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다.

참 안써진다.

그냥  생활하는 중 이런걸 쓰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마구마구 나올때가 있는데

막상 종이와 연필이 혹은 빈 화면과 자판이 앞에 놓이면 머리속이 하얗게된다.

단순한 상황이, 간단한 배경이 전혀 글로 바뀌질 않는다.

그저 머릿속에 그려질 뿐이고 말들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닐 뿐이다.

어떤 이는 그렇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을 글로 써보고

떠돌아다니는 말을 붙잡아 종이위에 옮기면 된다고 하는데

그건 어쩌면 공간지각력이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내가 공간감각이 둔하고 길치라 머리에서 손끝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헤매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뭘랄까 주제가 없는... 데드라인이 없는 글은 참 어렵다.

나와의 약속이라는게 가장 무서우면서 가장 허무한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와 나만 알고 있다의 어스름한 경계

나는 알고 있다는 강박과 초조함

나만 알고 있다는 느슨함과 게으름이 마구 뒤섞이면서

늘 텅 빈 화면앞에, 혹은 모서리가 나달나달 구겨진 노트앞에 멍하니 앉아있다.

 

 

쓰던 이야기를 읽어보고 다 삭제해버렸다.

아쉽지만 속이 시원하다.

그렇게 부여잡고 끙끙거리던 걸 없애는 건 참 쉽다.

쉽다는 건 슬프기도 하다.

 

이렇게 오늘도 오전내내 엉뚱한 정리들만 하고 있다.

이제 곧 아이들이 올 시간이다. 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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