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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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날카로운 통찰과 재치 넘치는 글쓰기를 선보여 환영받아온 리베카 솔닛의 신작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전세계에서 공감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조어 ‘맨스플레인’의 발단이 된 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비롯해 여성의 존재를 침묵시키려는 힘을 고찰한 9편의 산문을 묶었다.

잘난 척하며 가르치기를 일삼는 일부 남성들의 우스꽝스런 일화에서 출발해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성별(남녀), 경제(남북), 인종(흑백), 권력(식민-피식민)으로 양분된 세계의 모습을 단숨에 그려낸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늘 마주하는 일상의 작은 폭력이 실은 이 양분된 세계의 거대한 구조적 폭력의 씨앗임을 예리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폭넓은 지식과 힘있는 사유로 버지니아 울프와 수전 손택의 문학, 아나 떼레사 페르난데스의 사진, 프란시스꼬 데 쑤르바란의 그림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여성 대 남성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세계의 화해와 대화의 희망까지 이야기하는 대담하고도 날카로운 에세이다.

 

 

트로이 왕의 딸 카산드라는 정확하게 예언할 줄 알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는 저주에 걸렸다, 사람들은 그녀를 미치광이에 거짓말자이ㅣ로 생각했고 어떤 기록에 따르면 그녀를 가둬두기도 했다. 나중에 아가멤논이 그녀를 전리품으로 데려가지만 그녀는 결국 그가 살해될 때 함께 살해되었다,

그동안 젠더 전쟁의 험난한 물결을 헤쳐오면서 나는 줄곧 카산드라를 떠올렸다, 그런 전쟁에서 신뢰성이란 그야말로 기본이 되는 힘이고 그 즉면에서 여성들은 집단적으로 다소 부족하다는 비난을 자주 받기 때문이다,

여자가 무언가 남자를 힐책하는 말을 하면 특히 그것이 기즉권의 행심에 놓인 남자에 대한 말이라면 사람들은 그 발언의 진실성을 의심할 뿐 아니라 그녀에게 그렇게 말할 능력이 있는가 심지어 권리가 있는가 의심하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일은 전혀 드물지 안게 벌어진다, 그동안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여자는 자신들이 망상적이고 헷갈려하고 타인을 조종하려 들고 사악하고 음모론적이고 선천적으로 부정직하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가끔은 그 모든 표현들을 동시에,,,

 

지금까지도 여자가 남자의 비행에 관해서 뭔가 불편한 말을 할라치면 사람들은 으례 그녀를 망상에 빠진 인간 사악한 음모론자 병적인 거짓말쟁이 그저 재미일 뿐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징징대는 인간 혹은 그 모두에 해당하는 인간으로 뵤사한다, 지나치게 사나운 이런 반응들은 프로이트가 말했던 망가진 주전자 농담을 상기시킨다, 어떤 남자의 이옷이 남자에게 빌려간 주전자를 망가뜨려서 돌려주면 어떡하느냐고 책망하자 남자는 처음에는 망가뜨리지 않았다고 대답했다가 다음에는 빌릴 때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고 대답했다가 나중에는 아에 자신은 빌린 적조차 없다고 대답했다, 여자가 남자를 고발하고 그 남자와 남자의 옹호자들이 저런 식으로 항변할 때 여자는 망가진 주전자가 된다,

 

비밀과 침묵은 범인의 첫번째 방어선이다, 비밀을 지키는데 실패하면 범인은 피해자의 신뢰성을 공격한다, 그녀를 철저히 침묵시키는 데 실패하면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않게끔 만들려고 애쓴다, 모든 잔혹 행위에는 우리가 뻔히 예상할 수 있는 똑같은 사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피해자가 거짓말하는 것이라느니 피해자가 과장하는 것이라느니 피해자가 자초한 일이라느니 심지어 이제 그만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말도 나온다, 범인이 유력한 인물일수록 현실을 호명하고 정의하는 능력이 크기 마련이라 그의 주장은 더 철저히 득세한다,

 

 

                                      7. 악질들 사이의 카산드라,,, 중

 

 

언어는 힘이다, '고문'을 '선진적 심문'으로 바꾸거나 살해된 아이들을 '부수적 피해'로 바꾸는 것은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의 힘을 , ㅜ리로 하여금 보고 느끼고 마음을 쓰도록 만드는 언어의 힘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그러데 이것은 양면의 날이다, 우리는 단어의 힘을 이용해 의미를 묻어버릴 수 있지만 의미를 드러낼 수도 있다, 만일 우리에게 어떤 현상이나 감정이나 상황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다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 못한다, 그것은 그  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뜻이며 하물며 변화 시키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용어들 중에서 설득력 있는 것을 꼽자면 강간 문화가 있다,

 

강간 문화란 강간이 만연한 환경 미디어와 대중 문화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규범화 하고 용인하는 환경을 말한다, 강간문화는 여성 혐오 언어의 사용 여성의 몸을 대상화하는 시선 성폭력을 미화하는 태도를 통해서 지속되며 그럼으로써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경시하는 사회를 나흔다, 강간문화는 모든 여성에게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는 강간을 염려하여 자신의 행동을 제약한다, 대부분의 성인 여성과 여자 아이는 강간을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다, 따라서 강간은 여성 인구 전체가 남성인구 전체에게 종속된 위치에 머물도록 만드는 강ㄹ력한 수단으로 기능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강간을 저지르지 않고 대부분의 여자들은 강간 피해자가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가정폭력 맨스플레인 강간문화 성적 권리의식 등은 많은 여성들이 매일 접하는 세상을 재정의하고 그런 세상을 바꿔나갈 방법을 열어주는 언어도구들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사실을 이야기하고  경험을 나누고 감정을 드러내고 무언가를 요구하는 일이 금지당한다는 것

그것이 여자여서 그렇다는 것

20년도 전에 대학에서 여성학을 배우면서 느낀 분노나 부조리함이 20년이 지나도 여전하구나 사는 절망감

나댄다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뉘앙스는 정확하게 여자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이라고 다른 게 없다는  기운빠짐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나댄다는 말은 귓등으로 흘리고 그리고 움직여야 한다,

 

20년만에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쓴 짜릿한 각성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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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7-2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인 저도 잘난 척하는 남자에게 질렸는데 여자라면 오죽할까 싶습니다. 남자들은 인종적으로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가 봅니다...

푸른희망 2015-07-26 20:44   좋아요 0 | URL
오~ 곰발님이 다녀가셨네요....우월하다고 느끼는 건지 우월하지 않다는 불안감에 발악을 하는건지.... 세상 남자가 모두 그렇진 않을진데... 몇몇이 물을 흐리는 것이고 다수는 침묵하고 잇는 탓이겠지요...