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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바늘꽃 ㅣ 카르페디엠 15
질 페이턴 월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분홍바늘꽃 제목만으로는 책의 내용을 전혀 가늠할수 없었다. 하지만 보통 때는 휘귀해서 일부러 찾아 수집하기도 힘들지만 불이 나서 폐허가 된 땅에서 자라는 꽃이라하니 이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왜 제목이 분홍바늘꽃이어야하는지 알게된다
히틀러의 2차 세계 대전을 다룬 많은 책들을 만나면서 유대인의 입장에서, 같은 독일국민으로서, 또한 독일의 동조자였던 이탈리아시민으로서 많은 억압과 고통속에서 숨죽여 투쟁했던 전쟁의 한가운데 놓여있는 적나라한 모습들을 만났었다.
하지만 이책은 전혀 다른관점의 전쟁이야기였다. 1940년 9월 7일 처음 폭격이 시작된 이래 57일밤 동안 끊임없는 공격으로 2만명의 사람들이 죽었고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읽었던 암흑에 싸인 도시의 한복판에 놓여있다 쉽게 짐작하지 못할만큼 두 소년과 소녀에 비친 일상적인 생활들로 채워져 있었다.
소년 빌이 소녀 줄리를 만났건 밤새 지하철역에서 밤을 보낸후 다시 어딘가로 향해야하는 새벽시간이었다. 전쟁의 한복판에 놓여있던 런던에서 아이들은 모두 어딘가로 피난을 가야했다. 그래서 빌은 웨일스의 한 농가로 줄리는 캐나다로 향해는 배를 탔다. 웨일스에서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빌은 군대에 갔던 아빠가 휴가를 맞아 집으로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무작정 런던으로 온다. 줄리 또한 캐나다로 가기위해 탓던 배가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하는 바람에 다시 런던에 남겨지게 된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런던에 남겨진 두 소년과 소녀는 자신들을 어딘가로 피난보내려 하는 어른들의 시선과 히틀러의 공격으로부터 둘이 있어 서로 의지하며 런던에서 보통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게 된다.
밤이면 사람들은 지하철역등 많은 대피소에서 히틀러의 무차별적인 공격앞에 포근한 보금자리였던 집이 무너져 내리고 마음이 파괴되어가는 현실속에서 웅크리고 있지만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면 그들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항상 전쟁하면 어둡 깊숙한 두려움에 익숙해 있었던 터라 제시간에 맞추어 버스가 다니고 물품 보급이 시작되고 노점상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사람사는 냄새가 물신 풍겨오는 모습이 전쟁의 한가운데 놓여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기엔 참으로 낮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혼자가 아니어서 둘이어서 너무나 다행스러웠던 빌과 줄리는 폭격으로 자신의 집이허물어지고 이모의 집이 파괴되는 아픔앞에서도 맞설수 있었다. 불이 난 폐허에서 새로운 생명의 싹을 틔우는 분홍바늘꽂처럼 그들의 첫사랑도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던것이다. 격한 상황속에 놓여있던 두 소년과 소녀의 순순한 마음이 서로를 의지하며 어른들이 초래한 그 전쟁에서 희망을 찾아가고 있는듯 하다.
피난을 보낼려는 어른들의 시선을 피해 빌과 줄리는 반쯤 무너져 내린 이모의 지하 은신처에 찾아든다. 하루 이틀 그들의 은신처는 참으로 포근하고 따뜻하다.
하지만 불완전한 그들의 첫사랑만큼이나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히틀러의 공격앞에 그들의 은신처는 너무도 위험해 보이기만한다.
새로운 식구로 맞이한 디키의 병으로 새벽일찍 빌은 우유를 찾아 거리를 헤매이고 마침내 자는듯 죽어있는 부인앞에 놓여있던 우유주전자를 들고 달려왔건만 그들의 안식처는 이미 무너져 내린후였다. 미친듯 구조요청을 하고 있는 빌리의 모습속에 험한세상 함께 했던 동지이며 친구이며 연인을 잃어버린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며 나 또한 그 아픔속으로 밀려들어가게 된다.
이제 전쟁은 끝났다 빌은 피난중 줄리와 함께 바라보았던 세인트폴 대성당을 이젠 혼자 바라보고 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상처가 아문 지금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되어있는 줄리를 사랑했던 마음과 둘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던 전쟁의 상처를 아직도 달래고 있는듯하다.
폐헤속에 다시피어나는 분홍바늘꽂처럼 이 세상에 사랑과 희망이 존재함을 다시는 전쟁이라고 하는 아픔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