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의도가 상처가 되어 남의 인생을 송두리채 흔들기도 한다,'
'의도치 않은 행동이 남에게 위안을 주기도 한다,'
'순수함이 상처를 받으면 무서운 광기가 될 수도 있다,'
'무심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모든 정답은 내 안에 있다. 누구나 알고 있다, 다만 그것과 마주하기가 두려울 뿐이다,'
두 작가가 모두 미스테리 부분에서 나름 확고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두 작품은 비슷하게 미스테리물이라기보다는 사람의 감정에 대한 혹은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은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우리는 그저 그 목소리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조금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도 있고 경쾌하지만 쉽게 웃고 넘기진 못하는 이야기도 있고 나름 전절하고 힘들었던 고민도 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이 그렇게 플러나온다,
닮았고 다른 두권의 책이다
아 두권다 일본문학이다,
연초에 연달아 일본 소설을 읽었다.
추운날들이 이어지고 외출할거리도 없고 먹고 자면서 남는 시간에 책을 읽었다.
연초부터 추리물이냐고 연초부터 시체들이나 살인사건이나 그런것들이냐고 퉁박을 들었지만 다행히도 시체도 없고 살인도 없다. 아니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중이 크지는 않다.
광매화에서는 전편에 스쳐지나간 인물이 다음편에서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
누구에게도 꺼내보인 적이 없는 이야기들이 낮은 목소리로 흘러나온다.
혼자 간직하기에 너무 크고 벅차서 가슴이 터져버릴거 같아서 깊은 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읊조리듯 꺼내놓는 이야기들이다
치매 어머니를 모시는 나이든 도장집 주인은 소년기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 어머니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짊어지고 묵묵히 살아내는 건 그 비밀의 힘이다. 그 비밀에 눌려서 혹은 비밀이 안겨준 삶의 무게를 이겨내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외로운 소년은 여동생과 함께 무서운 비밀을 공유한다. 외로운 아이들에게 다가가 무서운 상처를 준 사람을 응징한 일...그것으로 돌덩이 하나를 가슴에 얹게된다.
이 에페에서 나온 벌레 이야기
벌레들은 빛을 한방향으로 두고 이동하는데 빛이 작을 수록 그 둘레를 맴돌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무겁게 다가왔다.
나는 지금 너무나 작은 빛에 절절거리며 계속 맴돌고 있는중일까?
그리고 순수한 소년의 정의로운 의도가 소녀에게 삶의 전환점을 준다. 하지만 나에게서 세상을 격리할 수는 없다. 늘 소외당하는 건 '나'자신일뿐이다,
어린 여자아이의 작은 비밀과 그 비밀로 인해 생겨난 고민들
그리고 나름 눈물나면서도 유쾨한 풍매화이야기. 누나의 기지가 동생과 엄마의 화해를 이끌고 동생이 긴 사춘기의 터널에서 나오게 만든다. 풍매화와 충매화의 이야기도 첨 들엇는데 좋았다.
그리고 정인재 선생님의 초기가 이렇지 않았나 싶은 풍매화의 누나이야기
초보 선생님의 실수 그리고 패기가 좋았다.
아이들의 문제는 늘 쉽다고 치부된다는 말... 그게 이 이야기에서 드러난다.
어떤 고민도 문제도 결코 더 작지 않다.
모든 고민은 똑같은 무게를 가진다는 걸 다시 알았다.
작가는 참 섬세하게 사람들을 이야기해주고 이해해주고 위로해준다.
어쩌면 밋밋하고 별 사건이 없어서 더 감동적이었다.
잡화점 이야기는 뭐라고 요약하긴 힘들지만 정말 감동적이다.
이 작가 정말 잘쓰는구나.
잠못이루고 책장을 넘기게 하고 손을 떼질 못하게 한다. 그리고 내가 위로받는다,
그 잡화점에 나도 편지를 넣고 위로받고 싶다.
나의 문제를 , 고민을 내가 마주보게 되는 것 그것이 해결의 시작이다.
헤민스님 말처럼 누구나 해결을 안다, 하지만 행동하기를 주저한다,
일단 내 속에 숨은 해답과 마주하는 것 그게 필요하다
짧은 지식과 지혜로 답장을 써주는 세명의 도둑들도 참 좋았고 자기의 문제를 글로써서 누구에게 고백하는 사람들도 좋았다, 좋았다는 표현말고 달라 할 방법이 없네..
그 해결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진 않지만 적어도 해결향해 일단 시작하는 순간 나는 변화한다
다른 에피들도 좋았지만 야간도주하는 가족에 대해 고민하는 소년 이야기가 좋았다.
같은 작품도 내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좋았고 청소년기 비틀즈에 푹 빠졌따는 설정도 좋았다. 그 나이에 어디에도 푹 빠져본 적없는 맹숭맹숭한 시간을 보낸 나에게 그게 설령 무의미하고 시간낭비일지라도 푹 빠져서 물도하는 무언가를 가진 사람들이 부럽다.
(응답하라의 성시원의 그 빠순이 생활도 그래서 부러웠다)
어쩌면 부모의 무심한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도 다시 알게 되었다. 그 소년의 아빠도 어쩌면 깊은 생각없이 한 말일 수 있다. 돈도 없고 힘든 상황이라 아이에게 용돈을 줄 수도 없고 이제 자립적이고 절약하는 생활을 하라는 의미로 좋게 한 말일 수도 있지만 듣는 입장에서 그순간의 마음에 따라 어떻게 들리느냐가 달라진다.
담백하고 좋았던 소설로 새해가 가볍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필받아서 우리 추리물도 읽을까 하고...
![](http://image.aladin.co.kr/product/2149/30/cover/8901152436_1.jpg)
재미있었다
발상도 좋았고 김내성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게 했고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작가가 열심히 연구했고 홈즈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는게 글속에서 드러난다.
추리물로는 조금 엉성한 면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인물에 대한 애정이 있고 시선이 따뜻하다는 것
좋았다.
밧뜨!!!
두꺼운 책을 선택했는데 두께탓은 아니었고.. 읽기 힘들었다.
단편과 장편을 비교하기엔 단편이 불리한 점이 있다고는 해도
힘들었다.
나름 재치있는 반전들도 있지만 모든 추리가 살인과 살육 피만으로 이어지는 건 그렇다.
차라리 가장 오래 되었던 김내성의 작품이 가장 나았다면 ..
그러나 좋았던 것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