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딸아이가 사춘기를 시작한 모양이다. 

얼굴이 미워지고 말투가 귀에 거슬리고 발소리 몸동작 손끝 하나하나가 맘에 들지않는다. 

아니 내가 아이가 미워지는 것과 동시에 아이도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미워지고  맘에 들지  

않고 불만투성이가 되어버렸다.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조언을 들었음에도 막상 내 아이의 변화를 보면 당황스럽다.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만만하고 쉽고 편안한 상대가 되어주어야 한다. 

내 속에 사리가 쌓여가더라도 아이가 이렇게 내게 투정하고 화내는 걸 하나의 소통방법이라고 이해해야겠지...(사실 힘들고 나도 불쑥 쏫는다..) 

엄마와의 갈등은 어쩌면 사소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그맘때 나를 돌아보면 엄마는 그저 밖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대상이었고  

그때 나의 가장 큰 문제 어쩌면 전쟁이었던 것들은 친구와의 일이었던거 같다. 

어제까지 함께 속닥거리고 재잘대던 아이들이 오늘 갑자기 낯설어 보이고 내 위치가 어정쩡해지는 느낌.. 낯설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뭔가 몸에 맞지 않는 걸 걸치고 있는 불편함 

이건 아닌데 싶으면서 내쳐지기 싫어서 그냥 좋은 척 아는 척 그런 척 했던 기분들 

그런걸 이제 서서히 내 아이도 겪게되지 않을까? 

친구가 세상의 전부이고 가장 큰 고민이고 친구와의 사소한 갈등이 전쟁과도 같은 기분 

그걸 아이에게 조언하고 일러주고 학습시킨다고 잘 견뎌지게 될까? 

그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 피흘리고 상처받으면서스스로 치유해야하지 않을까? 

그래서일까 이 책이 쑤욱 내속으로 들어왔다.

 우아한 거짓말... 

책을 읽으면서 책속의 인물들이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천지나 화연이 미라.. 만지도... 모두가 어디선가 본 듯한, 내가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20녀년전 내 모습과도 비슷했고 그때의 친구들과도 닮은 듯하고 지금 까칠해진 내딸도 언뜻 보였다.  

천지는 화연에 의해 따를 당하고 여러가지로 이용을 당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방어술을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이용당하고  고분고분 따르면서도 화연으로서는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다. 화연이 원한 건 당하고 속으면서 분해하고 울고 어쩔 줄 몰라하는 천지여야 하는데... 천지는 고스란히 다 당하면서도 늘 당당하고 태연하다. 

남들 보기엔 바보같고 미련하게 당하기만 하는 어리숙한 아이처럼 보일지라도 천지에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더욱 딱딱한 자기 껍질로 들어가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미라는 그렇게 천지를 가지고 노는 화연이 밉고 당하는 천지가 안쓰럽지만 결코 어느 선 이상은  다가가지 않는다. 슬쩍 슬쩍 천지에게 힌트를 주지만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는 천지때문에 어이없고 화가 나면서도 그렇다고 화연아게 당당하게 따져 정의를 내려주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름없는 대다수의 친구들도 내가 천지의 상황이 아니니까 안도하면서 조금은 천지와 화연의 관계를 즐기고 동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천지가 죽었다. 

모든 걸 알고 있는 아이.. 알면서도 모른 척 했던 아이들... 알 듯 했지만 굳이 알려고 애쓰지도  

옳지 않다는 걸 알지만 굳이 고치고 싶지도 않던 아이들은 이제 조금씩 흔들리고 불안해한다. 

그동안 천지가 했던 역활들.. 나 대신 당하고 따를 당하고 조금은 비웃어주고 동정도 해주는 수군가가 없어진 그 자리가 불안하기만 하다. 어쩌면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내차례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아이들은 또다른 대상으로 화연을 겨눈다. 

그간 화연의 행동이 나쁘다는 걸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동조했던 걸 불안해 하면서 

그래도 옳지 않았던 건 내가 아니니깐.. 난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구경만 한 거 뿐이니까 

그냥 보여서 보았고 들려서 들었고 그러다 이야기 한거 뿐이니까.. 

정말 나쁜 건 화연이니까.... 

그렇게 또다른 희생양이 필요했나보다. 

사실 그 누구도 꼭 집어 나빴다고 할 수도 없다. 

화연은 화연대로 미라는 미라대로 나름의 사연들이 있었고 상처들이 있다. 

그걸 단지 내보이기 싫어서 조금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누구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단지 나보다 잘 나 보이는 게 싫었고 조금만 그러자고  

한 것인데. 그게 쌓이고 쌓여서.. 정말 사소한 한방울의 물때문에 그만 물이 넘쳐흐르만 꼴이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한가지가 결국 천지를 죽음으로 몰았고  

남은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돌아보면 참 별것도 아닌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고 죽음을 생각하게도 하고 그랬던거 같다. 

다 지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보다 더 큰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있었는데.. 

그땐 그걸 몰랐다.. 아직 어렸고 딱 그만큼 밖에 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내가 그걸 모두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 딸아이의 아픔이나 상처를  사소하게 여기고  무시할 수는 없다.  

그아이는 아직 생을 딱 그만큼밖에 살지 않았기때문에 지금 그 상처와 갈등이 세상이 무너지고  

지구가 폭발해버리는 것과 같은 무게를 가지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도 충분히 힘들고 힘들고 힘들것이다. 

책은 내가 잊었던 상처를 들쑤시고 아이의 아픔을 공감하게 하고 사실 그 시절이 아름답고 빛나지만은 않다는 걸 알려준다. 

결국 진주가 되는 건 조개의 상처였듯이.. 

이 상처를 아픔을 어떻게 치유하는 가 에 따라 진주가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상처는 아프고 쓰라린 법이다. 

비슷한 책으로 스웨덴의 작가 아니카 토어의 " 싫다고 할 걸 그랬다" 라는 책도 함께 읽으면 좋을거 같다. 누군가가 이 두권을 함께 읽어보면 좋다고 권했다 사실은... 

막연하게 복지국가 스웨덴에서는 아이들도 무지 행복하고 아무런 고통이 없을 거 같은데.. 

거기나 여기나 성장통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사바나를 향한 노라의 짝사랑. 그로안해 이용되는 카린. 우정에 배반당한 아이들 

우정을 위해 누군가를 이용하는 아이들...  

참 소녀들은 무섭다. 차라리 치고 박고 싸우는 사내아이들이라면 소리지르고 윽박지르고  

때리고 패서라도 어떻게 해보겠지만 (어쩌면 그게 더 힘들 수도 있겠다.) 말로써 서로에게 상처주고 교묘하게 이용하고 존재를 드러내고 무리를 만들고.. 소외를 두려워하고...아 어렵다. 

딸아! 

 어떤 선택을 하던 그건 너에게 달린 것이다. 

지금 니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먼 훗날 돌아보면 그릇된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먼 훗날을 생각하고 선택을 할 수도 없다. 

단지 지금 니가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이 니 양심에 조금이라도 걸리는 일이라면 

한 번은 망설여 보기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의 선의의 행동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일 수 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도와주는 것, 충고하는 것. 아름다운 것들이 항상 좋은 결과만을 가지지 않을 때도 있거든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거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단다. 

그것까지 모두 알아야 하는 건 신의 영역일지 모르겠지만... 좋은 의도가 항상 좋지만은 않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너무 상처받거나 주눅들지 말라는 뜻이야.. 

그렇다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지 말라는 건 아니니까... 

 지금부터 니가 겪어야할 전쟁같은 고민과 갈등들이 나중에 너를 훌쩍 커게 하길 바라며 

이런 책을 통해서라도 조금씩 위로받고 대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아름다워서 아프고 위험한 시기앞에 선 딸에게..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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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신간평가단님의 "<문학> 분야 신간 평가단을 모집합니다. "

1. 아니오 2. 아니오 3. 아직 서재에는 올린 글이 얼마 없습니다. 4. 꼭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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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5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두번만 나가면 독서지도수업이 끝이다.

4월부터 아홉달을 끌어온 수업....

매번 가기 싫어서 끌려가듯 가지만 자리에 앉아있으면 왠지모를 충만감.. 그리고 얼마나 내가

모르는게 많은가를 느끼는 깨달음(?)  .....

마지막으로 4번에 걸친 독서토론...

다른 사람들은 이번 책이 젤 심심하다고 표현하지만.. 내겐 가장 편안하고 아늑했다.

어딘가 모르게 마음속에 모래알이 굴러다니듯 서걱거리고 불편했던 책들

종이밥과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그리고 마냥 그림같고 동화같고 환상같은 행복한 청소부...

그래도 이 책은 두발로 땅을 딛고 서서 희망을 보여주는..

건강하고 희망적인 동화라고 느껴졌다.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께"

이 말은 하기도 힘들고 듣기도 힘들다.

내가 좋아한다고 맘에 들었다고 쉽게 다가가서 친구하자~ 하고 하기도 쉽지 않고

누군가가 다가와서 친구하자~ 하고 내민 손을 덥석 잡기도 힘든 요즘

아니 그리고 그런 말을 듣기는 더 힘든 요즘 참 위로가 되는 말이다.

무녀리로 태어난 윌버를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알았던 샤롯도 남들에게 거부당하고

더럽고 무섭다고 남들이 피하기만 하는 거미였기에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알지 않았을까?

친구니까 생명까지 구해주고.. 목숨과 바꾸어서 친구를 살리고...

그런 거창한 건 모르겠지만.. 서로 니맘 내가 안다~ 하는 진정성이 통하는 순간 서로에게 가장 소

한 존재가 되고 의미가 되었다.

윌버는 태어날때는 핀이 내민 손을 잡아서 생명을 구했고

자라면서는 샬롯과 친구가 되면서 자신이 참 소중하고 근사하고 대단한 돼지임을 자각한다.

누구나 눈부시고 근사한 존재인데 정작 자기 자신이 그걸 모르는 것같다.

자기가 자기의 존재를 모르니까 남들도 그냥 그렇게 대하고 그러다 보니 그냥 무의미한 존재로

살아가다가 생을 마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너는 특별하다... 너는 근사해~ 이런 말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괜한 말이 아니다.

말이 존재를 규정하고 의미짓고 그렇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윌버가 바로 그 증거가 아닐까?

핀도 엄마가 조바심을 내면서도 기다려주고 믿어주니까.. 동물이 아닌 친구들 사이로 들어갈 수 있

던거였고...

내가 무심코 했던 칭찬..

누군가 내게 어쩌면 무심하게 했을지 모를 말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지금의 너를  있게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주변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많이 많이 사랑하는 말을 해야겠다.

미운말이 아니라 예쁜말 희망적인 말을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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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 극장엘 가서 영화를 본다.

혼자라는게 그다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지만  나이를 먹다보니 혼자 보기 편한 극장이 있다

가능하면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있으면서도... 타인에게는 무심한 사람이 많고

아는 사람은 적은 곳....

강건너 센트럴이 딱 좋은 곳인데... (주로 아줌마가 많고 시간대가 내게 적합하다)

그러나 강건너는 택시비가 너무 들어서...

새로 가는 곳이 집이랑 가장 가까운 CGV

그런데 여긴 동네라 간혹 동네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시간대가 아이 유치원 보내고 보기엔 애매하고.. 암튼 그랬는데..

보고 싶던 <사과>가 여기서 시간대가 그나마 맞아서... 갔다.

 

사과...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다 생각했었는데..

어느 잡지 리뷰에서..

한참 물이 오른 시기의  문소리와.. 아직은 풋풋한 이선균이랑  김태우를 볼 수 있다는 말에

그리고 그렇고 그런 연애담이라기 보다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말에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극장안에 사람이 있었고 혼자도 재법 있었다. 다행이다.

현정의 연애담에서 시작해서 실연  다시 연애 결혼 그리고 이혼까지의 이야기다.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여자 현정은..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그런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밝은

여자였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에게 실연당하고... 그리고 방황하다가 따라다니던 남자에게

마음을 열고 결혼을 하고 .. 그러다 안맞는 부분들을 발견하고 갈등하다가 이혼을 결심한다.

어찌 보면 내얘기 같고 내 주변의 누군가의 이야기같고...

현정이가 현실의 내 옆에 있다면 등짝을 두들겨가면서 결혼을 말리거나 이혼을 말리거나

" 거봐 내가 뭐랬니? 후회할거라고 했지?

"아니야 아니야 결혼을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

마구마구 퍼부어 줄고 싶었다.

연애도 못하고 30년 가까이 살다가 막판에 늦바람이 무섭다고 기가 막히게 연애를 하고

채였는지 찼는지도 모르게 헤어지고..

막판에 몰린 심정에 술마시고 주정하고 그러다가 다가온 사람과 결혼을 했던 경험으로 볼때

현정도 그렇게 결혼하는 건아니었다.

아니 김태우랑 (극중 이름이 생각이 안남)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급하게 보란듯이... 대충.. (본인은 모르겠지만 돌아보면 정말 대충이다)

결혼하는거... 그건 아니다.

그렇게 시작한 결혼이 행복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그도 나를 배려하고.. 하는 것처럼 생각하다가..

갑자기 모든 생활이 구질구질해지고 나만 손해보는 기분이고.

전혀 내 맘을 몰라주고 변해주지 않는 상대를 벽처럼 느끼면서 무너지는것...

결국 그렇게 현정이 태우랑 이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참 안쓰럽고 고소하고 그런 기분이 복잡하게 들었다.

분명 현정의 말처럼 그녀는 자신의 사랑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거다.

현정도 민석을 사랑했었고 그 다음 다가온  태우도 사랑하기로 했지만...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그렇게 자신은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생각했을것이다.

현정의 사랑방식이 어쩌면 민석을 지치게 했을거고.. 비겁하게 도망가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고

태우는 태우대로 자신이 생각하고 그린 현정만을 생각하다보니 현실의 현정이 낯설고 정떨어지고

뭐 그랬던게 아닐까 싶다.

결혼한 자식에게 참견하고 맘대로 휘두르고 싶어하던 현정네 가족도 그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고

사위에 대한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했을거다.

결국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랑했는데..

그게 과연 상대와 소통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세상에서 젤 무서운 사람은 부지런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바보.. 라고..

일이 다른 방향으로, 안 좋은 쪽으로 갈거라는 걸 모르면서 최선을 다해 그렇게 끌고 가는 바보

그러면서 자신을 최선을 다하고 있노라고 스스로 뿌듯해하고  몰라주는 남들을 원망하고

억울해하고.. 자신을 정말 열심히 했노라 강변하는.... 바보

그 바보가 모든일을 그르친다.

차라리 게으른 바보는 아무 사건도 일으키지 않지만

부지런하고 최선을 다하는 바보는 늘 일만 만들뿐이다.

사람들속에는 저마다 그런 바보가 하나씩 살고 있어서...

나는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위해 노력하고 사랑하고 있노라...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 아닐

까?

나도 역시 그 바보인지도 모르겠고...

태우가 가족을 위해 구미에 내려가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 그건 현정을 더 힘들게 하고

본인도 힘들어지는 길이었고

현정도 남편을 위해 직장을 버리고  임신한 몸으로 구미까지 따라가지만 ... 현정의 그런 최선을 다

하는 사랑이  태우를 더 힘들고 지치게 했을지도 모르고..

손자를 봐주면서 늙어가는 현정모도.. 최선을 다해 딸과 사위에게 관여하지만

그견 그저 노인네 잔소리 참견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모를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노라고.. 나는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노라고..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자랑스럽게 살아가겠지.

현정부가 돋보기를 찾으면서 화를 버럭 내던 장면이 있다.

집안 여기저기 뒤져도 돋보기는 안나오고.. 없는 아내에게 화를 내지만

막상 현정이 울음을 터뜨리자 어쩔 줄 모른다.

그저 울지마라.. 울지마라 할뿐

그렇다.

내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있는데 그게 상대방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벽에 부딪쳐 되돌아 오고

막상 내가 사랑했던 상대가 낯설다고 느끼는 순간이 바로 그때가 아닐까 싶었다.

그저 울지말라고... 말하는것말고 해줄 것도 없다.

하긴 현정도 어떻게 위로받아야 할지 몰랐을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 아니라 상대랑 소통이 되는 사랑... 그게 중요하다.

지쳐보이는 사람에게 왜 지쳤는지 묻고 따지지 말고 그냥 안아주는 거.. 자게 해주는거..

그런거다.

참 쉽고 단순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금성에 사는 여자 화성에 사는 남자처럼 서로 극단적으로 다르고 그 다르다는 것조차 서로 알지

못하는 관계에서  상대를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말처럼 쉽지가 않다.

내 자식도 결국 내 잣대로 판단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부모가 아니던가..

(나만 그런가?)

<사과> 속의 현정은 참 익숙하고 낯익은 얼굴이었다.

왜냐하면 난 영화내내 그녀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참 불편하고 속상하고 서글펐다.

민석도 태우도 악인은 아니다.

아니 선량하고 착한 남자고 남편인데...

각각의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상처만 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 생채기밖에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손톱밖에 보지 못했다.

내게도 상대를 위협할만한 손톱이 감춰져 있을 것이고

상대에게도 나못지 않은 생채기들이 여기저기 있을것이다...

알긴 하는데.... 나는 내가 그동안 행한 최선을 다한 사랑이 아까워서 어쩔 줄 몰라할 뿐이다.

 

그리고 그 모든 나의 최선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 ... 오히려 독이었다는 걸 받아들이기는

참 힘들다.

나를 부정해야하는 것처럼....

현정이 조금 더 현명해지면 좋겠다.

더불어 나도 조금 더 현명해야겠다.

살면서 느끼는 건데.. 상대랑 소통한다는 것 참 쉬우면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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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뮤지컬을 할때 참 보고 싶었다.

내가 아는 노래 익숙한 음악이 나오고... 여자들... 그것도 아줌마들의 이야기라니...

참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었고 (아니 시간은 많았는데 아이가 달렸었고) 돈이 없었고... 동행이 없었다.

(신나는 음악과 춤을 혼자 덩그러니 보자니 참 청승맞아보였다.)

그러다 영화로 보았다.

다른 작품은 모르겠고 '폴링인 러브'에서의 메릴 스트립은 참 매력적이었다.

아줌마였는데도 가슴 떨리는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담담하게 현실로 돌아가고..

나중에 나온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너무 늙은 크린트 이스트 우드랑 사랑을 하는 바람에

조금 김이 셌지만... 폴링인 러브에서는 아직은 젊음이 남아있던 로버트 드니로라..

20살 남짓한 그때도 참 가슴 뛰며 봤고.. 나중에 다시 봤을 때도 내가 긴장하고 떨렸다.

책.. 지하철.. 우연의 반복... 눈길.. 등등 일상적인 소소함속에 가슴 설레는 사랑이라

꼭 내게도 그런 일이 생길거 같은 기대감을 주는 영화였다.

 

그리고 지금 나이가 제법 든 매릴 스트립이 우리앞에 도나로 섰다.

딸로 나온 배우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 많이도 닮았구나 싶었다.

나도 나이를 먹었을까?

사랑 추억 아빠찾기 등등의 이야기속에서 내 가슴을 저미게 한건

도나와 소피... 그러니까 엄마와 딸의 관계였다.

나는 이제 모녀관계를 보면 딸의 입장보다 엄마의 입장이 더 공감이 간다.

(오죽하면 엄마가 뿔났다를 보면서 한자의 군시렁거리는 독백이 맘에 와 닿을까?)

결혼준비를 하는 딸의 머리를 빗겨주고 발에 패티큐어를 해주고 옷을 입혀주면서

가방을 들고 이른 아침 졸면서 아침을 먹고 학교를 가던 니가 이렇게 자라서....

어쩌구 하는 노랫말에 괜히 눈가가 뜨거워지고 맘이 아련했다.

꿈많을 스무살에 결혼을 한다고 하는 딸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깨도 괜찮다고 말하는 엄마

라는게... 개방적이어서도 있겠지만... 그만큼 딸을 보내기 싫다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결국 딸은 떠난다. 넓은 세계로..)

딸이 아빠가 누군지 궁금했고..알고 싶지만 그 마음을 엄마에게는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궁금함이 엄마에게 상처라는 걸 알 만큼 성숙하고 속이 깊은 딸이었다.

하지만.. 결국 상처는 드러내고 정직하게 들여다 볼 줄 알아야 치유가 된다.

세 남자를 당시에는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결국 자신이 낳은 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자신도 모를정도로 철저하게 외면했던건.. 자신이 입은 상처를 애써 덮고 아닌척 용감한 척

하고 살아야 하는 도나의 이중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렇게 혼자 아이를 키우고 적자투성이인 호텔을 경영하고.. 섬에 갖혀 넒은 세계는 잊고 살지만

그에게는 자기를 누구보다 이해하는 두 친구가 있다. (주인공들은 꼭 소울메이트인 친구가 있다.

이건 주인공이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을 하건 백만장자가 되든 그런것보다 더 부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영원히 옆에 두고 싶던 딸을 넓은 세상으로 보낸다.

딸도 안쓰럽고 미안해서 곁에 있어야 할거 같은 엄마 곁을 떠난다.

물론 아빠도 셋이나 생기고 엄마의 남편도 생겼으니... 맘이 편하긴 할거다.

 

마트에 가면 살까 말까 망설이게 하는 큰 통에 든 색색빛깔의 젤리같은 그런 영화

무익하고  아니 몸에 해로운 색소랑 자극적인 달콤 새콤함으로 가득한 젤리라는 걸 알면서도

왠지 끌리게 하는 영화다.

사는게 힘들떄  우울하고 불안할때.. 만날 먹는 밥 국 나물 김치가 지겨워질때, 한번쯤 일탈하고 싶

을때 보면 정말 위로가 되는 영화... 간혹 이런 영화도 참 유익하다.

즐겁가 보고 하하호호 웃으면서도 맘이 찡하고 뻔한 이야기 감동에도 코끝이 찡해지는..

엄마와 딸의 관계, 자식을 내보낸다는 것. 부모 손을 놓고 길을 나선다는 것... 그리고 자기 상처를

정직하게 볼 줄 안다는 것. 지나간 사랑에 후회하지 않는것.

소소한 진리들을 알려준다.

단....

오만과 편견의 그 무뚝뚝한 매력을 떨구던 다아시... 콜린 퍼스가 너무나 너무나 코믹하고

가볍고 비중없이 나왔다는 게 너무 슬프다... 그도 배나온 아저씨가 되는구나..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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