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자신이 왜 느긋할 수 있는지는 돌아보지 않은 채 우리 사회의 기본값을 싸그리 무시하는 이들의 주장은 이유배반적이기까지 합니다, 핼조선이라는 과격한 단어 대신 온건한 말을 쓰자는 말에는 격하게 반발했던 이도 동시에 다른 상황에서는  '아니 좋게 대화로 풀어야지 뭘 그렇게 화를 내?' 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온건한 헛소리는 겉보기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평화로워서 문제를 해결하려 안간힘을 쓴느 쪽을 나쁜 사람으로 만듭니다, 힘을 가지고 있는 편에 섰기 때문에 소리지르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는 자신들의 상황에 대한 일말의 성찰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p 80

 

 

상황은 비슷합니다, 자식과 교수으ㅟ 말 자체에는 잘못된 게 없습니다, 가저의 평화 청년의 패기라는 가치는 아름답고 이때 분노하는 사람들이 좋게 넘어가면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누군가가 좋게 넘어가자 며 분노하는 이들을 온화하게 타이를 수 있는 것은 그가 분노할 필요가 없는 기듣권이기 때문일뿐입니다, 기득권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기독권이 설파하는 아름다운 의도는 무의미하며 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분노할 수 있다는 것을 좀 깨닫고 예쁜 헛소리는 넣어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의도는 좋고 아름다울지언정 기득권의맥락에서만 가능한 많은 말이 별 여과 없이 매체에 실리고 또 한 번 파급력을 갖습니다, 문제없어 보이거나 듣기 좋은 말이 오히려 위험한 이유는 이겁니다,   (중략)   그러나 학식있고 교양있고 권력 있는 사람이 성찰 없이 뱉는 말은 말 자체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이고 나아가 바람직한 사회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불균형에 히을 실어주는 데 일조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건 청년들이 상처를 딛고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바람직한 의도의 말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말은 왜 '아프면 환자자 뭔 청춘이냐'는 빈정거림을 낳았던가요?  

                                                                                    p 83

 

물론 대립이 아닌 화합으로 이르는 결말은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사회의 기본값이 여성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쪽에 맞추어져 있을 경우 다른 선택지를 확보하는 일이 더 시급합니다,  청년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라고 독려하는 팔자 좋은 태도를 취하기 이전에 청년의 열정에만 기대게 된 현 상황의 문제점을 개선해야합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를 사랑으로 포용하고 이해하기를 강요받아온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미명으로 포장된 사랑이 아니라 설득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자유입니다.

여성에게는 상대를 이해시키거나 포용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상대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손을 잡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선택지에 대한 사회적 존중은 정말로 미미합니다, 눈치없다는 소리가 듣기 싫다면 성대결이 아닌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소리를 듣기 전에 여성의 선택지를 사실상 박탈하고 인내와 수용응ㄹ 여성의 당연한 속성인 양 착취해온 현실부터 직시해야합니다, 여성에게 실제로 어떤 선택지가 있으며 각 선택지가 현실적으로 얼마만큼 실현 가능한지에 집중해야 그 다음 논의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p 86

 

 

당신을 오독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당신이 당연하게 상대를 설득해야 하고 그때의 어조는 당연히 온화해야하고 이성적이어야 하고 상대가 당신의 말을 듣는 시늉을 하면 당신은 그에게 감사하고  그를 받아들여줄 줄 압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권리를 얻기위해 목소리를 냈을 뿐 당신에게 상대를 설득할 의무는 없습니다, 상대를 사랑으로  감싸야할 의무는 더더욱 없습니다, 당신은 상대가 내민 손을 잡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은 당신의 마음이 내킬 때에만 행동해야 합니다, 그럴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이가 너무도 많은 상황이기에 상대가 당신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그 무엇도 당연하지 않음을 다욱 강조하게됩니다, 

 

                                              p87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소란한 이유는 '여성혐오범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를 것이냐 묻지마 범죄라는 기존의 이름을 쓸것이냐로 주장이 양분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이름인 묻지마 범죄는 살인처럼 태초부터 있었을 것 같은 죄명과느 ㄴ달리 생겨난 지 얼마되지 않아 보입니다, 찾아보니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때 처음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 역시 이름은 필요에 의해 임의적으로 생겨납니다,

 

 

이름이 생기면 부를 수 있다는 것 말고도 실질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낱낱이 흩어진 경험을 한데 모음으로써 보이지 않았던 현상이 가시화되므로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단초가 된다는 점입니다, 이제 이름이 없어서 사건마저 지워졌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름이 생기더라도 그 이름을 붙이는 기준은 게속 논란이 될 것이고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만사가 단번에 해결되지도 않겠지만 적어도 혐오범죄라는 이름을 붙일만한 사건이 없다머 개별 사례를 부정하는 상황은 막을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리지 않았는데

상대가 분명히 뭔가를 모르고 있거나 잘못알고 있는게 분명한데

입이 딱 막힐때가 있다,

머리가 순간 정지되고 모든 것이 얼음 ! 이 되어버리는 상황

순간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올라오기시작하면서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감정싸움으로 심지어는 개싸움으로 번질거같은 위기감

 

상대는 실실 웃으며 여유를 갖기시작하는데

나혼자 바짝 약이 올라서 어쩔 줄 몰라하는 상황

저 말을 확 받아서 뭐라도 치고 나가고 싶은데 머리속은 하얗고

 

"저러는거 보면 남자한테 완전히 채였나봐"

" 그러다가 시집 못간다"

"남자들 보라고 입고 다니는거지 봐달라는데 봐줘야지"

" 너무 똑똑한 여자도 피곤하다"

"내가 뭐 어쨌다고 그래?"
"남자도 살기 피곤한 세상이야 여자들만 그런거 아니야"

"여자가 대통령이 되니까 이모양이지"

"

등등등

 

그 중에 내가 정말 싫어하는 말이

"좋은게 좋은거 아니야?"

누구한테? 무엇이? 왜? 어떻게? 얼만큼? 좋은지

단지 너한테만 좋은거?

웃기고 있네...

그런데 이런건 전혀 이성적이지도 지적이지도 상대를 당혹하게 하지도 못한다,

좋은거.. 좋지

근데 그게 누구한테 얼마나 좋은건지 제대로 생각이나 해본적은 있는지?

누군가가 좋기 위해서 세상의 가정의 직장의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누군가가 희생해야하는게 당연한거? 

그저 만사 아무렇지 않고 무탈하기만 하면 그 밑에서 어떤 지지고 볶는 일이 벌어져도 상관없다는거?

떠들고 따지고 반박하고 행동하는거 그거 다  시끄럽고 별나고 쓸데없는 짓이라고 한방에 일축해버리는 일?

그것들 앞에서 푸들도 아닌데 늘 부들부들거리기만 하고 에베베하다가 말았던 슬픈 기억....

이겨도 찜찜하고 지면 더 억울한 기분,,

 

사실 책 속의 모든 메뉴얼이 다 와닿는건 아니다.

근거가 희박하고 많이 주관적이고 반박당할 여지도 많다

그러나

내가 설명할 필요가 없지

모르는 건 너희 잘못이니까

그 좋은 머리 어디다 쓰겠니 미리미리 공부좀 하지

이렇게 속시원하게 말해버리고 싶은 때가 있었으니까 그걸 알아줘서 고맙다

 

어쩌면 시비든 건성이든 이렇게 물어보고 질문해오는 이들이 그나마 나은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틀린건가?

세상엔 아직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기가 가부장적이라는 것 이사회가 아직은 자신들이 기득권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한채 그때보다 전에보다 잃어버리고 놓쳐버린 것에만 더 골골하는 족속이 아직도 많다,

 

 

이 책의 장점은 딱 페미니즘을 논할 때 뿐 아니라

어떤 분야건 갑의 입장에서 꼰대의 입장에서 가르치려고 들고 바뀌고 싶어하지 않고

나대고 떠드는 것들이 너무 싫은 누군가를 대할 때도 좋은 메뉴얼이 될 것이다,

 

앞에서는 어버버하며 얼음이 되었다가 집에 돌아와서 양치질하는 순간 대꾸했어야 할 말이 떠올라서 혼자 머리를 찧으며 방방 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시길,,

그렇다고 나아질거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읽는동안은 통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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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12-2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님의 책 추천 방법은 완전 매력적이십니다.
‘그렇다고 나아질거라고 장담은 못하지만 읽는동안은 통쾌합니다,‘라니,
저도 읽는동안의 ‘사이다‘를 위하여~^^

푸른희망 2016-12-21 14: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사실 책을 많이 읽는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나 어떤 가치가 있나 자꾸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저 머리만 커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읽는동안의 즐거움이나 통쾌함도 포기할 수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