지 않고 있는 흰갈매기를 보며 프리다 또한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그가 영국군을 구하기 위해 작고 낡은 배에 의지해 떠나며 하고 있는 말 "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야. 이건

나도 할 수 있어. 처음으로,세상에 태어난 처음으로 나도 남자다운 일을 하는거야"

라는 의미에 감추어져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내비칠수 없었던 필립은 떠난후 돌아오지 않았다.

700명의 영국군을 모두 구해냈다는 무용담이 전설처럼 들려오고 함께 떠났던 흰갈매기가 대신 이별을 전해주고 있어 프리다의 기다림은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이별을 고하고는있지만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프리다의 마음은 항상 필립을 기다리고 있지않을까? 갈매기의 몸속에 필립의 영혼이 들어가기라도 한듯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흰갈매기는 혹시나 자신과의 인연에 집착할  프리다를 의한 그의 마지막 배려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두번째 이야기는 작은기적이었다

아시시의 작은마을에 사람들이 고아라고 부르는 페피노가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당나귀 비올레타라는 유일하게 남겨진 유산이자  가족이 있어 행복했다.

페피노는 비올레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비올레타 역시 힘든 노동의 시간을 즐길만큼 주인을 사랑하는 서로에게있어 인생의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날 수위사 선생님도 알지못하는 병에 걸려버린 비올레타의 생명을 의한 작은기적을 바라는 페피노의 고군분투하는 여정은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맑은 이야기였다.

고단한 여정의 끝 믿음을 향한 여행의 마지막 성프란시스의 무덤을 향해 걸어가는 페피노와 비올레타앞에 과연 작은 기적은 일어나게 될것인가 숨죽여 기원하게된다.

 

두 이야기속 맑은 영혼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에겐 느낄수 없어던 아름다운 삶이 녹아있었다. 그 순수한 마음이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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