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꿀 권리 - 어떻게 나 같은 놈한테 책을 주냐고
박영숙 지음 / 알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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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사회의 자유 번영 그리고 발전은 인간의 기본적 가치이다, 이러한 것들은 정보를 갖춘 시민들이 민주적 권리를 행사하고 사회 안에서 능동적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건설적인 참여와 민주주의의 발전은 지식과 사상 문화 그리고 정보에 대한 자유롭고 무제한적인 접근뿐 아니라 만족스러운 교육에 달려있다................ 공공 도서관은 이용자가 모든 종류의지식과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지역의 정보센터다 공공 도서관의 서비스는 연령 인종 성별 종교 국적 언어 사회적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위한 균등한 접근 원칙에 입각하여 제공된다,

 

                                     유네스코 공공도서관 선언  에서... 

 

 

도서관이 일상에 뭔가를 불러일으키는 힘은 자발성에 있었다, 가르치려고 드는 대신 책과 사람을 만나 스스로 배우는 힘을 믿고 존중하는 것, 평가나 경쟁대신 지적 호기심으로 배움의 동기를 찾도록 북돋우는 것 , 정해진 교과과정이 아니라 일상적인 만남과 소통이 배움으로 이어지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느티나무에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달면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역할이다,

자발성은 그야말로 도서관의 방식이었다, 도서관에는 온 세상을 담은 책들이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그저 누군가 골라서 펼치고 읽을 때까지 자리를 지킬 뿐이다, 강의 계획에 따라 읽어야 하는 교재처럼 순서가 정해져 있지도 않고 필독 목록이 정해져 있지도 않다, 학년에 따라 단게를 나누고 시험을 보는 교과서가 아니니 어떤 책을 읽어도 좋고 읽다가 말 수도 읽지 않을 수도 있다.

읽고 나서 반드시 얻어야 할 것이 과제로 주 어지지도 않는다, 학력 나이 가치관 어ㄸ너 기준으로차별을 두거나 평가하지 않기때문에 100명이면 100가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대신 전공도 하는 일도 관심사도 다른 다향한 사람들이 오가며 만나고 어울릴 수 있으니 뜻밖의 배움과 소통의 기회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 기회들이 서로 맞물려 다향한 형태의 배움 고동체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넘쳐난다,

(중략)

 

도서관은 단지 배움의 기회를 확장하는 곳일 분 아니라 배움의 방식과 내용도 학교와는 달랐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아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자료를 찾아 자율적인 학습을 이어간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정해진 교실에서 교수학습계획에 따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소해 보일만큼 일상적이고 우연한 만남 속에서 배움이 이뤄진다, 스스로 배우고 서로에게 배우며 얼마든지 다양한 배움 공동체를 꾸릴 수 있다, 집단 지성의 시대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조건이다,

 

       P 276-277

 

도서관을 찾는 일 책을 읽는 일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무가치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현대사회에서 그것을 자본으로 바꿀 수도 없고 어떤 경쟁력을 갖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일 수도 있다,

책을 읽어서 내가 누군가를 만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 그래서 나의 세계과 확장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정량화될 수도 없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자랐는지 내가 얼마나 깊어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나 읽은 양만큼 넓어지고 깊어지는 게 아니다,

읽어도 읽어도 제자리인 사람도 있고 아무것도 읽지 않아도 혼자 스스로 깊고 넓어지는 사람도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자격증을 부여받는 일도 아니고 어떤 과정을 진행하는 일도 아니다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써가며 다른 무언가를 할 수도 있는 시간에 그저 읽는 행위이다,

그러나 그런 무가치하고 아무 의미도 없는 행위가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나는 무언가를 읽기전의 나와는 다른 존재가 된다, 적어도 그건 맞다

더 옳은 존재인지 더 가치있는 존재인지는 제각각의 문제이지만 분명히 나는 예전과 다르다,

어쩌면 그건 체념일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고 나도 무던히도 읽어내려갔다,

그저 남은 시간을 어쩔 줄 몰라하며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견뎌야 할지 알 수 없는 시간을 그저 도서관에서 책들을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꾸역꾸역읽었다,

외로워서 읽었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모임도 없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으니 그저 도서관에 가서 내가 부를 수 있는 인물들이 있는 소설이나 읽다가 집어치워도 그만인 인문학 사회과학을 읽고 그래도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 있었던 요리책을 읽고 만화책을 읽었다,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읽었던 책이 참 많지만 나는 변했는가

물론 변했다, 조금은 똑똑해졌고 어디가서 아는 척 할 수 있는 뻔뻔스러움도 생겼지만 내가 과연 깊어지고 넓어졌는지 아니 넓어는 졌지만 깊어는 졌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꾸역꾸역 읽으면서 느낀 건 결국 책을 읽는 행위도 하나의 도피일 수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었고 내 앞에 놓인 내 삶은 내가 몸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많이 읽어서 머리만 비대해진 그 순간 나는 내 몸을 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무엇을 위해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중이지만 적어도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내고 누군가를 책임지고 반복되는 밥하고 치우는 일 청소하는 일 아이를 맞이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 책을 읽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건 안다,

내가 책을 읽으며 알아낸 것이다,

그리고 내 아이들도 함께 놀 친구가 없고 외롭고 외로워서 책을 읽었지만 어느순간 누군가 타인과 함께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서 책을 잊었다,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 많이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

몸으로 놀고 몸으롤 부딪치고 갈등하고 상처받으면서 어떤 책에도 없는 경험을 하고 오히려 책을 더 잘 이해하고 위로받을 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책읽기가 어쩌면 무료해서 심심해서 해야하는 무의미할 수 있는  일인데

요즘은 그것조차 정량화되고 경쟁이 붙고 평가가 되었다,

학교마다 필독서가 있고 읽어야 할 책들은 쌓여가고

꾸역꾸역 숙제처럼 읽고 읽고 나면 무언가를 남겨야하고 그것이 비교과 활동으로 남겨야하고 상장으로 남고 과제로 남는다,

책을 읽으면 내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다

개뿔갘은 소리..

책읽기를 독려하는 일이 이제는 직업일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속물엄마라 아이가 책을 좀 더 읽기를 바라게 되고 기왕이면 괜찮다는 책을 읽고 뭔가를 남기고 있는지 닥달하게 되고 책이라도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논술을 보냈다가 점점 기왕이면 성적으로 연관되기를 은근히  아니 노골적으로 바라고 있다,

한때는 그냥 취미란에 쓰던 독서가 이젠 필수가 되고 필사적으로 해야하는 무엇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인문학을 읽자 고전을 읽자

아이를 위한 고전 학생을 위한 인문학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 등드

하나의 교양으로 세상을 살아하는 또하나의 스펙으로 책읽기가 바뀐 세상이다,

무가치하게 읽어내고 시간을 죽이려고 살아남으려고 읽었던 책들이 이젠 어떤 가치를 가지고 그래서 좋은 책 나쁜 책이 나눠지고 읽어야할 책과 읽지 말아야 책도 나뉘어 졌다,

 

책읽기가 사람을 바꿀 수 있지만 그게 짠~~하고 나타나는 드라마틱한 건 아니다,

꾸준히 오래오래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

어쩌면 의미없어 보이고 부질없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위로받고 싶고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읽는다는 것 그리고 더불어 책과 사람을 함께 만나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생각만하고 있었고 누구에게도 내 주장을 할 수 없는 막막할때 그래서 점점 속물로 닮아가고 있을 때 이책을 만난건 참 귀한 인연이다,

책을 그렇게 읽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재미있으면 되고 읽고 싶을 때 읽어도 되고 읽다가 나가 눌아도 되고 읽다가 졸아도 되고 한참을 잊어도 된다고 하지만 꾸준히 기다려주고 생각은 하고 행동은 하자고 저자가 말해준다,

참 반갑고 귀한 책이다,

이전 저서인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보다 더 깊어지고 사회적이다,

도서관이란 곳이 책을 빌리고 읽는 아주 엄숙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고 함께 공감하고 함께 무언가를 공모하는 즐겁고 유쾌하고 떠들썩한 공간임을 보여주는 저자가 반갑다,

책읽기가 내신이나 성적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확장될 무언가를 나도 곰곰히 더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도서관이 조금은 더 웅성거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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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09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가서 직접 책을 보면서 고르는 습관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책이 좋아질 거예요. 이번 달부터 공공도서관 대출권수가 1인당 10권으로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많이 빌릴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저처럼 새 책 안 사고 도서관 책만 빌려 읽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